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드림아이 중창단’이 막아요! 푸르른아동센터 10대들, 친구들 위한 용감한 펀딩!

노래가 아이들의 정서, 아름답게 순화한다는 믿음 생겨
앨범 제작에 캠페인 콘서트 까지

박근영 기자 / 2020년 1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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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변의 아동들을 관심있게 돌아보자’며 동영상 제작에 참여한 송경호 목사와 푸르른지역아동센터 아이들.

-“저희 힘으로 저희보다 어려운 처지의 친구들을 돕고 싶어요. 저희 가슴에 담긴 희망의 빛을 함께 나누면 좋겠어요!”

누군가에게는 끝까지 해보고 싶은 것이 누군가에게는 공연한 노력으로 보일 수 있다.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은 보통 외롭고 힘든 과정을 거치고 ‘공연한 오지랖’이라 오해와 질시의 대상도 되지만 그 일을 해내고 나면 그 가치는 위대하고 아름답게 보인다.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여럿 있다. 그것도 ‘아무려면 이 친구들이···?’라는 의문부호를 달만큼 여러 연령대의 어린 친구들이다. 초등학생부터 중고교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이들이 세상을 밝은 눈으로 보고 어려운 친구들에게 희망의 빛을 전하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쳤다는 것이다.

더 놀라운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그들 자신. 불과 얼마 전까지 혹은 어쩌면 이 순간에도 따듯한 가정의 혜택을 온전히 누려보지 못한 채 메마른 사회와 현실에 내동댕이쳐져 있다는 사실이다. 그런 그들이 자신들보다 더 소외되고 더 힘겨운 친구들을 위해 뜻을 세우고 마음을 모은 채 달리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을 응원하고 힘을 보태야 할 어른들이 아직은 드물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이들과 함께 훨씬 큰 희망의 메시지를 쏘아 올릴 수 있지만 굳이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하는 의문과 보이지 않는 질시와 냉소, 그마저도 아닌 무관심 등으로 인해 이들의 도전이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이들이 하고자 하는 일은 ‘지켜줄게 너를-마음을 담은 노래2’라는 앨범을 제작하고 ‘콘서트’를 여는 일이다. 이들이 만들고자 하는 앨범에는 ‘아동학대예방캠페인’의미가 담겼다. 수록될 10곡의 곡들은 이미 작업을 마쳤지만, 앨범 만들 비용을 아직도 다 마련하지 못했다. 또한 앨범의 의미인 ‘아동학대예방캠페인 콘서트’를 하려면 함께 하는 마음들이 더 필요하다.

다행히 이 일에 결연히 뛰어들어 함께 가겠다는 사람도 적지 않아 이들의 발걸음이 7부 능선에 오른 모습이다. 이제 조금만 더 나가면 이들의 아름다운 도전이 세상을 향해 빛을 발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들의 뒤에 오래도록 후견인이자 어쩌면 아버지처럼 이들을 보살피며 ‘죽을 동 살 동’ 혼신을 다해 함께 달려온 송경호 목사가 있어 그 가능성이 조금 더 밝아 보인다. 송경호 목사는 동천동에 있는 ‘좋은씨앗교회’ 담임목사로 지역아동보호센터인 ‘푸르른지역아동센터’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지난 5년 간 학대로 사망한 어린이가 무려 157명에 이릅니다. 안타깝게도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심의 벽이 두텁고 높아져 세계적으로 2배 이상 아동학대 비율이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미쓰백’이라는 아동학대를 주제로 다룬 영화를 보고 센터 아이들이 송목사에게 전한 카톡 메세지는 아직도 송목사의 가슴을 찌를 듯 남아있다.

“저 영화 보면서 목사님이 안 계셨으면 저희도 어떻게 되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메시지 이후 아이들과의 대화하다 ‘우리도 무언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라는 의견이 나온 것이 다소 무모하게 보이는 이 여정의 시작이었다.

“저희 지역아동센터는 2014년부터 ‘드림아이 중창단’이라는 만들었어요. 그 결실로 2016년 아이들이 참여해 만든 앨범 ‘마음을 담은 노래1’이 있었어요. 스토리 펀딩을 통해 뜻 있는 분들의 후원을 받아 제작부터 판매까지 원활히 마칠 수 있고 아이들에게도 많은 자긍심을 주었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 노래가 아이들의 정서를 한결 아름답게 순화한다는 믿음이 생겼고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다시 한 번 앨범을 만들어 보자고 착안했다. 다만 이번에는 좀 더 활동을 넓혀 직접 캠페인 콘서트까지 해보자는 아이디어를 낸 것.

“가해자와 피해자를 근본적으로 막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이웃들이 무관심에서 벗어나 기본적인 관심만 가진다면 아이들의 소중한 목숨을 구할 수도 있고 어려움에서 구해낼 수도 있겠지요”

이를 위해 아이들은 스스로 참여해 학대받는 아이들을 위한 어른들의 관심을 촉구하는 동영상도 제작했다.

동영상에는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을 발견했으면서도 불편하고 번거롭다며 외면하려는 순간 “잠깐 주변의 아이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가져주세요” “ 잠깐 혼자 있는 아이들에게 다가가 주세요” “잠깐, 의심될 때 아동학대 체크리스트를 확인해주세요” “잠깐, 고민하지 말고 지금 바로 신고해주세요”라며 ‘관심을 가지고 다가가고 확인해보고 신고해 달라’는 아주 쉽지만 누구나 어려워하는 숙제를 내주고 있다.

