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존층 지키는 (주)오운알투텍 황병봉 대표 “프레온 가스 수거가 지구 지키는 일입니다”

사방에서 프레온 냉매를 대기로 날리며 방치
법적 규제, 시행세칙 반드시 제정돼야

박근영 기자 / 2020년 09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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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병봉 대표이사

경주출신 황병봉 대표이사가 이끄는 ㈜오운알투텍이 최근 여러 방면에서 기록적인 성과들을 올리고 있어 주목된다. ㈜오운알투텍은 지구 생명을 위협하는 가장 큰 적 프레온 가스 패냉매를 수거해 대기방출을 방지하고 수거된 패냉매를 재생해 다시 새로운 프레온 가스로 생산하는 친환경기업이다.

우리에게 흔히 듀폰의 상표명인 ‘프레온 가스’로 알려져 있는 수소 염화 플루오린화 탄소(hydrochlorofluorocarbons, HCFCs - 이하 프레온 가스로 칭함)는 일상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을 만큼 요긴한 화학물질이다. 냉동창고나 냉장창고에 기본으로 쓰이고 각종 냉동·냉장 기계에 사용하며 무엇보다 가정용 에어컨, 자동차용 에어컨 등에 사용되고 있다. 요즘처럼 식품가공과 유통 전반에서 냉동과 냉장의 필요성이 커진 사회에서 프레온은 문자 그대로 만능 치트키의 역할을 도맡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 프레온 가스는 환경을 파괴하는 가장 위험한 화학물질이기도 하다. 특히 프레온 가스의 무절제한 방출로 인해 지구 대기권은 급격히 오존층이 파괴되었을 뿐만 아니라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프레온은 이산화탄소에 비해 1000배 넘는 위험도로 지구를 위협하고 있지만 이산화탄소에 대한 각종 규제나 제재는 많은 반면 프레온에 대해서는 아직도 무감각한 상태다. 오죽하면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7년 최근 자료에도 이산화탄소(CO2), 메탄(CH4), 아산화질소(N2O), 폐냉매인 수소불화탄소(HFCs), 과불화탄소(PFCs) 육불화황(SF6) 등을 중요한 온실가스 형성물질로 규정하고 통계치를 발표하고 있는데 여기서 수소불화탄소와 과불화탄소가 바로 프레온에서 생성된 가스다. 이 가스들은 오존층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하는 대표적인 악성화학물질이다.

이런 심각한 오존층 파괴 오염물질을 규제하기 위해 국제연합 환경계획(UNEP)이 1989년 1월 1일자로 몬트리올 의정서(Montreal Protocol)를 채택, 점진적으로 프레온 가스를 포함하여 오존층을 파괴할 우려가 있는 화학물질의 생산을 줄여나가 2030년에는 전 세계에서 생산을 중단시키는 것으로 결의했다. 처음 46개국이 서명한 이 의정서에 지금은 200여 개국이 가입 서명했다. 그만큼 오존층 파괴가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1992년 2월 가입비준서를 UN사무국에 냈으며 5월에 가입국이 됐다. 개발도상국 지위를 인정받고 있는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 특례조항에 따라 그 일정을 적용받고 있지만 프레온 가스의 사용 중단은 우리나로도 멀지 않았다.

“직장생활하던 2009년부터 이명박 정권 당시 기후변화에 관련한 여러 가지 위험성을 예측하고 이에 대비한 기업활동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당시 미국은 재생냉매 사용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었고 폐냉매를 수거하여 재생하는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있었는데 우리도 곧 그런 시대가 온다고 예측했지요”

황병봉 대표는 5년 정도 이 사업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분석한 뒤 2014년에 직장을 그만두고 이 부분(폐냉매 재생처리) 한국기업 1호로 허가 받으며 마침내 험난한 사업의 길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막상 사업을 시작하고 보니 예측하지 못한 일들이 도처에서 쏟아져 나왔다. 가장 큰 변수는 관련 온실가스 냉매 배출기업들이 냉매 회수 및 안정적 처리를 환경보호의 관점이 아닌 비용의 관점에 판단해 거의 회수처리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우리나라 역시 프레온 가스에 대한 유출 방지와 수거 등이 법으로 정해져 있지만 이것을 구체적으로 제재하는 시행세칙이나 벌칙조항이 없거나 유명무실하기 때문이다.

“생활주변에서는 냉장고 냉매부터 자동차 냉매까지 전부 하늘로 버려지는 겁니다. 이사하면서 에어컨 옮길 때도 냉매를 수거해야 하는데 대부분 업체들은 냉매가 들어있는 배관만 툭 잘라버리고 말지요. 이렇게 하면 프레온 가스들이 어디로 가겠습니까? 모두 우리를 지켜줄 하늘로 올라가 오존층에 구멍을 내고 지구온난화를 가속화 시키죠. 안타깝습니다!”

