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공동체는 공통의 문제 해결위해 생성돼야 제 몫 할 수 있어

폐교위기 학교의 부활, 즐거운 방과 후 마을학교 등 마을공동체 우수사례

이재욱 기자 / 2020년 11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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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촌마을체험.

마을 만들기는 지역주민들 간의 공동체가 무엇보다 중요시되는 사업으로써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마을 만들기 사업이 활발해지고 있다. 마을 만들기는 주민간의 교류와 소통이 증대되고 마을에 대한 관심과 애착심을 고양시길 수 있다. 마을 만들기를 통해서 마을의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며 마을의 공동체는 마을 만들기를 추진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핵심요소다.

소멸도시, 육아, 인구 문제 등을 마을공동체로 해결한 사례들이 있고, 지역은 소멸도시이기도 하며, 아동의 수가 적고, 다문화와 노인인구가 많기 때문에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지역에 닥친 문제해결의 수단으로 이용해야 한다.

지난 수년간 지역에서 마을공동체 사업을 추진하며 여러 가지 시도를 해왔다. 하지만 마을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공통의 문제를 해결한 케이스는 드물다.

이에 본지는 마을공동체 활성화가 지역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마을공동체를 어떻게 구성하고 운영, 지원해야 하는지를 우수사례를 살펴보고 지역에 접목 가능한 ‘지역 맞춤형 마을공동체’의 방향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폐교위기에서 부활한 ‘풍천초’, 그 이면엔 ‘어멍아방농촌유학센터’ 마을공동체가 있었다.

서귀포시 성산읍 신천리에 있는 풍천초는 2012년 통폐합의 위기에 처했었다. 폐교의 위기에 처하자 신풍리와 신천리 마을 주민들은 분연히 일어나 학교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고 제주특별자치도 교육감 등 교육의원과 몇몇 도의원들의 끈질긴 도움으로 결국은 폐교의 위기에서 벗어나며 부활에 성공했다.
풍천초를 폐교의 위기에서 구한 것은 바로 ‘어멍아방농촌유학센터’라는 신풍리 마을주민들의 마을공동체 활약이 컸다. 어멍아방농촌유학센터는 2013년부터 농촌의 귀중함을 가르치는 것을 목표로 도시 아이들의 농촌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통폐합의 위기에서 풍천초를 구해내기 위해 설립된 어멍아방농촌유학센터는 마을과 공동체살리기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2012년 풍천초는 30여명의 학생이 있었고, 2013년 2월에 졸업예정자가 8명, 입학예정자 3명으로 폐교의 위기에 놓여 있었다. 하지만 당시 신풍리 주민들은 ‘마을에 학교가 있어야만 젊은 사람들이 이곳에 남을 수 있다’는 마음에 풍천초를 살리기 위해 뜻을 모았다.

학교를 살리기 위한 주축은 바로 학부모와 마을회 임원 10명. 이들은 풍천초를 살리기 위한 협동조합을 만들었고, 조합은 마을주민들의 후원으로 운영됐다. 이들은 풍천초를 살리기 위해 초등학교설립 조례법 개정 운동, 1만 명 서명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학생 수 29명 미만일시 폐교한다’는 조건부로 폐교의 위기를 넘기며 2012년 전교생 30여명 이었던 풍천초는 현재 유치원생을 제하고도 학생수가 110여명으로 늘었다. 학교의 폐교를 막자라는 공통의 문제가 마을공동체를 만들게 되는 원동력이 됐고, 이렇게 생성된 마을공동체는 폐교 위기의 풍천초를 구하게 됐다.

풍천초를 위기에서 구하고 난 후 협동조합의 활동이 뜸해지는 듯 했으나, 2016년 학생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또 하나의 문제가 생겼다.

지역아동센터의 정원이 29명인데 2016년 풍천초의 학생이 60여명이 넘어서면서 절반의 아이들이 돌봄이 불가능한 상황이 생기게 된 것.

이에 조합원들은 또 한번 ‘우리가 아이들을 돌보자’는 마음으로 협동조합에서 ‘어멍아방농촌유학센터’로 초등학생 마을돌봄교실을 시작하게 됐다.

조합원 10명이 순차적으로 돌아가며 아이들에게 농촌문화체험(우영팟 만들기, 24절기 활용한 밭농사, 토종씨앗지킴이 활동), 제주문화체험(제주향토문화체험, 굴묵, 전래놀이), 향토음식 만들기, 제주오름 등반, 마을지도 제작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처럼 어멍아방농촌유학센터의 활동은 2015년부터 자연스럽게 학교살리기에서 마을살리기로 확대됐다. 아이와 부모가 함께 생활할 수 있는 가족형 유학프로그램이 운영됐고 이는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마을이 살아나면서 이곳으로 이주해온 이주민들도 늘어났다. 이주민이 늘면서 원주민과의 마찰도 일어나며 새로운 과제에 당면하게 됐다.

