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로 12→9차선, ‘사람숲길’ 조성으로 경제 활성화

좁아진 길 대신 운전자 심리, 신호체계 조정으로 속도 높여

박근영 기자 / 2020년 12월 31일
공유 / URL복사
↑↑ 9~12차선에서 7~9차선으로 좁아지는 대신 숲으로 조성될 세종대로 조감도.

서울시가 자동차로 가득 찼던 왕복 9~12차선 대로인 ‘세종대로’를 사람과 나무가 어우러진 ‘사람숲길’로 조성하던 프로젝트가 1월부터 시민들에게 공개된다.

이에 따라 세종대로사거리~숭례문교차로~서울역 교차로를 관통하는 1.5km 구간을 임시 개통해 시민들이 넓어진 보도를 직접 걸을 수 있게 된다. 정식 개장은 2021년 4월 예정이다.

세종대로는 기존 9~12차로를 7~9차로로 축소하고, 차도가 축소된 자리에는 서울광장(6449㎡) 면적의 2배가 넘는 보행공간(1만3950㎡)을 만들며, 세종대로 전 구간에 자전거 전용도로를 조성하는 것으로 설계됐다. 여기에 각종 수목 191주와 관목, 초화류 등 꽃과 나무들을 심어 사람들이 도시 속에서 휴식하며 자연을 느끼도록 꾸민다.

이로 인해 광화문에서부터 숭례문을 거쳐 남산과 서울로 7017까지 보행길이 단절 없이 쭉 이어지게 됐고 도로 위에 동떨어져 섬 같았던 숭례문 주변에 보행로가 만들어져 시민의 접근이 편리해졌다.
서울시는 이 같은 작업을 통해 세종대로 사람숲길 자체가 문화, 역사, 조경을 아우르면서, 상권, 경제, 사람을 이어주는 서울의 ‘대표보행길 브랜드’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했다.

서울시가 이 도로를 고치면서 가장 고심했던 부분은 교통정체, 그러나 서울시의 발표에 따르면 도로가 완공된 지금 교통정체 문제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공사와 병행해 신호 체계 개편과 모범 운전자 집중 배치 등 시민협조에 따른 차량감축 등이 순조롭게 이루어져 교통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었던 덕분이다.

서울시는 이번 공사의 초점을 ‘브래스 패러독스(Brass Paradox)’, ‘도로를 늘리면 오히려 넓은 길로 차량이 몰려 운행속도가 느려진다’는 원리를 반대로 적용한 것으로 설명한다. 서울시는 돌아가더라도 빠른 길을 선택하는 운전자들의 특성에 초점을 맞추고 세종대로 차로를 축소하고 대신 긴밀하게 계산된 신호조정을 통해 46%에 이르는 단순 통과 차량을 외곽으로 우회시켜 교통량을 분산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 세종대로 사람숲길 조성 포스터.

실제로 이 공사 기간 중 세종대로 자동차 통행량 감소율은 12월 기준 전년 동기대비 13.2%로 서울 전체 감소율인 7.8%보다 더 높은 감소율이 보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따라 서울시 전체 통행량이 감소한 가운데 도심 차량 우회를 위한 신호조정 효과와 시민들의 자발적 협조 덕분이다.

본지는 지난 11월 12일자로 퇴계로 보행친화거리를 보도한 바 있다. 이 역시 차도를 줄이고 보행로를 넓힌 교통정책. 서울시의 이 같은 과감한 교통정책 변화는 자가용 승용차의 증가로 전국적인 교통정체 현상을 빚은 지방 도시에 좋은 귀감이 될 전망이다.
X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