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황촌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민대식 센터장

역사성 보존하고 있는 시설물 중심으로 재탄생된 도시는 주민들에게 경제적 효과 준다

박근영 기자 / 2021년 03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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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역 동편 도시재생사업 관련 자료를 펴고 앞으로의 사업방향에 대해 설명하는 민대식 센터장.

2000년대 이후 도시재생사업은 우리나라 각 지역에서 마치 무슨 유행처럼 일어나고 있다. 좁은 의미에서 도시재생은 도시를 깨끗하게 바꾸는 것쯤이지만 넓게는 도시의 기능 자체를 바꾸어 완전히 새로운 도시로 거듭나게 하기도 한다. 그러나 도처에서 도시재생사업은 실효성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가장 큰 문제는 도시재생사업을 경제논리와 편리함에만 맞추어 원래 도시의 면모를 잃게 만드는가 하면 지나친 관광화로 원래 살던 주민들은 고가의 임대료를 내지 못해 다른 곳으로 쫓겨나는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하는가 하면 관광객들로 인한 소란과 지저분함으로 인해 원주민들이 이사를 가는 ‘투어리피케이션’이 생기기도 한다.

경주시는 지난 2020년 11월 4일 경주역 동편 성동·황오동 일대에 신청한 일반근린형 도시재생사업을 국토교통부로부터 최종 선정 받아 현재 이와 관련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도시재생사업 분야의 경험자를 선정, 디자인과 기능면에서 전문적인 조언을 얻을 예정이다. 그 중차대한 작업의 전초기지인 행복 황촌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민대식 센터장은 경북 문경에서 다년간 이와 관련한 사업들을 추진하며 주민들과 문경시의 신뢰를 받아온 인물이다.

“도시 재생에서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은 살고 있는 주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오래되고 낡은 것들을 함부로 없애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것들이 오히려 혁신적인 전환점이 되기도 합니다”

민대식 센터장은 이런 의미에서 부임 후 가장 먼저 시작한 작업이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일이라고 소개한다. 도시재생사업 시행과정에서 수차례 공청회를 거치지는 했지만 이런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거의 고정된 인물들이어서 전체적인 주민 공감대가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 때문에 이 지역 2천여 주민들을 최소한 한 번씩은 만나 경주시의 도시재생 의미를 전하기도 하고 주민들의 의견도 수렴하겠다는 것. 결국 도시재생은 지금 현재 살고 있는 주민들이 가장 먼저 혜택 받아야 한다는 대전제에 민대식 센터장도 흔쾌히 동의한다.

이 지역에서 눈길을 끌 만한 시설들도 다수 확보했다고 밝힌다. 과거 황오동의 랜드마크처럼 불렸던 거대한 급수탑과 이제는 대부분 사라져버린 채 유일하게 남아 있는 육교,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관사와 적산가옥, 철도와 관련 1927년에 만든 무사고 기원탑, 50년 된 미용실과 오래된 목욕탕, 서점 등이다. 특히 이 지역 전반에 고르게 퍼져 있는 골목길은 특유의 시대적 정서와 주민들의 삶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 대상 지역 전반에 퍼져 있는 골목들을 효과적으로 보존하는 방법도 고심 중이다.

“이런 시설들은 이 지역의 역사성을 보존하는 한편 관광객들에게도 적지 않은 관람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또 미용실이나 목욕탕, 오래된 서점 등이 주민들을 연결하고 관광객들의 시선을 끌 핵심점포의 구실을 할 수 있겠지요. 이런 시설물을 중심으로 재탄생한 도시가 또 다른 사람들에게 공유되고 관광객이 찾게 된다면 주민들이 살아가는 경제적 효과를 주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요”

민대식 센터장은 이 지역에서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것이 교통망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이 지역은 좁은 골목길이 대부분이어서 주민들이 버스 같은 공공교통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한참 걸어 나와야 하는 불편이 있어 장기적으로 이를 해소해야 한다고 단언한다. 그런 한편 이 지역 특유의 좁지만 정겨운 골목길이나 낡았지만 오래된 가옥들을 효과적으로 보존하는 것도 중요한 숙제라고 밝힌다.

그러나 민대식 센터장은 이 지역 도시재생사업이 자신의 능력과 상관없이 이미 큰 그림이 정해져 있어 과여 얼마만큼 자신의 역량을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조금은 의문이다. 국토부에 도시재생사업을 신청하는 단계부터 참여한 것이 아니라 이미 국토부에서 선정된 기준 하에서 작업해야 하는 한계성 때문이다. 때문에 정작 자신이 도움 줄 수 있는 분야는 이미 정해진 도로망이나 전체 배치 같은 큰 틀이 아닌 세부적인 디자인이나 기능적 측면에서의 조언에 그칠 수도 있다는 전망. 대신 민 센터장은 기왕에 사업이 시작된 마당이니 최대한 경주시 부서들이 종합적으로 참여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최근까지 참여한 바로는 현재의 작업이 주무부서외에는 다른 협력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 같아 이에 대한 경주시의 적절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도 있는 취수탑이 좋은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

-관(官)이나 전문가가 떠나도 스스로 자생력 가지고 발전할 수 있는 동력 만들어야!

