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외국인과 다문화 경계없는 정책이 필요하다

정확한 실태조사 통한 정책방향파악 필요

이재욱 기자 / 2018년 03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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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지평이 이민국가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인구구성비에서 이주민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지 않았다. 2008년 116만 명에서 지속적으로 늘기 시작한 외국인들은 2018년 현재 기준 국내 거주 체류 외국인 수는 약 200만(장기·단기체류 포함)명이다. 법무부의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월보 2018년 1월호를 보면 경북도에만 약 5만 명의 외국인이 체류하고 있고 경주지역에는 약 1만 명이 체류하고 있다. 체류 및 이주민 규모의 증가와 함께, 결혼이주민, 이주노동자, 유학생 등 이주민 내부의 다양성도 확대 되어 왔다. 지역주민의 인구학적 변화, 사회·경제·문화적 다양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지역특색에 맞는 다문화 및 이주민, 체류외국인에 대한 맞춤형 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본지는 지난해부터 지역거주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인터뷰기사를 보도했고, 인터뷰 내용과 함께 지역 이주민 현황을 파악, 이를 통해 지역의 특성에 맞는 체류 외국인 및 이주민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지역 외국인 및 다문화가정 관련 사업 현황
경주지역의 외국인, 다문화 업무는 경주시청과 다문화지원센터 조직과 몇 곳의 위탁 기관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경주시에서는 다문화가족담당 업무 총괄 조정을 비롯해, 다문화가족 지원 업무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외국인 지원업무는 경주YMCA 및 경주시외국인도움센터, (사)경주외국인센터 등이 위탁 운영을 하고 있다.

경주시 노사협력과는 △외국인근로자 상담센터 활성화 사업(노동, 법률, 생활 등 각종상담, 한글교육, 쉼터 운영), △지구촌 한마당(국가별 민속공연, 전통음식 시식, 무료 진료 등), △경주시 외국인주민 한국어 말하기 대회(한국어로 ‘나의 경주이야기’발표), △외국인 유학생 치안 자원봉사대 지원(경주경찰서협력 치안활동, 유학생 인권보호활동, 국제행사 통역 자원봉사), △외국인주민 생활안내 책자 제작(생활안내 책자 4개 국어 제작 배부), △외국인주민 의료지원(의료방제도의 혜택을 발을 수 없는 외국인주민 월1회 이동진료), △외국인근로자 축구대회(각 나라별 축구 경기 및 개막식 전통 문화 행사) 등의 사업을 연간 실시하고 있다. 경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지역 다문화 가정들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되고 있는 경주시 직영기관이다.

경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는 △한국어 교육(체계적인 한국어교육), △결혼이민여성공부방(권역별 공부방 운영), △다문화가족 통합교육(가족, 성평등, 인권, 사회통합, 상담), △취업교육(결혼이민여성의 역량을 개발해 자신감 및 전문성 강화), △한국어교육서비스(자녀양육을 위한 부모교육, 가족상담 및 정서 서비스), △자녀생활서비스(자아, 정서, 사회 문화 역량강화, 건강, 진로지도 등), △다문화가족 자녀 언어발달지원서비스, △다문화가족 통·번영 서비스(초기 이민자들의 의사소통 지원(베트남어, 중국어)) 등의 사업을 상시 실시하고 있다.

-지역 외국인 관련 민간 지원 기관
*경주YMCA-외국인근로자 상담센터, 지구촌 축제 한마당, 외국인 유학생 치안 자원봉사대, 외국인주민 의료지원 등
경주YMCA는 1999년부터 외국인 상담실을 운영해 왔다. 2000년 제1회 외국인 축제를 시작했고 축제는 지금까지 18회를 치렀다. 2006년부터 경주시와 협업을 통해 외국인 전문 상담을 위한 팀을 구성, 한국어교육, 무료진료, 다문화, 아동교육 등을 통해 이들의 안정적인 한국사회 정착을 돕는 단체로 이주민들을 지원하고 있다.

