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웅 회장, “한국관광학회와 경주 잇는 가교되겠습니다!”

정병웅 회장, 임기 만료 이후 경주와 더 긴밀해야 하는 이유

박근영 기자 / 2021년 02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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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병웅 한국관광학회 회장.

한국관광학회는 20여개 분과를 가진 전국 3000여관광학 관련 전공 연구자와 학자들로 구성된 학술단체이고, 대표적인 실용학회다. ‘실용’이란 현실접목성이 크다는 뜻으로 그만큼 학회와 정부, 학회와 지방자치단체, 학회와 업계 간 소통이 유기적이란 뜻이기도 하다.

경주는 최근 2명의 한국관광학회 회장을 징검다리 뛰기로 배출한 바 있다. 제23대 회장이 경주대학교 변우희 교수였고 제25대 현재 회장이 경주 건천 출신으로 순천향대 교수인 정병웅 회장이다. 이런 중요한 학회의 회장이 경주를 기반으로 활동했거나 활동하는데도 불구하고 경주시와 연대가 없어 대한민국 관광의 성지라고 자부하는 경주와 관광학회의 괴리가 심각해 보인다.

정병웅 회장은 임기 중 대전과 부산 등에서 대규모 국제관광학회 학회를 치렀고 지난 해 말 코로나 19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서울을 출발점으로 전국 순회포럼을 단행, 대구경북국제학술대회를 치르는 것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외에 소규모의 분과학회와 다양한 관광포럼이 한국관광학회와 지자체의 연결로 다양하게 치렀지만, 정작 경주는 이 기간 동안 한국관광학회와의 교류가 전혀 없었다.

경주시의 경우 수시로 관광 관련 각종 심사나 경쟁에서 떨어졌다고 안타까워하면서도 정작 국가적 관광정책입안과 심사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관광학회와 교류를 등한시해온 것이 사실이다. 특별한 연결고리가 없었다고 하기에는 관광학회회장을 두 명이나 배출한 경주시로서 관광학회에 대한 관심이 지나치게 부족했다는 평가를 피할 수 없다.

물론 경주에도 훌륭한 관광학 교수들이 활동하면서 지역 관광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나 학회차원의 조직적이고 적극적인 교류는 경주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일일 것이다. 다음은 한국관광학회 정병웅 회장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 대구경북 국제관광학술대회에서 인사말을 하는 정병웅 회장.

#지난 해 하반기 비대면 전국 순회 학술대회를 개최, 대구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전체 현황과 대미였던 대구경북국제학술대회의 진행 현황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주기 바란다. 

한국관광학회 학술대회가 규모가 커져 보통 2년 전에 개략적인 계획을 세우고, 본격적인 준비는 1년 정도한다. 유감스럽게도 ‘코로나’라는 팬데믹 현상으로 대회 계획이 몇 번이나 취소와 번복, 수정되고 예산도 줄어 학회 실무자들이 애 먹었다. 전체적인 상황이 어려운 시기였던 만큼 전국을 순회하는 릴레이관광포럼을 대구경북국제학술대회 개최로 마무리하는 것으로 급선회했다. 준비했던 많은 행사들이 대거 취소돼 안타까울 뿐이다.

결론적으로 10월 16일 서울에서 전국순회포럼의 선포식 및 수도권 관광포럼을 하고 10월 22일에는 대전에서 충청권 관광포럼을 진행했다. 10월 23일에는 평창에서 강원권 관광포럼을, 10월 29일에는 광주에서 호남권 관광포럼을 진행, 관광에 관련된 지역 현안과 지역관광에 대해 발제하고 토론 할 수 있었다. 방역지침을 지키며 온 오프라인 양쪽으로 치르느라 학회실무자들이 고생을 많이 했고 지자체 관광 공무원과 관련 담당자들의 수고로 엄격한 방역 중임에도 대구경북국제학술대회에서만 3일간 400여명의 학회원들이 참석했다.

#대구에서 마친 특별한 이유가 있었는가? 대회의 구체적인 성과는?
기본적으로 관광에 대한 R&D를 구축할 수 있었다. 제가 경북 경주 출신에 고교시절은 대구에서 보냈기 때문에 누구보다 이 지역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었고 관광으로 우리 지역에 보탬이 되는 길을 찾던 차에 마침 ‘대구경북 방문의 해’가 선포되어 두 광역단체 기관장들을 만나 학술대회를 개최하자고 누차 권유했었다. 다행히 문화체육관광부에도 일정부분 예산을 신청해놓은 상태라 좋은 기회였다.

알다시피 코로나로 제일 먼저 피해를 본 지역이 대구와 경북이라 코로나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인상도 짙게 받았다. 이럴 때 학회가 나서서 관광에 대한 붐업을 일으키고 코로나 확진의 본산이었던 그 현장에서 이렇게 학술대회도 할 수 있다는 전범을 보임으로써 대구경북의 이미지 쇄신에도 기여할 수 있었던 것을 번외의 소득이라 여긴다.

