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지역 맞춤형 경로당 활성화 방안<끝>

이재욱 기자 / 2018년 08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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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경로당이지만 협소한 공간으로 이용이 불편한 경로당.

우리나라 인구구조가 급속도로 고령화되면서 2020년대에 들어서면 65세 이상의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 초고령사회에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65세 이상 인구비중 7%는 고령화사회, 14% 비중은 고령사회, 20% 비중을 초고령사회라 한다.

특히 경주지역은 5월말 현재 전체인구 25만6915명 중 65세 이상 인구 5만1672명으로 비중이 20.1%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지역 65세 인구의 계속적인 증가가 예측되면서 경로당의 활용방안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본지는 지역 경로당의 현황과 운영실태, 타지역 경로당 활용 사례를 보도해 지역 경로당정책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아직 지역 다수의 경로당은 재정이 빈약하고 시설도 협소한 곳이 많다. 대부분 건강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운영한 곳이 많지만 전문적이거나 생산적인 프로그램이 없다. 대부분의 경로당은 지역 노인회에서 운영하면서 노인복지회관·보건소 등 지역사회 복지자원과 연계가 어렵고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지역 경로당과 타지역 경로당의 활용·활성화를 비교해 보면 지역에서 필요한 것은 △지역 경로당의 정확한 실태조사 △경로당 이용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 △사랑방이 아닌 경로당의 새로운 기능 발견 △체계적인 인프라 구성과 경로당 전문인력 육성을 들 수 있다. 지역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그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점들을 전하며 기사를 마무리 한다.
↑↑ 보수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지자체에서 지원되는 운영비로는 보수할 수 없어 방치된채 이용하고 있는 경로당들이 있다.
예산은 한정적이고 경로당은 많아서 발생되는 문제다.

#정확한 실태조사 필요
경로당의 실태조사는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문제다. 실제 이용자수와 보고된 이용자수가 다른 경우가 많은 것. 대부분의 경로당 이용자 실태조사가 경로당 관리자 및 경로당 회장을 통해서 이루어지다보니 발생하는 문제다. 프로그램이나 사업 등을 기획·진행할 때 문서상으로 등록된 이용자수에 맞추어 진행하는데 실제로는 조사된 내용과 실제 이용자수가 달라 프로그램 진행이 어렵거나 예산 집행의 오류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지역 사회복지 종사자들은 “실제로 프로그램을 나가면 경로당 이용자들이 서류상에 등록되어 있는 회원수와 차이가 많이 날 때가 있다. 50명으로 등록되어 있지만 실제 이용자들은 20명이 채 안되는 곳도 많다”며 “제대론 된 실태조사가 이루어져야지만 문제점 파악과 더불어 개선의 방향을 잡을 수 있다. 또한 프로그램 기획과 인력배분에 낭비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로당 이용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우선
경로당 실태조사와 이용자들의 욕구조사는 항상 동반된다. 이용자들의 욕구가 경로당에서 충족될 수 있다면 자연스레 이용자들이 늘어나게 된다. 때문에 욕구조사는 가장 기본이면서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볼 수 있다. 

현재 경로당에 지원되고 있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이나 경로당을 활성화 시키는 사업으로 시행되고 있는 것들이 노인들의 건강과 관련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비슷한 프로그램들이 이름만 다르게, 또는 시기만 다르게 제공 되고 있다는 것.

