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몸비 박멸 빨간 광선 횡단보도

스몸비 늘수록 교통사고 위험률 높아

박근영 기자 / 2020년 1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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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몸비를 막기 위해 바닥에 빨간 불이 들어오는 횡단보도.

본지 5월 14일자 1439호에 ‘스몸비’를 막는 똑똑한 신호등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 스몸비란 스마트 폰(Smart phone)과 좀비(Zombie)의 합성어로 스마트 폰에 머리를 숙인 채 아무런 생각없이 걸어 다니는 사람을 경계해서 부른 신조어다.

1439호에서 서울시 강남구가 이런 스몸비들의 안전을 위해 신호와 상관없이 횡단보도에 진입하면 경고음이 나오면서 LED광선을 쏘아 건너가도 좋다는 신호를 보내는 장치를 설치했다는 보도를 내보냈다.

그러나 스마트 폰 앱을 내려 받는 사람이 예상외로 적고 스몸비들은 지역을 막론하고 창궐한 탓일까? 이번에는 훨씬 강력한 스몸비 차단 횡단보도가 등장했다. 특히 스마트 폰 사용자들이 스마트 폰과 함께 무선 이어폰이나 무선 헤드셋을 쓰다보니 신호음을 보내 봐야 듣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새로운 스몸비 차단 장치를 낳게 했다.

미사 신도시에 새로 설치된 미사강변역 근처 교차로에는 신호가 바뀌면 숫제 바닥에 빨간 전광라인이 자동 점멸되는 횡단보도가 등장했다.

이 전광라인은 신호등이 빨간 불일 때 함께 빨갛게 켜져 있다가 파란 불로 바뀌면 꺼진다. 빨간 선 밖에 있던 좀비들이 자칫 발을 함부로 내딛으면 타죽기라도 하는 듯 빨간 선을 넘어가지 못하다가 신호가 바뀌고 선의 불이 꺼지면 우르르 몰려 들어가는 것이 마치 윌스미스 주연 영화 ‘나는 전설이다’에 등장하는 좀비견(犬)들이 태양빛에 노출되는 것이 두려워 몸을 낮추고 있다가 태양빛이 사라지자마자 와짝 달려 나가는 장면을 연상시킨다.

마침 이날 스마트 폰을 들고 횡단보도 밖에 있던 최모 씨는 “스마트 폰을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이런 횡단보도가 있다는 것이 일반 횡단보도 보다는 훨씬 편리하다”고 말하며 “붉은 선이 있어서 그런지 다른 곳에서는 횡단보도로 내려와 신호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이 횡단보도에서는 모두 횡단보도 위에서 기다린다”며 뜻밖의 효과를 설명하기도 했다.

함께 신호 대기중이던 박모 씨는 “이곳만 시범적으로 운행되고 있어 일반적인 횡단보도에서의 습관이 남아 붉은 선에 익숙해지는 것이 훈련되면 조금 더 편리할 것 같다”며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스몸비는 갈수록 늘어나고 이로 인한 교통사고 위험률도 점점 높아가는 만큼 눈에 띄는 신호체계를 고심하는 교통신호 정책 입안자들의 아이디어들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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