학술대회를 통해 대구경북 관광 활성화에 관한 많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다. 관광관련 전공 교수들이 100여편에 달하는 논문을 발표했고, 학부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 경연도 있었다. 비록 온라인으로 진행되었지만 세계적인 석학들을 모시고 국제학술토론도 가질 수 있었다. 공항유치 등에 대해서도 긴밀한 논의가 있었는데 추가적인 관심이 기대된다.

↑↑ 방송출연중인 정병웅 회장.

#한국관광학회와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관계는 어떤가?

학회는 학술단체로서 관광정책이나 관광산업이론을 발굴하는 기능을 한다. 올바론 관광정책을 펼치고 관광산업을 이끌어가려면 그에 따른 이론과 정책제언이 필요하다. 정부는 그런 측면에서 연구를 학회에 의뢰해 왔고 학회도 자발적으로 여러 가지 제안사업을 시행해왔다. 현 장관이 다행히도 관광전문가 출신이라 관광학회와 우호적이고 협력적인 관계를 형성하면서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다. 다만, 코로나 상황으로 보다 활발한 활동을 하지 못해 아쉽다.

지자체와도 협력할 분야가 많다. 지자체의 대부분 용역이 관광관련 사업이다. 연구자나 전문가의 도움이 절실하다. 그런데 일을 하다보면 지자체마다 특색이 있어서 관광학회와 네트워크를 잘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광역단체도 있다. 단체장과 관광 관련 공무원들의 관광에 대한 전향적이고 혁신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

#학회와 현업이 긴밀해질 방법이 있다면? 최근 소상공인들 중심으로 코로나19 영업중지에 대한 보상안이 대두되고 있다. 관광업은 자연적 휴업상태인데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관광학은 실용학문이다. 당연히 실사구시 정신에 기반한 연구가 필요하다. 최근 관광학은 질적인 측면에서 많이 발전해 한국관광학회가 발간하는 관광학연구가 우수등재지에 수록 됐다. 이는 인문사회 계통의 13개 학술지의 하나로 전통적인 학문인 교육학이나 인류학 등도 들지 못하는 대단한 일이다. 이렇게 관광학이 급속도로 발전하게 된 것은 모두 관광산업이 받쳐주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런 만큼 관광학이 관광산업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체계를 기반으로 이론을 발굴하고 그 이론을 정책과 산업에 적용할 수 있도록 실용화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현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로는 협회가 있다. 학회와 협회, 이 두 단체 간의 균형과 조화가 필요하다. 코로나19로 관광 관련 종사자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관광생태계가 무너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산업은 물론이고 국민 건강 차원에서도 여가와 관광산업을 지원하고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은 코로나 시대 이후에 닥칠 관광패닉 현상에 대처하는 길이기도 하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관광 관련 학과 지망생들이 급격히 위축 되었다.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과 앞으로 어떤 분야가 각광받을지 팁을 준다면?
당장은 위축될 것으로 보이지만, 인류역사를 길게 보면 여가나 관광에 관한 부분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온전히 회복하는데 2년 내지 4년이 걸린다고는 한다. 관광학도의 측면에서 막연히 인내하고 기다리기보다 이 시기에 IT부문과 어학 능력 배양에 더 투자해야 한다. 산업측면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이니만큼 관광분야에도 빅 데이터나 인공지능, 사물인터넷과 관련된 기술접목이 필요할 것이고 회의산업, 개별 목적에 맞는 체험여행 등 고부가가치를 낳는 관광산업의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국내 여행을 기반으로 한 일상생활 속의 관광이나 여가산업, 생태나 환경과 관련된 분야와 공정관광도 발전할 것이다. 여전히 스토리텔링이나 체험에 기반 한 여행과 토털 레저업체로서 소규모 여행사들이 그들만의 독특한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전문화의 시장이 활성화 될 전망이다.

#경주시는 관광의 핵심도시다. 앞으로 관광학회와 연계 방안은? 경주 출신 관광학회회장으로서 가교가 되어야 하지 않겠나?
경주는 한국 관광의 초대 거점관광도시이며 관광의 원조도시다. 관광과 한국의 경제가 열악할 때부터 시작해 관광으로 인하여 한국의 산업자본 형성에 큰 역할을 했다. 이로 인해 인근의 포항과 울산의 산업을 활성화 시킬 수 있었고 울산과 포항, 대구, 부산의 레크레이션 지역으로 배후역할도 수행했다. 반면 관광 초창기의 열악하고 부정적이던 단계부터 시작된 관광으로 인해 경주 이미지가 약간은 흐려진 부작용도 있었다.

지금은 문화의 시대고 관광의 시대다. 경주는 그 정점의 도시라는 자부심과 긍지로 넘치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 관광도시 경주의 세계적 성장을 위해 학자와 지자체와 관광종사자들이 뜻과 아이디어를 모아야 한다,

한마디 보탠다면, 1년 전에 선정된 관광거점도시는 편중된 지역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관광성장거점도시이다. 그 지정과 상관없이 경주는 한국 관광의 근원적 거점도시이다. 작은 지정에 얽매이지 말고 거시적 관점에서 한국관광의 종주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그에 걸맞은 한 단계 높은 정책을 펴야 할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앞으로 관광학회의 젊고 유능한 연구자들과 함께 경주를 위한 네트워크를 함께 만들고 싶다. 경주시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기대하고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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