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도시 ‘창원’, 자전거의 관광상품화는 ‘제주도’-제주도, 창원시 자전거도로 현황·관리, 안전사고 예방법

자전거를 탈 수 있는 환경, ‘사람’ ‘자전거’ ‘길’ 갖춰지는 것부터

이재욱 기자 / 2017년 11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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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 전용 도로의 구분과 자전거 전용 신호등이 있는 창원.
ⓒ (주)경주신문사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자전거사고는 매년 1000여 건씩 증가하는 추세다. 도로교토공단 교통사고 분석시스템 통계자료를 보면, 지난 2011년 1만2121건의 자전거 교통사고는 5년 뒤인 2015년 1만7366건으로 약 5000여 건이나 늘었다. 사고 발생 빈도가 높아지면서 관련 부상자 역시 1만2358건에서 1만7905건으로 함께 늘어났다.

자전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이용자들의 경각심이 최우선으로 꼽힌다. 자전거는 도로교통법 상 차량에 속하기 때문에 사람이나 차량과 마찬가지로 이동 중 우측통행이 기본이며 마주 오는 대상과의 1차적인 충돌을 피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자전거를 타고 어디든 쉽게 다닐 수 있다. 특히 보호자 없이도 쉽게 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관광도시 경주는 오랫동안 ‘교통사고 1위 도시’하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차량 간 사고뿐 아니라 관광명소 주변에서의 자전거, 4륜 바이크 사고는 물론, 새로운 탈것으로 등장한 전동 휠, 전기바이크, 전동 킥보드 등의 사고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안전장비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자전거를 비롯한 기타의 탈것을 가지고 차도와 인도를 번갈아 다니는 것이 사고의 원인으로 보행자와 운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있다. 이에 유럽의 자전거 문화, 어린이 교통안전, 자전거를 운전하는 운전자들에 대한 법령에 대해 취재 보도할 계획이다.

-자전거 도로를 지키는 시민의식, 전국 최장의 자전거도로, 체계적인 자전거 교육 ‘자전거 도시 창원’
창원은 환경수도를 선언하면서 시민건강 증진과 체력 향상을 위해 자전거 이용활성화에 힘써왔다. 창원시의 자전거 도로는 30~40여 년 전부터 그 골격이 만들어졌다. 이른바 계획도시로 개발 될 때부터 지금 있는 자전거 도로들이 만들어진 것.

창원시경륜공단의 자료에 의하면 창원시의 자전거전용도로는 103.3㎞(25개 노선)로 전국최장이다. 이는 차도의 폭을 줄여 자전거도로를 확보하는 등 과감한 추진의 결과다.

전용도로는 의창, 성산구 21개 102.3km, 진해구 4개 1km, 겸용도로는 184개 499.86km로 의창, 성산구 103개 246.7km, 마산합포구, 마산회원구 39개 155.29km, 진해구 42개 97.87km로 자전거전용도로와 겸용도로는 모두 209개의 노선으로 이루어져있다. 하지만 정작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고, 창원시는 시민들의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누비자’라는 공영자전거를 도입하게 된다.

누비자는 ‘창원시곳곳을 자유로이 다니다’라는 의미로 누비다와 자전거의 합성어로 창원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공영자전거의 명칭이다. 이 공영자전거는 간단한 회원가입만으로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고, 또한 저렴한 이용요금(365일 3만원)으로 창원시민 대부분이 이용하고 있다.

누비자가 도입되고 창원은 ‘자전거 도시’로 자리매김 하게 됐다. 이용횟수는 2008년 1만3843회, 2010년 223만 2985회, 2012년 580만 1019회, 2014년 603만 6312회, 2016년 522만 6458회이다. 누비자이용으로 절감된 에너지 소비는 2016년 12월 기준으로 338억 원으로 집계됐다.

창원은 누비자를 시작으로 자전거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했다. 누비자를 비롯해 자전거와 관련된 교육, 관리 등을 창원시경륜공단(이하 공단)에 위탁 운영했고, 공단이 자전거와 관련된 것들을 운영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창원시에서 자전거가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창원시와 공단은 누비자 뿐만 아니라 개인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위해 인프라를 구축했다. 자전거 보관대와 자전거 공기주입기, 자전거 전용신호등을 설치, 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자전거보험에 가입, 자전거·보행로를 차도와 화단으로 분리, 기존 횡단보도를 분리하는 점선 삭제, 도로연속성을 유지시키고 한 방향으로 통행하게 하는 등 자전거를 이용하는데 있어 필요한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특히 자전거 전용 신호등은 자전거의 안전한 통행과 효율적인 교통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교차로 내에서 자전거가 자동차로부터 보호받고 안전하게 주행하도록 차량용 신호등과는 별도로 설치된 것이다.

