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송재용 감독, 3.1운동 100주년 맞아 서양음악사 강연

고종황제 시절 우리나라 서양음악단 최초 창설, 붕어 계기로 3.1운동 일어나

박근영 기자 / 2019년 0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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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군 군악대 장교들에게 강연하는 송재용 감독.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경주출신 음악가 송재용 감독(뉴코리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이 지난 21일부터 국군 주요부대를 중심으로 전국 군악대 장교들을 대상으로 서양음악사를 강연하고 있어 화제다.

송재용 감독이 군부대에서 강연한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음악단이 고종황제 시절 군악대로 시작했기 때문에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이를 주시한 육군본부의 독립운동기념 사업 일환으로 강연이 시작된 것이라고.

송재용 감독은 “우리나라에서 고종황제 이전에도 서양음악이 있었지만 천주교 찬송가와 관련 하모니카나 풍금 정도였다. 본격적으로 서양음악이 창설된 것은 고종황제 때인 1901년으로 당시 군악대를 시발로 시작됐다”고 전하며 “을사늑약으로 순국한 충정공 민영환 선생과 윤치호 선생 등 4명이 러시아 니콜라이 2세 대관식에 초대돼 참석한 후 귀국해 대한제국에 걸맞은 서양음악단 창설을 건의했고 이로써 50명 규모의 서양음악단이 창설됐다”고 설명했다.

송 감독은 “공교롭게도 음악단을 교육하고 지휘한 사람은 독일인 프란츠 에케르트 씨인데 이분이 우리나라에 오기 전 일본에서 20년 가깝게 머무르며 황실음악단을 교육·지휘했고 일본국가를 작곡했다. 또 그는 우리나라에 와서도 대한제국국가를 작곡했는데 우리나라 음악단의 실력이 일본에 월등히 앞선다고 술회했다. 그는 대표적인 친한파로 한국에서 숨을 거두었고 양화진에 묻혀있다”고 전했다.

고종황제는 조선왕조의 마지막 왕이자 최초의 황제로 그의 정치적 역량에 대해 많은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 원인 모를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러나 고종의 붕어가 계기가 돼 우리국민의 독립의식이 고취됐고 이것이 3.1운동과 상해임시정부 수립, 청산리 대첩 등 전방위 독립전쟁으로 이어지는 도화선이 된다.

“대한제국이 일본에 강제합병 된 후 우리의 양악음악단은 이왕직 아악부에서 명맥을 유지하다 결국 폐단됐고 왕실양악단에서 연주하던 음악가들이 휘문, 보성, 중앙 등 당시 전문학교들에 들어가 서양음악을 가르치는 지도자로 전환돼 우리나라 근대 서양음악의 기틀을 잡았습니다”

송 감독에 따르면 우리나라 양악단은 암울한 식민지 우리사회 저변에 음악을 매개로 독립의 불길을 당긴 숨은 병기였던 셈이다.

독일인 에케르트가 대한제국에 온 것과 반대로 독일 베를린에서 음악을 전공한 송 감독은 남다른 감회에 빠진다. 송 감독은 경주 문화고 재학시절 클라리넷을 익힌 후 독일베를린 국립음악대학에서 우리나라 유학생 중 관악기 부분 최초의 졸업자로 기록됐다. 귀국 후 단국대학교 기악과 교수를 지내며 국제적인 음악단과 국내 유수의 교향악단과 협연하며 부천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음악단 활동을 시작했다.

특히 현재 감독으로 재임 중인 뉴코리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전신인 서울솔로이스트 오케스트라를 직접 창단하고 감독으로 활동하면서 사회적 재능기부에 혼신을 다해 왔다.

‘찾아가는 음악회’ 형식으로 클래식이 미치지 못하는 전국의 낙도와 지방학교, 포항과 백령도의 해병대 기타 군부대 등을 찾아다니며 음악으로 사랑을 전파했다.

지난해는 3.1운동 99주년을 맞아 탑골 공원에서 고종황제가 처음 양악대를 만들어 음학회를 연지 117년 만에 탑골공원 국제음악회를 개최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특히 송 감독은 음악단장인 이종구 박사와 이 음악회에 특별한 후원을 아끼지 않는 법무법인 율촌 우창록 대표변호사의 후원으로 매년 모교인 문화고를 찾아 수준 높은 클래식 음악을 선사하고 있다.

“제가 실시하고 있는 이번 강연은 단순히 음악사에 대한 강연이 아니고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애국활동입니다. 지금은 군부대 중심으로 강연하고 있지만 기업이나 학교에서 단체로 들을 만한 역사·문화적 가치도 높습니다”

한편 송재용 감독은 남북 간 화해무드에 편승, 고종황제 시대의 양악부가 어떤 곡을 주로 연주했는지에 대해 남북이 함께 연구하기를 기대하며, 특히 올해 뉴코리아 필하모닉이 독일과 미국에 초청돼 연주회를 여는 만큼 국내 클래식 음악팬들의 관심과 응원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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