황병봉 대표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코로나 전부터 미세먼지에 맞서기 위해 마스크를 사용했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심각하게 문제시 해 디젤 자동차 사용을 규제하거나 노후 디젤차량의 도심 통행을 단속하여 과태료를 물리는 등 강경한 정책을 사용하듯 프레온 가스에도 반드시 그런 경각심이나 강제조항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환경문제로 치면 프레온 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천배에서 만배는 더 심각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단지 이산화탄소는 우리에게 익숙할 뿐이지요. 프레온 가스는 지구 온난화, 해수온도 상승 등 훨씬 빠르게 악화시키고 훨씬 회복하기 힘든 환경재앙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지구온실효과로 인한 우리나라의 피해도 매우 가시적이다. 지구의 밸런스가 근래 십 수 년 만에 눈에 띄게 무너졌다는 생각이 절실할 정도다. 우리나라의 경우 해수온도가 상승하면서 명태가 급격히 사라지고 한류성 양식업이 폐사하고 아열대성 어류들이 나타나는 등 각종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올해도 그렇지만 태풍의 발생 시점이 이전과 사뭇 달라졌고 강력함 또한 훨씬 흉포해졌다. 여름이 덥지 않고 강우 분포도 완전히 달라졌다. 겨울이 추워야 농사도 잘 된다고 했는데 눈도 급격히 줄었고 춥지도 않아 봄 가뭄이 심각할 정도다, 이런 광범위하고 심각한 문제에 오존층 파괴라는 원인이 숨어있고 그 내면에 프레온 가스를 함부로 버리는 환경적 몰이해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가 프레온 사용과 규제에 대해 강도 높은 의지를 가지고 실천해야 하고 관련 기업들 역시 프레온 수거를 장기적인 재투자 사업으로 여기고 적극적으로 수거해야 합니다”

황병봉 대표는 최근 들어 자동차를 폐차하거나 폐냉장고를 분해할 때 프레온가스를 따로 수거하는 당위성이 강조되고 현장에서도 그런 작업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도 태부족이라며 이를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들과 긴밀한 협조를 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특히 기업들에 대해서는 프레온 수거를 단순히 의무감에서만 할 것이 아니라 기업의 재투자라는 측면에서 실천할 것을 제안한다.

-2030년 이후 프레온 가스 생산 전면 중단, 기업들 재투자 의미로 프레온 수거에 집중해야
“2030년 이후가 되면 프레온 가스는 생산도 못하게 되는데 그렇다면 결국 지금 도처에서 버려지고 있는 프레온 가스들을 차곡차곡 모아야 생산되지 않은 후에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걸 재투자로 생각하면 반드시 그 보답을 받을 것입니다”

우리나라 프레온 재생 사업에서 또 하나의 문제는 중국의 값싼 제품들이 들어오는 것이다. 황대표는 중국의 거대 자본력이 프레온 가스 생산에 뛰어들었고 그 결과 생산량이 넘쳐 중국의 값싼 프레온 가스가 대거 들어오면서 국내 온실가스 재생산업 경쟁력이 상당히 떨어졌다고 지적하며, 이 역시 국가가 새로운 자원을 소홀히 다룬 또 다른 방임의 결과라고 지적한다. 대내적으로는 패냉매 수거가 구조적으로 어렵게 진행되고 대외적으로는 값싼 냉매가 공급되니 이래저래 양날의 칼에 선 것처럼 힘들었다고 고백한다.

“저는 자신을 한 번도 애국자나 환경운동가로 생각한 적 없습니다. 다만 이 사업을 해오면서 저도 모르게 내 주변의 환경을 지키고 아름다운 지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 것이 들었습니다. 그 만큼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이겠지요”

그렇지 않고 현실적인 수익성만 보고 사업했다면 무척 고달팠을 것이라며 회고한다.

마침 황병봉 대표는 최근 좋은 소식을 하나 접했다. 공공기관인 ㈜한국남부발전(사장 신정식)이 기후변화에 대한 능동적 대응을 위해 오운알투텍과 손잡고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이다. 이에 따라 오운알투텍은 전국 폐냉매 회수처 확보 및 온실가스 감축사업 추진을, 남부발전은 자금지원 및 선진경영시스템 전수를 담당하기로 했다.

“매년 한번 사용하고 버리는 에어컨 가스 충전용기가 110만 개에 이릅니다. 이는 이산화탄소 1200만 톤과 맞먹는 엄청난 공해요인입니다. 가스통을 새것으로 교차할 때 고작 3Kg의 고철을 얻기 위해 우리의 하늘을 버리는 꼴이지요. 앞으로 이런 일을 최소화하는데 저희 회사가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황병봉 대표의 입장에서는 아직도 프레온에 대한 염려가 떠나지 않는다. 특히 대형 쇼핑몰 등에서 돌아가는 시스템 에어컨 같은 것을 보면 자기도 모르게 가슴이 섬뜩해진다고.

“일본의 경우 프레온 가스에 대한 EPR(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이 엄격히 시행되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런 제도적 장치가 하루 속히 실행되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2003년부터 EPR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건전지, 타이어, 포장재, 윤활유 등 15개 사항에 머물러 있을 뿐 프레온 가스에 대한 제도는 아직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

“환경을 생각할 때마다 저는 스티븐 호킹 박사(1942~2018)의 충고를 늘 떠올립니다. 기후변화에는 임계점이 없습니다. 인류가 안전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 우리 스스로 지구를 아낄 줄 알아야 합니다. 프레온 가스를 잘 관리하는 것은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숙제입니다”

경주고 졸업 후 영남대학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한하고 LG전자와 쌍용자동차 등에서 연구직으로 활동하던 황병봉 대표는 고향 안강이 가깝다는 이점에 포스코의 탄소배출과 포항경주 인근 완성자동차 분해 시 발생하는 프레온 등을 잡겠다는 차원에서 포항에 공장을 설립했다고 술회한다. 앞으로 내적 안정을 다지면서 우리나라 냉매 수거사업을 본격적인 괘도에 올려놓겠다는 각오다. 그것이 사업의 성공과 함께 대한민국의 환경을 지키는 가장 중요한 숙제라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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