이에 원주민과 이주민간의 벽을 허무는 ‘혼디(함께)’사업을 진행했다. 혼디는 제주도 방언으로 ‘함께’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단어다.

원주민들과 이주민이 함께 ‘마을길 걷기’, ‘영화보기’, ‘공예체험 같이하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해 서로 교감하며 벽을 허물었다. 인사만 나누던 이웃들이 서로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하게 된 것.

어멍아방농촌유학센터 관계자는 “마을공동체는 주민들의 공통된 문제,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모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마을에 당면했던 문제는 학교 살리기였고, 학교를 살리고 나서는 교육 살리기였다. 교육을 살리다 보니 자연스레 교육의 내용이 좋아지고, 교육의 내용이 좋아지니 학생 수가 늘어난 것이고, 학생 수가 늘어나니 돌봄이 필요한 상황이 온 것이다”며 “하나의 과제를 해결하면 또 다른 과제가 지속적으로 생겼고, 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협동조합이 계속 변화해 왔다. 매시기와 순간에 맞게 바뀌는 것이 마을공동체가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조건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 행복마을 염색체험(인화로 사회적 협돌조합),

#전 세대를 아우르는 ‘인화로 사회적협동조합’

인화로 사회적협동조합은 일도2동 주민들이 주체가 되고, 서로 힘을 모아 행복한 마을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시작된 비영리 법인이다.

마음이 맞는 7명이 뜻을 모아 지난 2017년 시작했고, 현재 300여명에 달하는 조합원이 일도2동 주민들이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인화로 사회적협동조합은 제주시 인제 수협사거리 ‘사람꽃 마을카페’를 거점으로 행복한 마을공동체를 위한 생활문화 프로그램을 일도2동 주민들에게 제공한다. 요가, 코어운동, 필라테스, 마술, 요리, 명상, 연극, 인문학 등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신청 받는다.

어린이부터 은퇴자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은 주민들이 자신의 재능과 욕구에 맞는 삶의 기술을 습득해 더 건강하고 풍요로운 공동체 생활의 주인공이 되도록 한다.

특히, 경력단절 여성, 주부들의 선호도가 높다. 인화로 사회적협동조합은 취미와 취업(창업)의 특성을 나누어서 운영한다. 조합 내에 취업(창업)을 희망하는 조합원들을 따로 모아 그들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구성해 경제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어 경제활동을 원하던 경력단절 여성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

인화로 사회적협동조합은 제주지역 방과 후 마을학교 ‘마을 키움터’ 중 한곳으로 교육공동체와 육아공동체의 역할도 하고 있다. 지난해 인화로 사회적협동조합은 매주 주중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전래놀이, 그림책 놀이, 소품만들기, 보드게임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구성해 동광초와 인화초 학생 등을 대상으로 제공했다.

당시 인화초는 겨울방학 석면 공사를 앞두고 있어 방학 기간 오전 시간에 아이들을 맡아줄 것을 인화로사회적협동조합에 요청했고 인화로 사회적협동조합이 수락하면서 동광초와 함께 진행한 것.
또, 어르신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만족도가 높다. 인화로 사회적협동조합은 5060세대부터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5060 공동체 마을놀이 활동가 양성프로그램 ‘마을 놀이를 품다’가 그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5060세대의 경험과 인적, 물적 네트워크의 장점을 활용한 활동을 통해 자긍심을 높이고,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시점에서 자신의 역량을 개발하고 강화하는 배움과 나눔을 실천하는 자원활동가와 강사활동을 모적으로 제주도의 노인복지기금 사업으로 기획·진행됐다.

↑↑ 캘리그라피(인화로 사회적협동조합).

인화로 사회적협동조합은 주민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니즈’를 파악했고, 맞춤형 프로그램을 구성해 주민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주민들의 고민을 하나 둘 씩 해결하고 있다.

이같은 활동에 인화로 사회적협동조합은 ‘2019 공동체 우수사례 발표 한마당’에서 일자리가 있는 문화·복지공동체 프로그램, 영유아와 장년층이 함께하는 인문학 체험 등 다양한 인적 자원을 활용한 인큐베이팅 사업이 긍정적 평가를 받으며 우수상에 선정, 행안부장관상을 수상했다.

인화로 사회적협동조합 관계자는 “인화로 사회적협동조합은 일도2동 마을 사람들이 서로 힘을 모아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 방법이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지역주민들이 자유롭게 만나고, 배우고, 이로움을 판매하는 공간으로서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고, 운영 수익금은 지역의 소외계층과 공익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일도2동 주민들뿐만 아니라 제주 모든 주민들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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