↑↑ ‘지켜줄께, 너를’에 사용된 관심을 가지고 주변 아동을 돌아보자는 포스트 그림,

-송경호 목사,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 중 한 명만 없어도 아동학대는 현격히 줄어듭니다. 선한 오지랖이 필요합니다”

어쩌면 이 동영상에는 자신들에게 지금까지 행해져온 무관심의 서러움이 묻어 있는 것 같아 동영상을 보는 가슴이 먹먹해진다.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 중 한 명만 없어도 아동학대는 현격히 줄어들 것이고 아이들이 죽어가는 사건을 미리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노래를 통해 세상의 많은 어른들 중 단 한 사람이라도 더 ‘지켜줄게, 너를’이라고 말하도록 만들고 싶다는 아이들과 송경호 목사의 바람은 이렇듯 그 속을 들여다볼수록 간절하다.

송경호 목사는 자신의 2007년 푸르른 지역아동 센터를 연 이래 지금까지 13년간 지져본 경험상 가출 청소년이나 거리의 아이들 중 60~70%가 가정 내 학대로 인해 지옥 같은 거리로 뛰쳐나온다며 이웃의 관심이 아동학대를 줄이는 원동력이 될 수 있고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필 지난 12월 2일 ‘냉장고 아기 유기’ 사건이 보도되었고 그나마 이웃의 관심으로 두 어린이가 학대로부터 구조된 소식이 전국을 강타한 뒤였다. 이미 목숨을 잃은 아기에게 아연하면서도 구조된 두 아이의 소식에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던 바로 그 세상 사람들은 너도 나도 아닌 바로 우리들 자신이었다. 푸르른 지역 아동 센터의 아이들은 바로 이런 우리들에게 최소한의 관심을 가져 주십사고 간절히 손을 모으는 것이다.

송경호 목사는 이번 프로젝트를 이루기 위해 ‘텀블벅’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지난 11월 중순부터 펀딩을 시작해 다행히 최소 금액인 1000만원 목표를 달성했다. 그러나 이것은 그야말로 펀딩의 최저 조건일 뿐 앞으로 들여야 할 비용을 고려하면 태부족이라 뜻있는 분들의 후원을 갈망하고 있다.

텀블벅에 참여하는 방법은 인터넷 https://tumblbug.com/byyourside 으로 검색하면 시작할 수 있다. ‘[지켜줄게, 너를] 음악으로 10대가 아동학대를 말하다’라는 제목으로 시작된 펀딩에 참여하면 펀딩 금액에 따라 ‘마음을 담은 노래2 앨범(15000원)을 기본으로, 금액이 높아질수록 머그잔, 컬러 버킷 백, 뱃지 세트, 일회용 카메라, 초대 콘서트 등이 추가되는 소정의 답례품도 마련되어 있다. 선물을 선택하는 옵션 외에도 더 아이들의 도전을 응원하고 싶다면 선물 필요 없이 밀어주는 1000원 이상 원하는 금액만큼도 참여 가능하다.

펀딩 절차에 익숙하지 않은 후원자들은 아래 계좌로 송금해도 좋다. 352-1549-7756-53 (농협/송경호)
마침 이 따듯한 소식을 듣고 여러 곳에서 도움의 손길도 찾아왔다. 걸 그룹 ‘샵’ 출신 가수이자 유명 유튜브 방송인 이지혜 씨도 인스타그램에 ‘텀블벅 펀딩’을 포스팅하며 자신도 후원하는 동시에 시청자들의 관심을 촉구, 지난 12월 8일 현재 인스타그램 3만4000여 조회를 기록하고 있다.

↑↑ 푸르른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참여해서 만든 동영상의 한 장면

김민수 씨는 자신 역시 어린 시절 가정폭력의 중심에 있었다고 소개하며 페이스북에 이 펀딩을 포스팅 했다. 펀딩 소식을 들은 많은 SNS 활동가들이 속속 자신들의 계정에 이 소식을 전하며 펀딩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 이들이야말로 송경호 목사가 늘 강조하는 ‘선한 오지랖’을 행하는 오지라퍼들인 셈이다.

무엇보다 이번 펀딩에 사용된 포스터가 이 펀딩이 왜 필요한지를 아프게 보여준다. 포스트에서는 아이들의 웃는 얼굴과 바로 그 아이들의 멍든 얼굴이 함께 실려 있다. 우리가 보는 아이들은 겉으로는 다른 아이들과 평범해 보이는 그저 일상의 아이들일 수 있다. 그러나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다면 그 아이들의 얼굴 깊숙이 자리 잡은 아동학대로 인한 아픈 흔적들을 찾을 수 있다. 그 아픔에서 벗어난 푸르른 아동지역 센터 아이들이 자신과 닮은 또 다른 친구들을 위해 부를 노래가 우리 사회를 뜨겁게 울리도록 도울 수 있다면 조금 더 자랑스러운 어른들이 되지 않을까? 우리게 숨겨진 선한 오지랖을 지금 꺼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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