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자전거 교통사고 및 안전사고 예방위해 나아가야 할 길-친환경 역사 관광도시 경주 만들기는 자전거 인프라 구축부터

자전거 인프라 구축 필요 인도, 자전거 도로, 차로 구분부터 확실하게!

이재욱 기자 / 2017년 11월 23일
공유 / URL복사
↑↑ 대부분이 겸용도로 인데다가 좁아서 자전거 타기도 불편한 현실.
ⓒ (주)경주신문사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자전거사고는 매년 1000여 건씩 증가하는 추세다. 도로교토공단 교통사고 분석시스템 통계자료를 보면, 지난 2011년 1만2121건의 자전거 교통사고는 5년 뒤인 2015년 1만7366건으로 약 5000여 건이나 늘었다. 사고 발생 빈도가 높아지면서 관련 부상자 역시 1만2358건에서 1만7905건으로 함께 늘어났다.

자전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이용자들의 경각심이 최우선으로 꼽힌다. 자전거는 도로교통법 상 차량에 속하기 때문에 사람이나 차량과 마찬가지로 이동 중 우측통행이 기본이며 마주 오는 대상과의 1차적인 충돌을 피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자전거를 타고 어디든 쉽게 다닐 수 있다. 특히 보호자 없이도 쉽게 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관광도시 경주는 오랫동안 ‘교통사고 1위 도시’하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차량 간 사고뿐 아니라 관광명소 주변에서의 자전거, 4륜 바이크 사고는 물론, 새로운 탈것으로 등장한 전동 휠, 전기바이크, 전동 킥보드 등의 사고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안전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자전거를 비롯한 기타의 탈것을 가지고 차도와 인도를 번갈아 다니는 것이 사고의 원인으로 보행자와 운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있다. 이에 유럽의 자전거 문화, 어린이 교통안전, 자전거를 운전하는 운전자들에 대한 법령에 대해 취재 보도할 계획이다.

교통 선진국인 독일은 어린이 교통안전에 우선을 두고 있다. 특히 어린이 자전거 면허증을 시작으로 어릴 적부터 교통법령에 관한 교육에 신경 쓴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되면 필수적으로 취득해야 하는 자전거 면허(어린이용)와 실제로 발생할 수 있는 교통사고 사례를 통해 체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자전거와 자동차를 운전할 시에 지켜야 할 법과 제도들도 다양하다. 이를 어길시 벌금까지 내야할 정도로 안전사고 예방에 신경을 쓰는 독일의 자전거 문화. 자전거를 이용한 교통안전 기본 수칙의 교육방법, 법령, 제도 등을 알아보고 우리나라 자전거 교통문화가 가야할 방향을 모색해 본다.

ⓒ (주)경주신문사


-경주시 교통사고 줄이기 5개년 계획
2000만 관광객시대를 맞아 경주시가 2015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경주시 교통사고 줄이기 5개년 계획’은 2019년까지 매년 전년대비 교통사고 건수, 사망자수를 10% 줄이는데 목표를 두고 시행중이다.

시는 5개년 중점사업으로 △교통안전시설물 설치 및 정비(도로시설물 개선, 횡단보도 정지선 1~3m -> 5m로 개선 120개소, 과속카메라 설치, 노인·어린이보호구역 및 생활도로 개선 167개소, 노후 차선도색·전방 교통신호기 개선·무단횡단금지펜스 설치, 횡단보도투광기·반사경거울·승강장개선 200개소), △기초질서 위반자 집중단속(보행자 무단횡단 등 집중단속, 신호위반, 과속, 난폭운전, 차량정지선지키기 등 집중단속) 등이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과속카메라, 신호변경 검토, 표지판, 주차안내선, 가감차로확장 및 회전교차로 설치 등이 시행됐지만 자전거와 관련된 것은 없다고 봐도 될 정도다. 2019년까지 시행될 나머지 계획에도 차로 확장, 위험표지판 설치 등 차와 관련된 것이 대부분이다.

ⓒ (주)경주신문사


-추가되는 자전거 도로
경주시는 추가적으로 2개의 자전거도로를 구축할 계획이다. 하나는 올해 완공된다는 덕동댐-덕동교 구간이다. 이 구간은 앞으로 구간을 늘려 동부해안도로와 자전거도로를 잇는다는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또 하나는 형산강을 따라 경주-안강-포항을 잇는 자전거 도로다. 이 도로는 ‘형산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해 6월 착공해 경주에서 포항을 자전거 투어가 가능하게 하며, 자전거도로의 중간지점에는 형산강 역사문화관광공원을 구축해 휴식기능을 겸한 새로운 관광명소로 조성할 계획이다.

일부 구간에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쉼터를 마련할 계획이지만, 공기기나 중간중간 자전거를 점검할 수 있는 키트의 설치 유무는 미정이다.