지역 사회복지 종사자들은 “실제로 도심지역 경로당과 농·어촌 지역 경로당 이용자들이 원하는 것들은 차이가 많이 난다. 외곽지에 있는 농·어촌지역의 경로당 이용자들은 생각보다 ‘글’공부를 원하는 곳이 많다. 또한 도심지역 경로당에서도 ‘체험’이나 ‘기술’ 같은 것들을 배워보고 싶어 하는 곳이 많다. 하지만 지역에서 제공되는 프로그램은 대부분 ‘건강’과 관련된 것들이다”며 “경북 의성의 경우 경로당에 제공되는 프로그램은 건강과 관련된 것들이 많지만 실제로 경로당 이용자들이 배우고 싶은 것들을 조사해 그것을 위주로 제공하고 있다. 지역에서도 각 경로당 별로 이용자들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조사해 노인들이 원하는 대표적인 것들을 제공해주는 것부터 시작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경로당 이용자들은 사용하기 어려운 운동기구 보다는 노후화된 경로당의 보수를 더 원하고 있다. 지역에서도 도심지에 지어진 경로당의 경우 시설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농·어촌 지역 경로당 또는 지어진지 오래된 경로당의 경우 시설이 노후화된 곳이 많다. 경로당이 활성화 되려면 결국 이용자들의 편의시설이 갖추어져야만 한다. 노인들의 적극적인 경로당 이용을 유도하려면 낙후된 시설의 개선이 필요하다. 때문에 이용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랑방이 아닌 경로당의 새로운 기능을 찾아야
지역에는 600여 개가 넘는 경로당이 있다. 소지역에 고루 분포되어 있는 것이 특징인 지역 경로당은 각 지역별 재배하는 농작물이 다르다. 분기별, 계절별 등으로 나누어 경로당을 공동작업장의 형식으로 사용하는 방법과 또는 사회적기업 같은 지역 특산품을 소비해줄 업체와의 계약을 통해 경로당내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장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사회복지 종사자들은 강조한다.

일자리 참여, 공동작업장 등을 통한 소득창출의 장소로 활용이 필요하며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노인들의 참여를 확대시킬 수 있는 서비스의 다양화,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것.

지역 사회복지 종사자들은 “경로당이 있는 각 지역마다 특산품이 다 다르며, 시기별, 계절별 농번기도 다르다. 경로당이 있는 각 지역의 시기별 특성을 파악해 경로당을 한시적으로 공동사업장의 장소로 제공해, 경로당을 통해서 농작물이 판매로 이어질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며 “일본의 경우 과거부터 경로당 이용자들에게 수익사업을 제시해 운영하는 곳들이 많이 있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작물을 이용한 식당, 특산품을 제작해 판매하는 것. 거기서 나오는 수익금으로 노인들이 생활하고 경로당을 운영하는데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의 보조금에만 의존하는 현재의 재정운영방식만으로는 경로당에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 때문에 경로당의 기능을 확대해 수익창출의 장소로 변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 지역에는 등록되지 않은 컨테이너 경로당이 다수 존재한다.

#체계적인 인프라 구성 및 경로당 전문인력 육성·채용도 필요
체계적인 인프라 구성은 경로당 활성화뿐만 아니라 노인복지 전반에 걸쳐 필수 조건이다. 하지만 지역은 면적이 너무 넓어 거점을 나누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점센터를 주축으로 한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 지역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의견이다. 

또한 거점센터를 두며 경로당만을 담당하는 전문가도 함께 배치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경로당을 노년층의 새로운 문화의 공간으로 활용하며 그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공간으로 전환하는 기능의 다각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복지회관과 경로당을 자연스럽게 이어줄 수 있는 거점센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전문적으로 경로당만을 담당할 수 있는 인력을 구성해 거점센터를 중심으로 전문인력을 통해 경로당의 실태조사 및 이용자들의 욕구조사, 지역현황을 제대로 파악해 적재적소에 필요한 것을 채워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경로당의 기능 확대는 시설이나 프로그램 등뿐만 아니라 그것을 전달해주는 인력에 대한 것도 포함이 되어 있다는 것이 지역 종사자들의 주장이다.

지역 사회복지 종사자들은 “지역은 너무 넓어 구역을 나눠 거점을 지정하기가 어려운 단점이 있다. 지역이 넓다보니 각 경로당간의 거리가 멀어 어느 특정한곳을 거점으로 지정하기가 어렵다”며 “특정시간에 경로당을 왕복하는 차량을 운영한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차량을 운영할 때 프로그램 시간에 맞추어 운영을 한다면 경로당 프로그램 참여율이 더 높아질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가까운 포항의 경우만 하더라도 노인복지기관, 종합복지관 등의 숫자가 꽤 된다. 지역의 경우는 전반적으로 복지기관자체가 부족해 서로 다른 기관에서 교집합처럼 노인복지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단점으로 볼 수 있다”며 “경로당 혹은 복지기관과는 거리가 너무 멀어 복지대상자에 속하지만 혜택은 못 받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거점센터를 두게 되면 거점센터를 통해 경로당에서 노인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경로당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게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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