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자녀 셋 모두 하버드 보낸 백만불 어머니 황경애 여사

자신이 배운 것을 사회를 위해 돌려줄 때 진정한 교육목적 성취

박근영 기자 / 2019년 01월 17일
공유 / URL복사

드라마 ‘스카이 캐슬’이 공전의 히트를 치고 있는 가운데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하게 자녀를 키운 경주 사람이 있어 주목을 끈다. 스카이 캐슬의 소재는 서울대 의과대학을 향해 피도 눈물도 없는 경쟁을 부추기는 금수저 학부모들의 과도한 집착이다. 특히 극중에 등장한 하버드대학은 학부모와 학생들의 로망으로 표현됐고, 하버드 그 자체로 백악관과 세계 지도자로 연결됐다. 오죽하면 극중 주인공 한 명이 가짜 하버드 학생으로 나왔을까? 이 와중에 딸 둘, 아들 한 명을 하버드에 넣은 것도 모자라 백만불 장학생으로 키워낸 신화적 어머니가 존재하고 더구나 그가 경주 출신이다.

-팀워크 강조하는 교육 시스템, 글로벌 시대 선결과제
‘백만불 장학생 어머니’ 황경애 여사(작가, 방송인)의 자녀들은 드라마 ‘스카이 캐슬’의 주인공들보다 더 드라마틱한 공부천재들이다. 그러나 그들의 천재성은 과도한 경쟁과 전쟁 같은 입시지옥과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다. 오히려 그들은 팀 학습에 충실했고 자신의 실력을 자기보다 못한 친구들과 나누기를 서슴지 않았다. 방학 때는 어김없이 리더십 캠프와 봉사활동을 다니면서 어려운 이웃, 가난한 나라 친구들을 위해 봉사했다. 피아노와 바이올린 등 악기에 열중해 학내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활동하고 운동도 수준급으로 즐겨 각종 스포츠 선수단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말로만 들으면 가히 꿈같은 일이지만 미국의 교육시스템은 아주 어린 유년시절부터 팀 공부와 예체능 활동, 사회에 대한 봉사를 익혀야 좋은 대학을 갈 수 있도록 제도화 돼 있기에 이것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이게 미국만의 이야기라고 치부하기에는 글로벌 시대 함께 살아야 할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존립이 염려됩니다”

입시위주의 교육에 대한 황경애 여사의 교육관은 예체능 비중에 있어서도 단호하다.

“우리나라 고등학교에서는 음악이나 체육, 미술을 소홀히 하는데 이건 정말 잘못된 폐습이에요. 건강한 육체 속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고 그 결과 집중력이 강화되고 잡념이 사라지지요. 음악, 미술 같은 문화적 역량이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관건인데 그걸 못하게 하고 공부만 강요하니 청소년 자살률이 세계 1위가 되는 것이지요”

-하버드 수석졸업 후 과감히 봉사활동에 매진 선교사로 거듭나기도
한편 실제 황 여사 자녀들의 스펙들은 문자 그대로 가공할 만하다. 첫째 최은혜(33) 씨는 하버드 법대를 졸업 후 전미 외교관 50%가 나왔다는 프레츠 대학원을 나왔다. 백악관에서 딱 드라마에서처럼 오바마 행정부에서 정책담당관으로 활약했고 정권이 바뀐 후에는 국무성, 국회의사당 등을 거쳐 뉴욕시 행정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대단한 정치력을 발휘하면서 특히 한국계, 아시안계 시민들의 인권을 대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둘째인 아들 최성찬(31) 씨는 하버드 재학 중인 19세에 미국 외무고시에 합격한 수재인데다 6개 외국어, 특히 히브리어, 아랍어, 터키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구사하는 실력을 바탕으로 분쟁지역 팔레스타인에서 난민구제 관련 봉사활동을 했고 이후 터키 대학에서 교직원 겸 강사로 활동하며 터키어로 학생들을 가르치기까지 했다.

셋째인 딸 최은희(29) 씨는 하버드를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한 후 자신에게 부여될 온갖 특혜를 과감히 포기하고 5년간 아프리카와 남미 등에서 봉사활동에 전념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탈북자, 고아, 노숙자 등을 위해 봉사하고 ‘밥퍼’를 실천하는 등 하버드 법대생이 취할 만한 사회적 출세와는 전혀 상관없는 생활을 하다 미국으로 돌아갔다.

당시 은희 씨에게는 실제로 ‘스카이 캐슬급’ 강남의 유명 학원들이 앞 다투어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강사로 초빙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기도 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오히려 고아들을 위한 기금 마련 국토 순례, 불우이웃을 위한 부산~서울 자전거 종주 모금 등 봉사활동에 전념했다. 봉사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한 그녀는 엉뚱하게도 하버드가 줄 수 있는 보랏빛 장래를 포기하고 새롭게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아이들에게 하버드는 삶의 가치가 아니었습니다. 하버드는 단순한 통과의례였을 뿐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들이 배운 것을 사회에 환원하고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살아가는 공존과 상생 정신이었습니다”

-자연스런 공부환경 조성, 봉사 위한 기도가 비결
황경애 여사는 공부를 억지로 시키지는 않되 어릴 때부터 책과 친하도록 유도하는 데는 남다른 주의를 기울였다고 술회한다. 큰 딸인 은혜 씨가 유치원에 들어갔을 때부터 1~4살 된 어린 동생들에게까지 함께 도서관에 다니고 화장실, 거실, 침실, 식탁 등 온 집안에 고루 책과 신문, 잡지 등을 비치해 언제 어디서나 책을 볼 수 있도록 했다. 텔레비전은 중요한 뉴스채널 이외에는 모두 차단한 반면 체육, 음악, 미술 등을 장려했고 전시회와 박물관, 각종 공연 등에 심취하도록 유도해 다양한 문화적 자양분을 흡수하고 이를 통해 희열을 느끼고 꿈과 소질을 개발하도록 했다.

한편 황 여사는 그 어떤 비결보다 중요한 것이 기도였다고 단호하게 선언한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황 여사의 기도는 혼자만의 출세나 경제적 성공이 아닌 이웃과 사회, 인류를 위해 사랑을 실천하는 한 차원 높은 기도였고 고맙게도 자녀들이 기도대로 성장해 주었다고 대견해 한다. 결국 드라마 스카이 캐슬에 대한 황 여사의 견해는 하나다.

“스카이(SKY)로 가는 것이 왜 문제겠습니까? 당연히 권할 만하지요. 그러나 그런 인재들일수록 자신의 영달에서 벗어나 자신이 배운 것을 사회를 위해 돌려 줄 때 진정한 교육의 목적이 성취되는 것이겠지요”

한편 황경애 여사는 전국을 돌며 참된 교육과 나눔에 대해 강연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경주에서는 자주 강연할 기회가 없어 고향 학부모와 학생들에게는 자신만의 비법을 전해 줄 수 없어 아쉽다고 털어놓는다.

좋은 어머니를 넘어 스스로 작가이자 방송인으로 활동하며 우리 사회에 참된 교육과 사랑의 씨앗을 뿌리는 황경애 여사를 만나고 싶은 독자는 본지 서울사무소(02-739-0420)로 연락주시기 바란다.
X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