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공학에 법학까지 전공한 지적재산권(IP) 분야 김태권 변호사

기술에 대한 탁월한 이해와 이에 기초한 설득이 승소의 무기!

박근영 기자 / 2021년 04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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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학적 치밀함과 법학적 논리성을 두루 갖춘 김태권 변호사.

2009년 3월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 과정이 처음 생겨나 법조인 양성의 새로운 방향이 마련됐다. 2017년 사법시험이 폐지되고 본격적으로 로스쿨 출신 법조인들이 양산되면서 바야흐로 각계의 전문 변호사 시대가 열렸다. 어느 전공이든 4년제 대학을 졸업한 후 다시 3년의 로스쿨을 과정을 거친 후 변호사시험에 합격해야 하지만, 기존에 주로 법학 전공의 변호사가 양성되던 사법시험 세대와 달리 각 분야의 전문 변호사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다.

그런데 로스쿨 제도가 생기기 전에 공학과 법학을 모두 전공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해 지적재산권(IP) 분야의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경주 출신 법조인이 있다. 법무법인 가온의 파트너 변호사인 김태권 변호사는 고려대 전자공학과 및 법학과를 졸업한 후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후 법무법인 태평양의 지적재산권 그룹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특별한 이력의 소유자다.

“전자공학 분야가 잘 맞아서 졸업 후 계속 이 분야를 공부할까 고민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대학 4학년때 진로를 고민하던 중, 김변호사와 동일하게 전자공학 및 법학을 전공하고 변리사로 활동 중이었던 친형이 법학 공부와 사법시험을 권한 것이 김 변호사의 오늘을 있게 했다.

“막상 법학 공부를 해보니까 상식과 논리의 학문이어서 기존의 전자공학 공부가 도움을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사법시험을 의식하지 않고 공부해서 지겹거나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김 변호사는 군대를 다녀오고 전자공학 전공을 끝낸 후에 다시 법학을 공부하다 보니 20살 무렵부터 법을 공부한 학생들보다 법학이 어렵지 않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고 귀띔한다. 시쳇말로 ‘머리가 굵어진 상태’에서 법 공부를 한 것.

김 변호사는 뒤늦게 법학 공부를 시작해 2005년 법대를 졸업하고 2006년 사법시험(제48회)에 합격한 후, 2009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38기), 그해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지적재산권 분야 변호사로 법조 인생을 시작했다. 판사를 권유하는 주변 사람들이 많이 있었고 김 변호사도 잠시 그 쪽으로 마음이 간 적도 있었지만 고민 끝에 대형 로펌을 선택했다.

“어찌 보면 누군가의 인생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사건을 판단하고 결정한다는 것이 부담됐고 아무래도 제 성향에 맞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침 그 무렵 전문적인 업무를 배울 수 있는 대형 로펌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기도 했구요”

-판·검사에게 기술적 사안들을 쉽게 설명 “기술과 아이디어의 시대, 미리 점검해 법적 분쟁을 피해 가세요!”
김 변호사는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지적재산권(IP) 분야 변호사로서 특허·실용신안, 상표, 저작권, 직무발명, 영업비밀, 부정정쟁, 아이디어 탈취, 기업기술 침해 등 기술적인 이해가 필요한 업무들을 다수 수행했다.

“의뢰인이 기술 쟁점의 사건을 변호사에게 설명하는 경우, 공학과 법학을 모두 전공한 저와 법학만을 전공한 변호사가 이해하거나 공감하는 정도와 깊이에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기술 쟁점의 사건에서 변호사가 법적 리스트나 분쟁 상황을 의뢰인에게 설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변호사가 의뢰인이 설명하는 기술을 이해하고 그 기술 분야에 문외한인 제3자(검사, 판사, 공무원)에게 의뢰인의 입장을 쉽게 설명해줄 수 있느냐가 더욱 중요하다.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다양한 실무를 경험하며 주로 대기업들의 소송과 자문 업무를 수행했던 김 변호사는 2020년 9월부터 법무법인 가온에 합류해 이전과는 다른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지금까지 대형 로펌에서 주로 대기업을 대리해 소송과 자문 업무를 수행하였다면, 지금은 주로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 벤처 또는 스타트업 기업들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제 경력과 실력을 믿고 찾아 주시는 기업 및 개인 고객들을 위해 일하다 보니 훨씬 긴장감이 높아졌습니다”

특히 최근의 기업 동향들을 볼 때 김태권 변호사의 주장에 설득력이 더 실린다.

“우리나라가 첨단 기술을 기초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그 동안 대기업들은 여러 법적 분쟁을 치른 경험이 있지만,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 벤처 또는 스타트업 기업들은 좋은 기술과 사업 아이템을 확보하고 있으면서도 그 기술을 보호받는 방법을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대로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게 제3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도 있구요. 지금은 이러한 회사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어서 이전과는 다른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대형 로펌에서 쌓은 다양한 실무경험이 자산. 출향인 중견기업, 중소기업들을 위한 든든한 창과 방패 되고 싶어
김 변호사는 지적재산권 분야 실무 경험과 업무 역량이 앞으로 기업들이 자신의 기술과 아이디어로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더 조명받을 것이라 확신한다. 이런 김 변호사에게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수록 승률이 높아지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아무래도 기술적인 이해도가 높을수록 승소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보다 분쟁의 결과가 좋지 않는 경우에도 고객들이 분쟁 과정에서 하고 싶은 주장들을 충분히 개진하였다고 생각하시는 경우, 결과에 아쉬움이 있지만 후회되지는 않는다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 변호사는 자신과 같이 다른 분야의 공부를 마치고 로스쿨을 지망해 변호사가 되고 싶어 하는 후배들에게 과감히 도전해볼 것을 권한다. 단 무엇이 됐든 자신의 분야를 열심히 공부한 다음에 로스쿨에 진학해 법 공부에 매진할 것을 조언한다. ‘열심히 공부한 것은 언제 일지 모르지만 나중에 반드시 도움이 된다’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이다.

김 변호사는 지적재산권 분야의 변호사로서 입지를 다졌지만 경주 출향인 사회에 아직 자신의 존재를 알릴 기회가 적었다고 인정한다. 한창 왕성하게 활동할 40대 중반이지만 그룹 문화를 중요시한 50대 이상 연령대의 선배 세대들과 달리 개인적 성향이 강한 세대임을 고려하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 그러나 앞으로 경주 출신의 다양한 기업들이 ‘지적재산권’ 분야의 변호사인 자신을 기억하고 어떤 일이건 이와 관련해 문의할 경우 마음을 다해 돕겠다고 약속한다.

“주변에 경주 출신이라 얘기하면, 우선 ‘양반’ 이미지나 ‘나이스’한 이미지를 연상하시는 분이 많았습니다. 대구나 부산에 비해 지방색이 덜하고 관광도시여서 친근함을 주는 것 같습니다. 경주는 제 성장의 토대인 만큼 자부심은 누구 못지않습니다”

양남에서 태어나 경주고(44회)를 졸업하고 줄곧 서울생활을 해온 김 변호사이지만 고향을 생각하면 언제나 마음이 뛴다. 출향인 사회에 알려졌건 아니건 지적재산권 분야의 김태권 변호사를 기억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첨단 시대 출향 기업들의 또 다른 자산이 될 것이다. 치열하게 얽히는 기업들의 이해관계와 법적 분쟁 속에서 명쾌하게 길을 내고 벽을 쌓아줄 창과 방패가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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