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5, 바쁘게 사는 서울

서울사람들, 고향 못가는 마음 더 애틋해

박근영 기자 / 2020년 09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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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6:15 잠실대교 근처 올림픽대로 모습
↑↑ 06:15 잠실대교 근처 올림픽대로 모습

많은 지방 사람들, 특히 경주처럼 느긋한 여유를 중요시하는 전통도시 사람들은 서울 사람들의 삶이 이해되지 않을 때가 있다. 틀에 박힌 일상과 빡빡하게 짜진 일정, 미리 정해두지 않으면 약속조차 아무 때나 되지 않는 야박함 등으로 서울사람들을 본다. 오죽하면 ‘서울깍쟁이’라는 말이 생겼을까?

그렇게 생각해도 지나치지 않다. 사진의 시간은 정확하게 지난 14일 오전 6시 15분, 잠실대교 근처 올림픽대로에서 찍은 사진이다. 이 시간에 차가 이렇게 많다. 비단 이날만 그런 것이 아니고 대부분 날들이 다 그렇다. 정확하게 말하면 코로나19로 재택근무 등이 장려되어서 차가 좀 덜 나온 상태다.

지하철 상황은 더 복잡하다. 지금은 지하철이 코로나19 전파의 우려로 거의 50%대 이하로 이용률이 떨어져 있지만 평소의 지하철이라면 6시만 되면 첫출발지에서 두세 정거장만 지나도 앉을 자리가 없고 너댓 정거장 지나면 벌써부터 붐비기 시작한다.

서울은 이런 도시다. 바쁘고 부지런한 도시···, 그래서 활력에 넘치지만 그만큼 빡빡하고 매정한 도시이기도 하다. 이 시간에 도로를 달리는 사람들은 특히 더 그럴 것이다. 그래서 이들이 측은히 여겨지기도 한다. 언제나 새벽을 깨우며 일어나 늦은 밤을 달래며 돌아오는 사람들. 지금은 코로나19까지 피해 다녀야 하니 그 정황이 더욱 애틋하다.

대부분 출향인들이 청운의 꿈을 안고 서울로 온 후 처음 생활이 가장 견디기 힘든 이유로 어디를 가나 복잡하고 바빠서 적응 되지 않는 것을 꼽는다. 그러니 늘 넉넉하고 여유로운 고향을 그리워하는 것이다. 그래서 추석, 설이라도 고향에 가려고 그 기를 쓰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올해 추석은 그런 마음을 내려놓아야 할 성싶다. 일 년에 기껏 한두 번인 고향나들이를 못하는 ‘고향 떠난 서울 사람들’의 마음은 처연하다. 고향에서 자식들 그리워하고 손주들 재롱 보고 싶어 하는 어른들의 바람이 어그러지는 것만큼이나. 그래서라도 코로나19를 함께 힘 모아 하루라도 빨리 물리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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