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고교평준화 공론화가 첫 걸음(하)

고교입학 모두의 의견 반영돼야

이필혁 기자 / 2018년 10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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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입학 모두의 의견 반영돼야
평준화에도 기존 선호학교 선호경향 뚜렷

고교평준화가 도입된 후 40여 년이 지났지만 경주지역 고교평준화는 아직 공론화조차 논의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인구감소 요인 통계에 따르면 학업으로 인한 이주가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중학생을 학부모들이 인근 지자체로 이주를 하는 경향이 높았다. 이는 비평준화 지역인 경주 고교 입학에 대한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평준화 지역인 인근 포항과 울산 등지로 이주하는 경향이 높은 것을 방증하는 결과다.

지역 인구 감소의 원인으로 지역 고교 비평준화가 거론되며 고교평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 ‘고교평준화 이제는 고민할 시기’라는 기사를 통해 타지역 고교평준화 도입 현황을 비교, 지역 고교평준화의 도입의 가능성과 문제점 등을 보도할 계획이다.


경주시가 6월에 한국지방교육연구소에 의뢰한 ‘경주시 고교 평준화 예비타당성 조사연구’ 결과 지역에도 고교평준화 요구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고입전형에 대한 인식조사에서 불만족이 73%로 조사됐으며 현행 고등학교 비평준화 입시제도가 문제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78.7%에 달하는 등 고교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그리고 평준화 제도 전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81.9%가 필요하다고 답해 필요하지 않다는 18.1%보다 확연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단순히 고교 평준화 제도로 바꾸는 것이 아니라 이를 보안할 다양한 방안도 제시했다.

이들은 고교평준화 입시 제도를 도입할 시에 가장 필요한 것은 학교 간 교육력 극복이라고 제시했다.
조사에서 평준화 제도로 전환 시 가장 크게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한 응답으로 학교 간 교육력 격차 해소가 41.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학생의 학교 선택권 보장 33.1%. 통학거리 및 시간 23.5% 순의 의견이 제시됐다.

조사 대상자별로는 교사와 학부모는 학교 간 교육력 격차 해소문제를 가장 크게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고 학생의 경우는 학교 선택권 보장을 가장 고려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거주지별로는 대부분 학교 간 교육력 격차해소 문제를 가장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라고 응답했고 몇몇 지역에서는 학생의 학교 선택권 보장을 가장 높게 응답했다. 강동면과 내남면은 유일하게 통학 거리 및 시간을 가장 크게 고려해야 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준화 배정 방법에 대한 선호도 조사에서는 선지원 후 무작위 추첨 배정 방법(60.9%)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근거리 배정 방법이 26.1%, 무작위 추첨 배정 방법 11% 순으로 답했다.

평준화 시 쟁점이 될 수 있는 읍면지역 학교 평준화 대상 포함 여부에 대해서는 압도적인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평준화 전환 시 읍면지역 학교 포함 여부를 묻는 질문에 57.5%가 포함해야 한다고 답했고 불포함 의견이 41.3%로 답했다.

조사대상별로 보면 다소 상이한 결과가 나온다. 교사는 읍면지역 학교를 포함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55.4%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학부모도 불포함 의견이 52.4%로 조사됐다. 반면 학생들은 읍면지역 포함 의견이 73.9%로 높게 나타났다.

-남학교(공학 포함) 선호도
학생들은 고교 평준화에도 기존 선호도가 높은 학교를 선택했다. 경주시 소재 남자 고등학교인 경주고와 계림고, 무산고, 문화고, 신라고에 대한 선호도 조사에서 대부분 조사대상자들은 전통적 선호학교인 경주고를 1순위로 답했다. 그 뒤를 이어 계림고, 문화고, 신라고, 무산고 순으로 선호도를 택했다.
이는 교사를 비롯해 학부모, 학생들 모두 비슷한 의견이었다. 