이 신호등은 녹색·황색·적색의 신호에 따라 자동차보다 1~2초 늦거나 2~3초 빠르게 각각 표시된다. 또한, 자전거 무료 교육·체험·전시·홍보·정비를 위한 자전거문화센터를 운영하면서 종합 자전거문화 공간을 조성했다.

자전거문화센터의 자전거 교육은 정규과정(생활반, 직장인반, 중급반), 특별과정(환경투어, 청소년 문화체험, 자전거 안전교육)으로 연령대와 수준에 맞게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교육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부족한 부분을 보수·유지하니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공단 관계자는 “창원시가 자전거 도시로 자리매김하기 까지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누비자를 도입하고 초창기에는 자전거의 도난, 파손 등의 어려움이 많았다. 계속적으로 보수해온 결과 지금의 자전거 도시가 된 것이다”며 “자전거를 타기 위해서는 3가지가 필요하다. ‘사람, 자전거, 길’이 그것이다. 3가지가 기본적으로 갖춰져야지만 자전거를 탈 수가 있다. 창원시와 공단은 3가지를 갖추고 그 외에 편의사항, 안전 등을 계속해서 확보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경주시가 공영자전거를 계획 중이라면 창원과는 달라야 할 것이다. 창원처럼 ‘생활형 공영자전거’가 아닌, ‘관광형 공영자전거’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경주만의 자전거 색깔을 찾아야 한다”며 “경주는 제약이 많은 도시이다 보니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도시가 자전거전용도로를 늘리기는 어려움이 많다. 그러다보니 겸용도로의 수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경주는 기본적인 도로의 폭이 좁기 때문에 전용도로를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겸용도로를 늘리는 것이 대안이 될 수도 있지만, 자전거 이용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개선, 안전교육이 선행되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 관리는 미흡하지만 자전거 길의 상품화에 성공한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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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도로의 상품화 ‘제주도 환상자전거길’, 상품화는 성공, 운영은 아직 미흡
제주도는 경주와 더불어 국내 최고 관광지다. 2010년도부터 2015년까지 자전거 도로를 개설했고, 2015년 11월 234km 길이의 ‘제주환상자전거길’을 개통했다.

제주도를 반시계 방향으로 도는 이길은 용두암-다락쉼터-해거름마을공원-송악산-법환포구-쇠소깍-표선해변비치-성산일출봉-김녕성세기해변-함덕서우봉해변 10개의 코스로 이루어져있다. 제주도 전체를 자전거로 돌 수 있도록 개설된 이 자전거도로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라이더들도 찾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

이 길을 이용하기 위해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이 늘 정도로 인기가 있었던 이 길이 최근에는 관리미흡과 불법 주·정차 차량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었다. 자전거 길을 ‘상품화’하는데 성공했지만 운영이 미흡해 보였다. 해안 길을 따라 이어진 자전거길 코스 중 전망이 좋은 곳은 대부분이 카페들이 많이 들어서있었다.

문제는 카페를 이용하기 위해 불법 주·정차 되어있는 차량들. 차량들이 불법으로 주차를 하는 장소가 바로 자전거전용도로 위라는 것. 불법 주·정차를 막기 위해 볼라드가 설치가 된 곳은 불법주차를 찾아볼 수 없었지만 구분선만으로 이루어진 자전거길 코스는 버젓이 불법주차 차량들이 있어 자전거를 이용하기에는 위험해 보였다.

불법주차뿐만 아니라 제주시민들의 계절별 해조류나 농작물을 자전거도로 위에서 말리는 작업을 해 자전거길이 구간마다 끊기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도 문제로 보였다. 또한 자전거 길과 대중교통의 연계가 힘든 점도 문제점으로 볼 수 있었다.

환상자전거 길을 즐기기 위해 제주도를 찾은 관광객 강 씨(구미, 35)는 “자전거 길을 주행 중에 문제가 생겼고, 힘이 들어 더 못갈 것 같아 대중교통으로 자전거를 싣고 가려고 했다.

하지만 버스에 자전거를 실을 수 없어 택시를 불러 트렁크에 싣고 갔다”며 “코스는 너무 아름답고 좋은데 자전거를 이용하면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코스 중간 중간 마련해 놨더라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자전거 길을 위해 관리·점검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며 “지금까지 문제로 드러난 것들은 시민들이 모두 동참해야지만 변할 수 있는 것이므로 자전거도로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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