노래하는 한의사 ‘뽕작 허준’ 김오곤 원장

한의학 홍보에 헌신, 100세까지 침놓은 한의사 되고파

박근영 기자 / 2021년 04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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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오곤 원장.

방송매체가 가장 활발한 홍보수단인 현대에는 방송을 통해 얼굴을 알리고 사회적으로 명성을 얻는 전문인들이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경주 출향인 중에는 다방면에서 성공신화를 이루고 그로 인해 유명세를 치르는 전문인들이 있다. 그들은 자신의 명성과 함께 자신의 출신지역인 경주를 알리는 자발적 홍보대사의 역할도 만만치 않게 하고 있다.

한의사 중에는 ‘노래하는 한의사’, ‘뽕짝허준’ 등 닉네임으로 다양한 방송활동과 강연으로 이름을 알린 김오곤 원장이 있다. 김오곤 원장은 공중파와 종편을 아우르며 한의학을 알리는 유명인으로 일반 대중에게 가장 친근한 한의사로 알려져 있다. 경주 동국대학교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 석사학위까지 받은 김오곤 원장은 방송출연에만 그치지 않고 한의학 관련 책을 내고 스스로 다양한 한방약을 출시하는 한편 자신의 이름을 내건 건강식품이나 한방 의료기기 등에 모델로 활동하는 등 연예인 못지않은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도 TV를 켜면 방송이나 광고에서 김오곤 원장을 만나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만큼 활발한 활동을 하는 김오곤 원장에게 비결을 물었다.

“기본적으로 진료 시간을 현실적으로 줄여 놓았습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데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새벽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 많은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입니다”

그러고 보니 수원시 팔달구에 있는 김오곤 한의원 건물에는 아예 외벽에 진료요일을 알리는 커다란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진료는 월화금요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토요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다. 일주일에 나흘 진료를 보면서도 그나마 일찍 진료를 마치는 데는 역시 방송출연과 모델 활동 등 그 나름의 스케줄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 자신이 일일이 제품 제조 과정을 챙기는 건강식품.

김오곤 원장이 출연한 방송 프로그램은 굵직한 것만 해도 손가락을 헤기 어려울 정도다. 건강백세인(KBS), 실속정보 행복가득(MBC), 잘 먹고 잘사는 법(SBS), 황금알(MBN) 등 간판 건강프로그램에 장기간 출연했고 최근까지 몸신처럼 살아라(채널A), 엄지의 제왕(MBN), 갈 데까지 가보자(채널A)에도 고정출연했다. 아침마당(KBS1),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김국진의 현장박치기(JTBC), 충무로 와글와글(MBN), VJ특공대(KBS2)에 게스트나 해설자로 참여한 것은 물론 심지어 인기인들만 출연하는 KBS간판 퀴즈쇼 ‘1:100’에서 1인으로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방송 경력 15년에 백 여 개 프로그램 천여 편의 방송에 출연했으니 이정도면 최정상급 인기 연예인들이 장기 출연한 방송에 버금간다.



이런 그의 방송활동에는 실상 남들과 다른 결단의 순간이 있었다.

“한의사가 되고 난 뒤 우연히 목장 경영하는 분들에게 강연할 기회가 있었어요. 그때 제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해서 유익하고 재미난 강연을 한 것이 계기가 되어 자꾸 여러 곳에서 강연제의가 들어오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지요”

김오곤 원장은 강연이 늘어나면서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연구하고 자료를 정리하는 강연에 비해 강연료가 턱없이 작은 액수였기 때문.

“그때는 지금처럼 한의원이 많을 때도 아니어서 하루 진료하면 강연을 몇 개 하는 것보다 훨씬 수입이 좋을 때였습니다. 그런데 강연의 매력을 놓을 수 없었어요”

당시 김오곤 원장은 한의학을 일반에 알려 대중화 시키는 것이 한의학계를 위해서나 자신의 미래를 위해 훨씬 중요하다고 판단, 과감히 강연의 길을 선택했다고 회고한다. 그런 결정 후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이미지를 만드는 것에 착안했다.

“제가 진료 본 환자 중에 중풍으로 손을 잘 못 쓴 분이 계셨는데 몇 년 후 우연히 산에서 만났더니 건강하고 생생해져 있었어요. 그 분에 비결을 알려주었는데 30kg이나 나가는 쇳덩이를 지고 다닌 것이었어요”

그때 김오곤 원장은 하체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근육이 혈관을 만드는 기본바탕이란 생각으로 자신도 30kg 나가는 배낭을 짊어지고 다니며 강연의 소재로 활용했다. 이렇게 강연을 나가다 보니 ‘괴짜 한의사’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고 급기야 SBS ‘좋은 아침’ 방송관계자들의 눈에 띄어 ‘콘크리트 한의사 김오곤의 별난 건강법’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되며 방송출연의 전성기를 이루게 되었다고.

김오곤 원장은 방송에서 오래 자신을 기억하도록 하기 위한 장치에 대해서도 솔직히 털어 놓았다.