다만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응답에서 2순위가 문화고, 3순위 계림고 순으로 다른 의견을 표했다. 여학교의 경주 소재 경주여고, 근화여고, 무산고, 선덕여고, 안강여고 등 여자 고등학교 선호도 조사에서도 기존의 서열 위주의 학교로 선호도가 나타났다.

응답결과를 살펴보면 경주여고, 근화여고, 선덕여고, 안강여고, 무산고 순으로 조사됐으며 이는 학부모, 교사, 학생 모두 응답이 유사했다.

-무작위 추첨 방식 선호
평준화 시행 시 학생 배정 방법으로는 성적에 관계없이 무작위 추첨 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66%로 가장 높았다. 그리고 성적 등급을 구분해 지망 순위에 따라 무작위 추첨 배정 의견이 31.9%로 조사됐으며 응답은 조사대상별, 거주지별로 유사한 응답 경향을 보였다.

-통학 시간은 30분 이내
설문 조사에서 통학시간의 최대 수용 가능 시간은 30분 이내의 시간이 적당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20분에서 30분이 77%로 가장 높게 조사됐으며 다음으로 30분에서 40분이 17.4%, 40~50분 3.1%, 50분 이상이 2.5%로 응답해 짧은 통학시간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 평준화 고교 선택에서 가장 중요한 점으로는 통학 거리가 가장 우선시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에서 1순위로 통학 거리 및 시간으로 답했고 2순위는 학생부 관리, 3순위 학업 분위기 순으로 조사됐다.

조사대상별로는 학생들이 1순위로 학생부 관리, 2순위 학생부 관리와 진학률, 3순위 학업 분위기로 답했다. 학부모와 교사는 1순위 통학거리 및 시간, 2순위 학생부 관리, 3순위 학업 분위기로 답했다.

평준화 전환 시 예측되는 긍정적 변화를 묻는 조사에서 고교 간 서열화 문제 해결이 긍정적이라는 답변이 나왔다. 현재 배정방식을 평준화로 전환할 경우 고교 간 서열화 문제 해결이 26.5%, 교육기회의 평등성 강화 20.6%, 입시 경쟁 완화 17.1% 순으로 조사됐다. 또한 교사, 학부모, 학생 모두 고교 간 서열화 문제 해결이 가장 긍정적인 변화일 거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반면 평준화 제도 전환 시 예측되는 부정적 변화로는 하향평준화라는 의견이 많았다.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 중 성적의 하향 평준화가 21.3%로 가장 높았고 학교 통학 거리 문제 19.5%, 고등학교 학업 분위기 악화 17.8%, 타지역 인재 유출 16%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 동일한 답변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주시 교육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의에 불만족스럽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주시 교육의 전반적 만족도(4점 척도)는 전체 평균이 1.8점으로 불만족스럽다는 수준이 나왔다. 불만족 비율은 학부모 집단이 70.2%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교사가 52.8%, 학생이 51.7%로 나타났다. 거주지별로는 동지역이 64.2%가 불만족으로 읍면지역은 55.7%가 불만족으로 답했다.

경주시 교육발전의 가장 중요한 요소를 묻는 질문에 교육 인프라 구축과 면학도시 조성, 선진화된 교육여건, 우수인재에 대한 특별지도와 지원, 어려운 가정환경의 학생 지원, 우수인재 배출·교육경쟁력 확보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한편, 경주시 사교육 현황에 대해 전체의 40%가 학원 수강, 32.1%가 과외 등으로 70% 이상이 사교육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교육을 하는 목적으로는 학교 수업 보충이라는 답변이 가장 높았고 진학 준비, 선행학습 순으로 응답했으며 응답 경향은 조사대상자별, 거주지별로 유사하게 조사됐다. 사교육으로 사용하는 금액으로는 50만 원에서 100만 원을 쓴다는 비율이 40~50만 원, 30~40만 원 사용한다는 높았다. 

이런 응답 경향은 동지역에서는 거의 유사하게 나타났으나 읍면지역은 사교육을 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돼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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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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