민대식 센터장은 지난 2월 15일 경주역 동편 일대 도시재생사업을 위한 전진 기지인 ‘행복황촌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에서 첫 근무를 시작하고 지난 2월 22일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과 함께 간략한 개소식을 가졌다. 이곳에서 열린 마음으로 행복한 도시를 만들어가겠다며 주민들과 각계의 전문가들에게 관심과 조언을 구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민센터장은 도시재생의 궁극적인 목적은 이 사업이 끝난 뒤에도 사업의 취지가 변형되지 않고 관이나 전문가들의 지원 없이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도시 기능을 이끌어가고 보다 행복하게 삶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제가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부었던 문경의 전통시장들이 제가 떠난 후에도 자체적으로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 일로 많은 주민들과 상인들이 저에게 고마움을 전해 주셔거 그게 가장 큰 보람입니다”

이런 보람을 밝히며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하는 민대식 센터장은 1998년 동국대학교에서 조경학을 전공하고 2002년 당시 복합 리조트로 유명했던 ‘부곡하와이’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경주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4년 경주지역자활센터 실장으로 근무하면서부터였고 2009년에 ㈜신라밀레니엄파크 사업기획팀장으로 활동하며 본격적인 지역개발사업에 참여했다. 2013년부터는 계림연합문화관광형시장사업단에서 기획총괄 팀장을 맡아 활동했다.

↑↑ 경주역 동편 도시재생사업 관련 자료를 펴고 도시재생사업의 전초기지인 황오동 사랑채.

도시재생사업과 관련해 특히 민대식 센터장의 기량이 발휘된 곳은 문경시. 민센터장은 2015년 문경가은아자개문화관광형시장육성사업에서 사업단장으로 활약하며 문경전통시장 개선과 상권활성화에 크게 기여했고 이후 대구와 문경을 오가며 상권활성화와 시설현대화 및 특성화 사업을 추진하며 이 과정에서 주민 및 상인에 대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접목시켜 한편으로는 시장을 활성화 시키고 한편으로는 주민들을 적극적이고 경쟁력 있게 이끄는 선도적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2018년에는 문경시 도시재생사업 공모계획을 수립해 성과를 거두었고 원도심 상권활성화 계획, 2010년 문경시 상권 르네상스 기본계획 수립 등을 이끌고 이를 안착시키는데 기여했다. 이런 열의의 결과 경주시 한 차례(2014년), 문경시로부터 두 차례(2016년, 2019년)나 시장 표창을 받은 영애도 안았다.

이런 과정에서 아직도 시행되는 문경시 전통시작의 몇몇 유명한 기능들은 문경뿐만 아니라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전통시장의 지역 맞춤형 장보기·배송서비스 특성화에 따른 플랫폼 구축 및 온라인 시장 개척이 대표적인 예. 코로나19를 맞아서는 드라이브 스쿠 배송 시스템 개발을 개발해 화제를 모았다. 문경에서 생산되는 절임배추 ‘맛나지여’ 공동판매와 김장대잔치,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개설, 라인댄스 상인+주민 동아리 운영, 노브랜드 상생스토오 유치했고 경북 최초로 상권활성화 구역을 지정해 상권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특히 장보기배송 시스템을 정착시킨 일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어플리케이션 활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가 많은 문경에서 상인들이나 소비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네이버 밴드만으로 2,200명이 넘는 고정 회원을 확보해서 안정적인 온라인 매출이 발생하도록 시스템을 정착시켰지요”

예산 투입이 끝나도 시스템이 남아 상인들에게는 부가소득을, 소비자에게는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어 전통시장의 대표적 모범사례로 회자되고 있다고 자랑이다.

이렇듯 민대식 센터장은 세상을 향해 화려하고 요란하기보다는 그 지역에 오래 살아온 주민과 상인이 좀 안정적이고 행복하게 살고 관이나 전문가의 역할이 끝난 이후에도 지속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것에 최종적인 초점을 맞추어왔다. 비록 전체적인 구획은 정해져 있지만 민대식 센터장의 전문성이 미칠 세부적이고 기능적인 역량들은 경주역 동편 지역 주민의 삶에 따듯한 희망의 빛을 줄 것으로 내다보인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이 지역 도시재생사업과 관련한 경주시 각 연결부서의 힘이 서로 모아지기 바라고 주민들과 각계 관심가들도 흔쾌히 참여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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