“제가 입고 출연한 한복은 아내가 손수 만든 오로지 한 벌뿐인 김오곤만의 복장입니다. 제가 속칭 ‘빵모자’를 쓰고 출연하는 것도 시각적으로 저를 기억하게 하는 나름의 방법이었지요”

빵모자만 보면 자신을 알아본다는 시청자들의 말에서 무엇 하나 소홀하게 여기기 않고 치밀하게 준비하고 집중한 김오곤 원장만의 노력에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 김오곤 원장의 명함 뒷면, 건강의 기본이인 6식법을 소개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한약방에서 침 배워, 셔블독서회 3분 스피치가 강연과 방송의 기본자산

김오곤 원장이 한의사의 길을 간 것이나 강연하고 방송까지 나가게 된 것은 경주에서 지낸 어린 시절의 영향이 크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동네 한약방에 유명한 침술사가 있어서 그분께 매주 침 배우러 다닌 적이 있습니다. 꽤 오래 배워서 동네 아주머니나 아저씨들에게 적잖이 침을 놓아드리곤 했어요”

일반직 공무원으로 평생 가난하셨던 아버지께서 어린 시절부터 ‘한의사가 되어 오래도록 돈을 많이 벌어라’고 기원하신 영향도 한의사가 된 이유 중 하나였다. 강연을 해보겠다는 자신감은 경주고(33회) 시절 ‘셔블독서회’에 나가면서 다양한 토론과 ‘3분 스피치’ 같은 발표를 하면서 말주변이나 대중들 앞에 서는 것에 자신감이 생긴 덕분이라고 해석한다. 특히 이 무렵 경주제일중앙교회에 초청돼 강연한 김동길 교수의 강연에 깊은 감동을 받고 그 강연 테이프를 구해 문자 그대로 테이프가 다 늘어지도록 듣고 또 들은 것이 강연의 길로 들어서게 한 계기 중 하나였다고 회고한다.

“궁극적으로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한의사가 되었으니 100세까지 침을 놓을 수 있으면 행복하겠고요. 제 강연이나 방송을 통해 건강해지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지요”

김오곤 원장은 그 자신 ‘노래하는 한의사’, ‘뽕작 허준’으로 통하는 것 역시 좋은 영향의 한 방법이라고 소개한다. 노래를 통해 활력을 얻고 힐링을 얻는 것이 만병을 미리 예방하는 힘이 고 더 건강해지는 방법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김오곤 원장은 자신만이 방송가에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이 걸어온 특별한 길에서 터득한 나름대로의 전략이 있었다고 말하며 스티븐 M.R 코비가 쓴 책 ‘신뢰의 속도’를 소개하기도 한다. 골자는 ‘신뢰가 깊어지면 무슨 일이건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으로 신뢰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성실하게 사람을 대하고 자신의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아야 하고 어떤 일을 시작했을 때 좋은 의도를 가져야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한편 김오곤 원장은 자신의 이름으로 출시되는 다양한 건강식품이나 생활용 건강기기에 대해서는 신중함을 잃지 않는다.

“사실 가장 조심스러운 것이 건강식품이나 건강기기에 대해 제 이름을 거는 것입니다. 제조사들 입장에서는 식품이나 물건이 잘 팔리면 그만이겠지만 저는 한의사로서 제 이름이 걸린 만큼 그것이 정말 건강에 도움이 되고 인체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때문에 조금이라도 의심이 되면 출연을 거부하고 기존 출연 상품에 대해서도 한의사로서의 전문성에 입각해 꼼꼼히 따지고 검증하는 과정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고 고백한다.


김오곤 원장은 이런 와중에 다양한 저술활동에도 신경 써 ’뽕짝 허준 건강 백서’ ‘김오곤의 산야초 도감’ ‘김오곤 원장의 동의보감 약술약차’ ‘한국의 버섯 대백과’ ‘약이 되는 산나물 142가지, 보약이 되는 들나물 139가지’ 등 20여 권의 한의학 초목 관련 서적이나 식물도감류의 책을 펴냈다. 여기에는 출판사들의 도움도 컸다고 고백하지만 이게 모두 새벽 4시에 일어나 아침 시간을 활용한 김오곤 원장의 열정이 낳은 산물들이고 그를 방송가에서 신뢰받게 하는 밑거름들인 셈이다.

김오곤 원장은 인터뷰 말미에 고향 경주의 시청자나 독자들에게 꼭 알리고 싶다며 명함 하나를 다시 건넨 후 뒷면을 강조해 주기를 일부러 부탁했다. 명함 뒷면에는 김오곤의 건강6식법이 적혀 있다. 골고루 먹고, 천천히 꼭꼭 씹어서 먹고, 싱겁고 담백하게, 따듯하게, 조금씩 적게, 나물이나 질긴 것 등 거친 것을 자주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설명이다. 한의사다운 멋진 마무리이고 한의사를 만든 고향에 대한 따듯한 마음의 선물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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