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선진지서 길을 묻다-‘건강한 제2의 인생’ 노후대비 방안 자치단체가 찾는다

광주·순창 ‘길은 달라도 결론은 하나’

이상욱 기자 / 2016년 1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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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시가 운영하고 있는 빛고을노인건강타운 전경.
ⓒ (주)경주신문사


우리나라 노인인구 증가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정부가 2050년 노인인구 비율이 35%를 넘을 것으로 전망하는 등 역사상 한 번도 경험치 못한 노인중심의 사회를 맞게 될 예정이다. 경주지역도 예외가 아니어서 2019년경이면 전체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인구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전망이다. 노인인구 증가와 청년층 감소 가속화에 따른 준비가 부족한 국내 현실에서 한국언론진흥재단 광주사무소는 ‘고령화 시대와 노인 헬스케어’를 주제로 공동기획취재를 진행했다.

국내 취재와 겸해 우리와 유사한 대만을 찾아 고령인구 증가로 인한 사회적 문제와 대비책을 찾고 개선책을 찾기 위함이다. 본지는 본격화된 고령사회에 대비해 우리나라와 경주시의 노인복지정책 현황과 개선책, 지향점 등을 다섯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이번호는 국내 선진 사례 취재를 위해 방문한 광주시 빛고을노인건강타운과 전북 순창군 건강장수연구소의 노인복지 현황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대한민국의 고령화 진행속도가 빨라지면서 전국 광역·기초단체들은 노인복지와 관련해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고령화시대에 따른 노인문제에 대비해 노인복지시설 확충, 건강프로그램 개발, 노인일자리 지원 등 다양한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으며, 또 새롭게 개발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광주광역시와 전북 순창군에서 진행되고 있는 노인복지정책 현장을 찾았다.

광주시는 지난 2009년 6월 노인복합문화시설인 ‘빛고을노인건강타운’을, 2010년 4월엔 노인사회활동지원사업 등을 위한 ‘효령노인복지타운’을 개원해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시설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지난 2015년 9월 광주복지재단을 통합 출범했다. 순창군은 건강과 행복이 살아 숨 쉬는 건강 고장 순창 조성을 비전으로 ‘순창건강장수연구소’를 건립·운영하면서 다양한 노인복지 프로그램을 창조해나가고 있다. 특히 서울대와 공동으로 노인복지 프로그램 개발 및 노화의 종합적 연구, 건강식품 등을 개발·연구하고 있어 주목할만 했다.

↑↑ 빛고을노인건강타운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인 바둑교실.
ⓒ (주)경주신문사


-전국 최대 규모 ‘광주시 빛고을노인건강타운’
광주광역시는 ‘빛고을노인건강타운’과 ‘효령노인복지타운’을 2009년, 2010년 각각 개원해 광주지역 노인들의 활기찬 노후생활 향상을 위한 지원시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빛고을노인건강타운’은 전국 최대 규모로 손꼽히는 시설이다. 광주시 남구 노대동 일원 11만7300㎡부지에 건물면적 2만938㎡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사업비 총 690억원(국비 147억원, 시비 543억원)을 들여 건립한 체육·의료를 아우르는 복합문화시설로 복지관, 문화관, 체육관, 후생관 등 4개관과 야외체육공원을 갖추고 있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문을 연 이곳의 복지관에는 건강증진실과 물리치료실, 운동측정실, 탁구장, 당구장과 전통마당·풍류마당·시웃음마당·활동마당 등 다양한 교실이 운영되고 있다. 또 부대시설로 은행, 남구청 민원출장소, 한의원, 치과, 매점 등이 있다.

문화관에는 250석 규모의 공연장, 서예실, 어학실, 노래방, 컴퓨터실, 도서관 등이 들어서 있다. 체육관에는 성인 6레인, 유아 2레인 규모의 수영장을 비롯해 헬스장, 다목적 체육관 등을 갖췄다. 후생관에는 65세 이상 노인들이 1500원으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식당과 목욕탕을 운영하고 있다. 60세 이상 국민기초생활 수급대상자는 무료다. 야외에는 생활체육시설, 게이트볼장, 잔디광장, 분수대, 식수대 등이 있다.

시설 규모에 비례해 이곳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 수도 200여 개에 이른다. 취미·여가, 교양, 정보화, 건강·활력 관련 평생교육사업은 80종 191반이 운영되고 있다.

또 물리치료와 건강증진 및 운동측정을 위한 기능회복사업 2종 2반. 법률, 세무, 가족, 주택금융, 노인학대 등과 관련한 상담 사업은 2종 8반 등이다. 이외에도 효령노인복지타운이 운영하는 공익·참여형 노인사회활동지원에는 213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지역연계사업과 특화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광주시는 노인건강타운 개원에 이어 2단계로 퍼블릭골프장을 만들 예정이다. 또 3단계로는 고령친화체험관, 퇴행성 노인전문병원, 시립 제2요양병원을 단계적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시설답게 광주시 노인인구의 38.8%가 등록해 이용하고 있다.

