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전으로 돌아온 김일윤 전 의원-‘에밀레 종은 울고 있다’ 숨 가쁜 정치역정 그려!

정치인생 대내외 활동 등 회고

박근영 기자 / 2020년 0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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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관용 전 국희의장 등 주요 내빈과 함께 한 기념촬영.

경주 정치인 중 가장 많이 시민의 선택을 받은 반면 정치적으로 가장 많은 시달림을 받은 정치인 역시 김일윤 전 의원일 것이다. 또 신라고와 서라벌대학, 경주대 등 경주에서 유일하게 고교와 대학을 함께 운영하며 경주의 교육 발전과 기타 다방면에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했으나 여러 가지 재단문제로 인해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아오고 있기도 하다.

지난 13일 원석회관에서 김일윤 전 의원이 자신의 일대기를 정리한 자서전 ‘에밀레종은 울고 있다(동아일보사)’를 펴내고 600여 경주시민들 앞에서 경주의 발전방향을 주장해 화제를 모았다. 이 책에서 김 전 의원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자신의 정치적 업적을 알리는 한편 자신을 둘러싼 몇 차례의 정치적 외압을 공개함과 함께 특히 지난 2009년 확정된 자신의 선거법 위반 확정판결에 대해 논란의 불을 지폈다.

“오랜 기간 준비하고 출판하려던 계획을 가지고 있어서 더 늦기 전에 자서전을 발간하게 됐습니다. 또 경주가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나름대로 방향성을 제시해보고 싶었고 많은 시민분들이 가지고 있었던 의혹을 풀어드리고 싶기도 했습니다”

이번에 출판한 책은 모두 5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는 어린 시절 어려운 가정형편을 극복하며 꿈을 키우던 청소년기와 대학시절을 그렸다.

2부는 9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를 결심한 1972년 말 이후부터 제12대 국회에 당선돼 초선의원으로 활동하던 1987년까지의 정치적 도전을 그렸다.

3부는 경주에 신라고와 서라벌대학, 경주대를 설립하면서 일어난 여러 가지 상황과 정치적 역경, 경주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경험담을 썼다.

특히 정치상황의 변화 속에서 무산될 뻔 한 ‘고속철도 경주유치’에 대한 긴박했던 상황에 대한 회고와 ‘고도보존에 관한 특별법’ 제정에 대한 회고가 주를 이뤘다.

이어 4부는 김일윤 전의원이 가장 절실하게 다루고 싶었던 이야기를 쓴 것으로 보인다. 1992년 제14대 국회 출마를 위해 활동하던 중 안기부의 압력을 받고 로스엔젤레스로 쫓겨나야 했던 정치적 탄압과 1993년 대학과 관련해 검찰에 구속돼 1996년까지 법정투쟁 끝에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사연, 다시 도전한 제15대 국회에서 무소속 출마해 당선되면서 도중에 겪어야 했던 선거 조작극으로 재판 받아 승소한 이야기, 특히 제18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되고 곧바로 선거법 위반으로 실형을 살면서 10년간 선거·피선거권이 제한된 것에 대해 억울하다는 주장을 담았다.

“언젠가 한 번은 이런 기막힌 사연들을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부 가까운 지인들은 알고 있지만 대다수 경주시민들과 저를 지지해주셨던 분들 중에는 끝내 의혹만 가진 채 아직도 제가 죄인인 줄 아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 자서전을 들고 포즈 취한 김일윤 전 의원.

-시민의 관심사 경주대 문제 향후 행보 눈길!!

제5부는 국회의원 재직시와 정치적 야인시절을 통털어 유네스코 한국위원, 라이온스 한국대표 등으로 활동하며 러시아와 중국에 라이온스를 세우고, 북한에 라이온스 이름으로 안과병원을 설립하는 등 인류공영에 이바지한 대한 이야기와 세계수도문화연구회를 운영하며 경주를 세계 속에 알려온 일, 국제사회봉사의원연맹(IPSS)를 조직하고 초대회장을 맡아 활동하던 일화 등을 다뤘다.

이외에도 책에서는 한수원과 관련한 경주시내 이전이 무산된 점에 대한 정치인들의 안일을 성토했고 신재생 에너지융복합타운 건설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행과 관련 경주정치권의 주도적 대처에 대한 주문도 실었다.

“정치인은 해당 지역 시민들의 뜻을 펴야 하고 해당지역이 잘 되도록 앞장서서 노력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때문에 경우에 따라 정당의 정책방향과 상관없이 해야 할 일이 있고 소속 정당을 설득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굳이 시기적으로 총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이 책을 낸 뜻을 물었으나 김 전 의원은 앞에서 적은 대로 오랜 계획, 정책제안의 적기, 정치적 의혹 해소에 대해서만 언급했을 뿐 이외의 다른 뜻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김 전 의원의 출판기념회가 열린 다음날 14일 오후 3시에는 화랑마을 기파랑관에서 정진후 경주대 총장과 장윤익 전 경주대 총장, 대학관계자들과 시민단체, 시민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경주대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는 경주대의 발전적 비전이 제시됨과 아울러 김 전 의원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됐다.

하루 차이를 두고 일어난 김 전 의원과 관련한 두 가지 행사는 김 전 의원에게나 경주시민들에게 중요한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김 전 의원은 학교 설립자로서 경주대학을 둘러싼 문제에 대해서는 대다수 대학 관련자들의 요구와 시민사회가 제시하는 해법에 대해 적극적으로 귀 기울이고 다수가 만족하는 방향으로 진행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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