↑↑ 오랫동안 방치된 주인없는 자전거.
ⓒ (주)경주신문사


-겸용도로와 횡단보도에 사람과 자전거 구분선 필요
자전거 선진국을 목표로 하는 나라와 도시들 대부분이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조건은 바로 겸용도로와 횡단보도, 차로에서 사람과 자전거, 자동차 이용도로의 정확한 구분선이 있다는 것.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자전거도로는 대부분이 전용도로가 아닌 보행자와 함께 다니는 겸용도로가 많으며 신호등 역시 보행자 신호등을 함께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행자와의 사고방지를 위해 겸용도로 및 횡단보도에 확실한 구분선이 필요하다.

↑↑ 쓰레기들이 쌓여있다
ⓒ (주)경주신문사


-자전거 주차 공간 확보 절실
경주의 관광명소 대부분은 자전거로 이동이 가능하다. 주말이면 교통혼잡과 주차난을 겪는 자동차보다 훨씬 좋은 이동수단이다. 하지만 이동하는 과정까지만 이용이 편할 뿐, 막상 관광명소에 도착해서 자전거를 끌고 다니려면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대부분의 관광명소에는 자전거 보관대가 있지만 관리도 제대로 되지 않고, 오랫동안 방치되어온 자전거들이 보관대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자전거를 타고 관광하는 관광객들이 이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관광객들은 “터미널에서 교촌마을, 첨성대와 천마총을 자전거를 이용해 둘러보았다. 자전거를 타고 이동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걸어 다니며 구경하고 싶어 자전거를 주차할 곳을 찾았지만 보관대나 공간이 없어 계속해서 자전거를 끌고 다니는 것이 조금 불편했다”고 말했다.

↑↑ 최근 ‘핫’한 황리단길은 자전거를 추자할 곳이 없어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 (주)경주신문사


-자전거 코스 홍보 부족
경주시는 지난 2012년 자전거 도로 108㎞ 지도 5000부를 제작해 초행길 신라유적답사 여행객들에게 편리한 길잡이 역할을 톡톡하게 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지도는 관광지와 연계된 시가지 자전거 도로망 및 자전거 대여점, 관광지 교통과 여행정보, 자전거 관련안내표지, 자전거 안전요령 등 경주 자전거 여행을 위한 다양한 정보가 담겨 있다.

하지만 홍보부족으로 지도의 존재조차 몰랐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관광객들 대부분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검색해서 다니거나, 번화가 위주의 코스를 다닌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검색되는 대부분의 코스들은 사람과 차량이 많은 번화가 위주라 제대로 자전거를 이용해 경주를 즐기기 어려운 곳들이다.

관광객 위진명(분당, 34) 씨는 “자전거를 이용해 제대로 경주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 어플리케이션이나 책자가 있었으면 좋겠다. 여행지를 다니면서 현장에서 받아볼 수 있는 정보지들을 모으는 여행객들도 많이 늘고 있는데, 경주도 그런 정보지들이 있었으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 2012년 5000부 제작됐던 경주시 자전거 지도.
ⓒ (주)경주신문사


-너무 광범위한 안전사고예방관련 교육
학교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안전사고예방교육을 해야 한다. 안전사고예방 교육은 △일상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생활안전교육, △교통수단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교통안전교육, △폭력예방 및 신변보호를 위한 안전교육, △약물 및 사이버 중독 예방을 위한 안전교육, △화재·재난 등의 예방 및 대비를 위한 재난안전교육, △일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직업안전교육, △응급처치에 관한 교육, △그 밖에 안전사고 예방을 위하여 필요한 교육 등이다. 너무 광범위한 내용을 다루다보니 내용보다는 교육 횟수만 채우는데 치중하는 형식이다. 때문에 아이들이 제대로 기억하고 생활에 적용하기가 힘들다.

자전거 이용연령층이 대부분이 학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자전거 관련 안전교육이 자전거 선진국에 비해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자전거 면허증이 없으면 자전거를 이용하는데 불이익을 받고, 경찰의 철저한 관리·감독·지도하에 자전거 면허 시험이 치러지는 독일에 비하면 많이 부족한 것을 알 수 있다.

-기대 반, 걱정 반
추진되고 있는 형산강프로젝트와 동해안자전거도로, 신라왕경복원을 통한 자전거 투어 코스 등 경주시가 자전거를 이용한 경주 즐기기 컨텐츠는 경주시민들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 기대가 큰 사업들이다.

아름다운 경주를 걸음걸이보다는 빠르게, 자동차보다는 여유 있게 즐길 수 있을거라는 기대감과 한편으론 겉보기만 화려하고, 관리소홀로 인해 방치될까 하는 걱정이 반이다.

김지민(성건동, 33) 씨는 “자전거를 좋아해 자전거 일주도 다니고, 제주도 올레 자전거길도 이용해봤다. 경주시가 추진하는 자전거길이 사업계획으로만 화려한 것이 아니고, 실제 이용자들의 편의와 안전에 주의해서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름뿐인 자전거길 보다는 관광객들이나 지역주민들을 위한 자전거 교육, 안전사고 교육 등을 함께 겸해 ‘자전거 관광도시’라는 이름이 경주의 새로운 이름으로 자리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보수·관리를 하고 있다.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자전거 보관대와 공기주입기의 자료를 만들어 공개할 예정이다. 자전거뿐만 아니라 자동차, 이동약자들의 안전사고도 지속적으로 관리해 안전사고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X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