9월말 광주시 총 인구수 147만2379명 중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17만여 명(12%).
17만여 명의 노인 중 등록 회원은 6만5924명으로, 광주시 60세 이상 노인 10명 중 약 4명이 가입하고 있는 셈이다. 회원 가운데 하루 4500여 명이 노인건강타운을 이용하고 있다.

이 중 기초수급자, 장애인, 보훈자 등 취약계층은 6426명으로 전체의 9.4%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의 시설 이용률은 9~10% 정도다.

매일 5대의 셔틀버스로 5개 노선을 운행하고 있는데 1일 1600여 명의 노인들이 이용하고 있다. 이외의 회원들은 자차나 시내버스 등을 이용해 이곳을 찾는다.

그러나 빛고을노인건강타운은 대규모 시설과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많은 노인들이 이용하고 있는 반면, 운영비 문제와 이용회원 이외의 노인대책 마련 등 풀어야할 과제도 안고 있다.

문혜옥 빛고을노인건강타운 본부장은 “빛고을노인건강타운 건립은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어르신들이 모여 서로 격려하면서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에서 비롯됐다”면서 “퇴직 후 전문성을 살려 일자리에 참여해 사회로 환원하는 창구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주차장 확장, 타운 이용이 어려운 어르신 참여 등 해결과제도 많지만 셔틀버스 운행과 무료 혜택 확대 등 개선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 노인 건강과 관련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순창건강장수체험과학관과 건강장수연구소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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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사회 대비 선도 ‘순창군 건강장수연구소’
2002년 서울대 조사에서 인구 10만명당 100세 인구 비율이 28.9명으로 전국 제1의 장수지역으로 선정된 ‘순창군’. 2003년에는 구례, 곡성, 담양과 장수벨트지역 행정협의회를 구성했고, 2008년부터는 이들 지자체의 앞글자만 딴 ‘구곡순담’ 백살잔치를 매년 열고 있다. 또 순창군은 2007년 의성, 부여, 원주와 고령친화 모델지역 행정협의회를 구성했다. 이어 2008년 장수공동체 순창 선언문 발표, 2010년엔 일본 오키나와, 이탈리아 샤르데냐와 세계 3대 장수지역 간 우호교류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 같은 성적표는 순창군이 고령화시대에 발맞춰 운영하고 있는 ‘건강장수연구소’의 탄생배경이다.

건장장수연구소는 지난 2007년 서울대학교의 제안으로 건립 및 운영이 추진됐다. 운영을 본격화하면서 서울대와는 2014년부터 노후설계교육 사업, 순창군 건강 장수와 관련한 공동연구사업 등 연구체계를 구축해 3년째 추진 중에 있다.

연구소는 은퇴 전후 베이비부머를 대상으로 인생 재설계 교육을 통한 저비용 고령사회 구현을 위해 건강장수를 위한 체계적인 맞춤형 노후준비교육을 추진 중에 있다.

쇠퇴기 노년기가 아닌 계속적인 발전과 성장의 시기로 재활하기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고령사회에서 노인의 역할을 새롭게 모색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

이를 위해 현재 △바른 먹거리 당뇨학교 △제3기 인생대학 과정 △미니-메드 스쿨과정 △남성을 위한 골드-쿡 과정 △관계개선 과정 등 노후 준비교육 등을 중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 건강한 교육 및 체험, 기능성식품 연구개발, 균형 있는 식단 개발, 식생활 문화연구, 순창 미래정책개발 연구 등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연구소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점점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 지자체들로부터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연구소는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다양한 시설들도 갖췄다. 연면적 1만2520㎡, 3층 규모의 연구소 및 숙소동에는 연구실, 강의실, 요리실습실, 숙소동 30실, 체험관, 전시관 등을 운영한다. 또 부속건물인 과학관은 연면적 1만7950㎡, 2층 규모로 ‘서프라이즈, 사(死) 체험관’과 ‘생·노·병 체험관’을 갖추고 건강에 대한 소중함과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연구소는 노화의 종합적 연구와 지역농산물 활용 건강장수식품 연구개발, 21세기 장수사회 구축을 위한 신 장수모델 연구, 고령화 사회를 대비한 산업화 연구 등 다양한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순창군은 건강장수연구소 운영과 함께 ‘쉴(SHIL)랜드’ 조성 사업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9년 완공 예정인 ‘쉴랜드’ 사업은 현 건강장수연구소 일원 29만㎡ 부지에 휴식과 치유를 융합한 대표관광지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다. 이곳에 휴양치유촌 및 관광테마파크를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휴양치유촌은 당뇨환자들이 머물며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당뇨식과 치료법을 통해 치유하는 개념이다. 또 관광테마파크는 수변학습장, 쉼터계곡, 사계광장, 약초재단지 등 관광객 유치를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문광현 순창건강장수연구소 헬스케어연구팀장은 “건강장수연구소는 국내서는 최초로 지자체 노화·장수관련 연구소다. 초고령사회 진입에 대한 세계적 추세를 반영해 한국형 농촌발전 표준 모델 시범사업의 하나로 설립했다”며 “특히 순창의 발효산업과 건강장수 산업을 연계한 고령친화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그동안 연구와 교육 중심의 연구소 운영에서 앞으로는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노인건강 관련 프로그램을 홍보·전파하는 역할도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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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취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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