*경주시외국인도움센터-외국인근로자 상담센터, 경주시외국인주민 한국어 말하기 대회, 외국인주민 의료지원, 외국인근로자 축구대회 등
경주시외국인도움센터는 2015년 정식 개소해 지역에서 외국인이 겪는 불편사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주 활동범위는 ‘외국인’전체를 아우르는 활동을 하고 있다. 결혼이주여성, 근로자 등 경계를 두지 않고 ‘외국인’이면 센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법률상담, 병원, 통·번역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외국인방범대 활동을 통해 이주민들이 지역사회에 적응하는데 불편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지역 외국인 이주노동자가 경험하는 어려움
경주시외국인도움센터에 따르면 지역에 체류하는 이주노동자의 어려움은 주거환경, 의료서비스의 부족 등을 꼽았다.

외국인도움센터관계자는 “한정된 벌이 안에서 의료비 지출이 부담되는 경우, 시간이 없는 경우 등 다양한 경우가 많다. 중요한건 대부분이 병원을 가기를 꺼려하다 병을 키우는 경우가 더러 있다는 것”라며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체류자격 유지가 안되서 불법체류로 넘어간 상태에서 보험혜택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그러다보니 비용이 만만찮고, 결국 병원을 갈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종종있다”고 말했다.

또 “외국인 노동자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체류자격의 불안정성에 있다. 법을 잘 지키고 열심히 지내오더라도 직장을 여러 번 옮겨 다니거나 하면 체류자격의 연장이 힘들어진다. 합법을 유지하는 것은 힘들고, 합법이 불법이 되는 것은 한 순간이다. 그러다 보니 정확한 집계가 불가능한 불법체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지역 결혼이주여성이 경험하는 어려움
결혼이주여성들의 문제는 다양하게 제시되어진다. 특히 사별이나 이혼, 별거 등의 문제를 경험하는 이주여성이 증가하면서 경제적·사회적 자원, 사회적 연결망이 부족한 이들에 대한 지원이 필요해지고 있다. 자녀를 양육해야 하는 이주여성은 일자리가 시급하고, 자녀가 없는 여성은 당장 한국에서 쫓겨나 출신국으로 돌아가는 사례도 있다.

지역의 한부모양육시설에서 지내고 있는 한 결혼이주여성은 “남편과 사별해서 아이와 함께 이곳에 지내고 있다. 남편의 유산문제로 시댁식구들과의 마찰도 잦았다. 결국 남편의 유산에 대해서는 포기하고 아이와 함께 이곳에서 지내고 있다. 나의 경우에는 남편이 죽기전 국적을 변경할 수 있게 도와주었기 때문에 다행이다. 국적변경을 하지 못한 다른 결혼이주여성들은 고향으로 쫓겨나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국적이 없고 자녀가 있는 이주여성의 경우, 자녀양육을 위해 한국에 머무를 수 있지만 사회복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없다.

↑↑ 지역에서 시행되는 외국인 다문화 행사들의 방향을 이제 2세대들에게 맞출때가 됐다.

-지역 다문화 아동들이 겪는 어려움
지역의 다문화 2세, 많게는 3세대들이 겪는 문제는 역시 문화 인식의 차이와 언어의 차이다. 최근 다문화 가족의 아동 외에도, 출신국에서 태어나 부모를 따라 한국에 입국하는 중도입국자녀, 해외장기체류아동 등 다양한 이주배경을 가진 아동들이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문제가 바로 ‘한국어교육’ 문제이다.

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는 엄마의 언어를 배우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가 학교 입학을 앞둔 시점에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언어는 되는데 글자를 읽고 쓰는 것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언어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니 소위 학교생활에 적응이 힘들다는 것이다. 때문에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정체성이나 사회성 형성도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지역의 맥락과 특성에 맞는 정책이 필요
외국인·다문화가족 관련 종사자들은 지역사회의 인구학적 변화, 노동시장의 요구, 사회적 요청 등 다양한 맥락 안에서 정책대상이 결정되어야 한다고 동일하게 강조하고 있다. 외국인정책과 다문화정책을 다르게 생각할 것이 아니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지역은 전체 외국인 1만 여 명 중 4000여 명이 20~30대 젊은 남성들인 점을 감안해 그들에게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다문화 가정들의 2세들을 위한 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문화가정지원 종사자는 “다문화 가정의 2세들이 성장했을 때, 소외감이나 차별 없이 사회의 일원으로 정착하고, 구성원으로 국가에 공헌할 수 있도록 2세들에 대한 교육이나 정서적인 부분들에 대한 사업들이 좀 활성화 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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