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 활성화, 보행로가 정답

퇴계로 명동 동대문시장··· 차로 줄여 상권에 활력

박근영 기자 / 2020년 1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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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대문 역사문화공원의 한 곳.

서울시가 내·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주요 관광지에서 차도를 줄이고 보행자통행로를 늘이는 방향으로 상권활성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11월 9일 서울시에 따르면 동서 방향(동대문~충무로~남산~명동~남대문시장)으로 연결하는 대표적인 관광·상업가로지만, 좁고 걷기 불편했던 ‘퇴계로’가 걷기 편한 보행친화거리로 재탄생한다. 명동, 동대문시장 등 인근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계획에는 기존 6~8차로를 4~6차로로 과감히 줄여 보행로 폭을 최대 3배까지 확대했다.

전 구간 자전거도로를 신설하고 서울시 전용 대여 자전거인 ‘따릉이’ 대여소와 나눔카 주차장을 새롭게 조성해 공유교통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가장 먼저 퇴계로2가(명동역 인근)~광희동사거리(동대문역사공원 인근) 1.5km 구간에 대한 ‘퇴계로 도로공간재편사업’을 이달 말 완료한다고 밝혔고 내년 초 ‘세종대로 사람숲길’까지 마무리하면 광화문광장으로부터 명동과 동대문까지 아우르는 중심 상권지역을 전통과 현대의 멋과 맛을 만끽할 수 있는 거리로 재탄생한다.

이 같은 서울시의 계획은 궁극적으로 ‘보행’이 소비를 촉진하고 문화를 이끈다는 간단한 원리를 적용한 것이다.

차량 속에서는 어떤 소비도 일어날 수 없고 다만 흘러갈 뿐이지만 걷는 속에서 다양한 욕구들을 자연스럽게 느끼고 충족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사례는 인사동과 북촌이 주말 및 공휴일 차 없는 거리를 선포하는 것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경주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관광객이 뜸한 와중에도 주말이면 주요 관광로가 차들로 북적인다. 첨성대 뒷길과 황리단길 등은 정책적으로 차량의 통행을 최대한 억제할 준비가 필요하다. 걷는 사람은 차와 매연을 피해 상가를 외면하고 꽉 막힌 도로, 차 속에서 시간 뺐기는 사람들은 소비욕구보다 짜증과 피로에 시달릴 뿐이다. 차 없는 거리를 선포하고 나면 처음에는 당혹스럽게 생각해도 몇 주만 지나면 차는 알아서 줄어들고 보행자는 한껏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서울시가 과감히 차로를 줄이고 보행로를 늘이겠다고 나서는 것은 그것을 익히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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