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장 출입 시 신발 걱정 마세요!

순식간에 감싸는 비닐 커버 농장이나 의료·첨단산업에도?

박근영 기자 / 2021년 0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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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서울 근교의 모 아파트 모델하우스 공개행사에서 뜻밖의 기계를 만났다. 코로나19와 관련, 체온측정과 QR코드 체크를 끝내고 행사장을 들어서려는데 직원들이 또 다른 절차로 안내한다.

안내된 절차는 신발을 튼튼한 비닐로 감싸는 것. 신을 신은 채 비닐이 깔린 기계에 발을 올려 힘을 주면 바닥이 내려가고 동시에 발 주위로 고속의 바람과 함께 고온의 열이 나와 비닐을 살짝 녹여 자연스럽게 신발을 감싼다. 불과 3초 정도 걸리는 이 과정을 통과하면 사람들은 자신이 신을 신발을 그대로 신은 채 행사장을 둘러볼 수 있다. 신발을 덧씌운 비닐 두께는 0.5밀리 정도로 두꺼워 부드러운 카펫이 깔린 행사장에서는 종일 돌아다녀도 닳지 않을 만큼 튼튼하다. 비닐을 녹이지만 잘 계산된 각도와 적절한 온도로 발에는 뜨거운 느낌이 전혀 없다.

행사장을 둘러보고 나올 때는 비닐의 한쪽을 힘 줘서 잡아당기면 누구나 쉽게 벗을 수 있을 정도다. 행사장을 빠져 나온 사람들은 신발을 벗거나 슬리퍼를 갈아 신는 불편 없이 비닐 커버만 벗으면 그만인데다 신발이 없어지거나 남들이 신던 찝찝한 슬리퍼를 신지 않고 다닐 수 있으니 기분이 개운하다. 행사장 입장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오가면서 자연스럽게 실어 나를 법한 흙이나 먼지를 방지할 수 있으니 훨씬 쾌적하게 행사장을 관리할 수 있다.

기자의 입장에서는 이런 장치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사용되면 가축들을 기르는 농장이나 유통 과정 등에서도 항구적으로 사용할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구제역이나 조류독감 등 가축들에 대한 세균성 전염병을 옮기는데 사람들의 출입이 중요한 매개가 될 수 있고 그게 보통 신발에 의해 전달된다고 볼 때 이런 비닐 커버 사용은 매우 효과적이지 않을까 싶어서다.

뿐만 아니라 미세한 세균이나 먼지를 차단해야 하는 의료현장이나 첨단 산업에서도 이런 신발 커버는 훨씬 적극적으로 권장할 만해 보인다. 보통 방진 의료나 마스크는 많지만 신발에서 묻어나오는 방제에는 소홀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 어쩌면 이런 기계가 행사장에 나와 있을 정도면 이미 필요한 분야의 소비가 왕성하게 일어나고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사람 많고 행사 다양한 서울이다 보니 어느 곳보다 먼저 기기류의 사용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눈길 끌 만한 새로운 기계가 있어 소개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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