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다리, 외지인 입장료 차이가 상품권으로!

원주 간현관광지 기발한 소비창출 아이디어

박근영 기자 / 2020년 0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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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서울 사는 왕원표 씨(55)가 경주가 꼭 참고할 만한 곳이 원주에 있다며 취재를 적극 추천했다. 원주 소금산의 출렁다리 입장료가 그것. 출렁다리 입장료는 원주시민들은 1인당 1000원이지만 외지인들에게는 3000원을 받는다. 입장료만 봐서는 원주시민들에 비해 차별 받는 듯해 순간 씁쓸한 한 기분을 감출 수 없다.

그러나 입장권과 함께 나오는 상품권을 받아 든 순간 씁쓸함은 간데없고 기분 좋은 웃음이 귀에 걸린다. 시민들과의 차이인 2000원이 고스란히 상품권으로 주어진 것.

‘원주사랑상품권’이라는 이름의 이 상품권은 2018년 7월 원주시 소재 소금산 ‘출렁다리’에 입장료를 받으면서 처음 만든 상품권이다. 이 상품권은 간현관광지 내에서 뿐만 아니라 원주사랑 가맹점에 등록된 원주시내 상가들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서 시민들에게 큰 각광을 받은 대표적인 아이디어 상품으로 알려져 있다.

소금산 출렁다리는 2018년 1월에 개장해 한 해 동안 무려 185만명이 찾았지만 입장료를 받은 것은 그 해 7월 이후. 입장료를 처음 받을 당시 원창목 원주시장이 ‘입장료를 외지 관광객과 차별화 하는 대신 상품권으로 돌려줘 관광객들의 구매욕구를 높이자’는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실천한 것이 지금에 이른다고.

이 아이디어로 2018년 7월부터 12월까지 내방한 외지인 입장객 40만5000명, 8억1000만 원, 2019년에는 전체 75만 입장객 중 외지인이 66만6000명 무려 13억3000만 원에 이르는 큰 액수가 상품권으로 지불됐고 이는 고스란히 간현 관광지와 원주시내 상가로 회수됐다고.

간현관광지 김태용 관리소장은 “이 상품권은 기본적으로 외지 관광객들의 구매욕구를 자극하는 촉매로 쓰입니다. 그러나 상품권을 가지고 상가에 가시는 관광객들이 실제로는 상품권보다 훨씬 많은 비용을 쓰고 가시므로 경제효과는 몇 배나 높은 편입니다”고 했다.

김태용 소장은 2019년 이후 다른 지자체들이 앞 다퉈 출렁다리를 만들었고 특히 2020년은 연초부터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방문객이 급감해 올해는 예년에 비해 효과가 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관광객 감소에 따라 상품권 이용도 시내보다는 간현관광지 내로 국한되는 편이지만 상품권의 효과는 상당하다고 설명한다.

원주의 경우 관광지가 간현관광지로 거의 유일하지만 경주는 관광지간 연계성이 훨씬 긴밀해 입장료 차별전략은 매우 유용해 보인다. 딱히 경주시 전체가 아니라도 개별 민간 관광지에서 써먹을 만한 아이디어다. 특히 경주는 시민들에게 관광지 무료입장의 혜택을 주고 있어 외지인들 입장에서는 차별받은 기분을 떨칠 수 없다. 더구나 경주는 외지 관광객이 1500만명에 달해 원주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대표적 관광지다. 원주 간현관광지의 아이디어를 경주에 도입한다면 관광객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시민들에게 훨씬 더 큰 경제적 혜택을 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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