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도시 경주, 장애인 관광객 소비촉진과 유치가 활로다2-영국의 장애인 관광서비스 현황

영국 런던, “그들이 원하기 전에 필요로 한 것을 생각하고 갖춰라”

이재욱 기자 / 2016년 10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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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경주신문사


장애인관광시장이 창출하는 경제적 효과에 대한 근거가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선진국에서 제시되어 왔다. 특히 영국의 경우 장애인관광객들을 장애인복지와 더불어 장애인의 관광참여로 만들어지는 시장에 대해서 눈여겨 보고 있었다. 영국은 2012년 런던올림픽과 패럴림픽에서 관광수익을 올릴 수 있는 최고의 시기라 생각했고, 올림픽 시기에 맞춰 발빠르게 움직였다. 특히 장애인들의 관광참여를 촉진시켜 비단 영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장애인 관광객의 발길을 영국으로 돌리는 것에 집중했다. 영국은 장애인들을 위해 서비스 마인드의 업그레이드는 물론, 편의시설의 확충, 장애인들을 위한 관광정보제공을 강화했다.

장애인 권리에 대한 UN 선언 제 30조에 의하면 정부는 장애인들 역시 비장애인들과 동등하게 문화생활과 여가활동을 참여하고 즐길 권리가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정부, 기업의 구분 없이 장애인들의 욕구를 충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사회 전반에 만연해있는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는 우리사회에 남아있다.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는 경주는 그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해외관광객들을 위한 편의시설은 물론, 장애인 관광객들을 위한 편의사항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2천만 관광시대를 목표로하는 경주가 진정한 국제관광도시로 자리 매김 하기 위해서는 비장애인 관광객 뿐만 아니라 장애인관광객들의 발길을 끌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대한민국 최고의 관광도시 경주와 비교되는 제주도와 이 부분에 앞서있는 영국의 관광정책과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취재를 통해 알아봤다.

↑↑ 모든 지도에는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한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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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의 대중교통 이용
관광의 가장 기본은 이동수단이다. 이동이 가능해야지만 유명관광명소, 맛있는 음식점 등을 경험할 수 있다. 보고 듣는 것은 이동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기능이 뒷받침되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영국은 장애인들이 ‘편하게 간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원하는 곳에 ‘가도록 해 주자’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대중교통 서비스는 장애인들이 그들이 원하는 곳에 가도록 해주고 있다. 버스와 지하철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언더그라운드’라고 표현하는 영국의 지하철역은 장애인들이 쉽게 타고 내리고 할 수 있게끔 잘 되어 있다.

런던의 패딩턴 역이나 유동인구가 많은 다른 큰 지하철역의 대부분은 입구에서 벨을 누르면 역무원들이 찾아와 장애인들이 지하철을 탈 수 있게끔 지하철 까지 직접 안내한다.(이것은 일본에서도 비슷한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또한 런던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2층 버스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쉽게 승하차 할 수 있도록 경사로가 설치되어 있다. 2층 버스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는 시외버스의 경우에도 휠체어를 탄 채 버스에 설치되어 있는 리프트를 통해 승, 하차 할 수 있다.

#대중교통의 브랜드화 OysterCard(교통카드) & 세계에서 가장 친절하고 안전한 택시 ‘블랙 캡’
런던의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방법 중, Oyster Card(교통카드)는 시, 내외 이동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프리패스카드다. 이 서비스는 런던을 각 구역별(1~6존)로 나누어 1일권, 1주일권 등 숙박기간 중 버스와 지하철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선불 형식으로 카드를 충전해서 사용하고 일정이 변경되면 머무는 기간만큼 카드를 충전해 런던의 여러 곳을 마음 놓고 이용할 수 있다(일본의 경우 오사카, 후쿠오카, 도쿄 등 유명 관광명소에서는 지역명을 딴 교통프리패스권이 있으며, 지하철이 민간노선이 많아 각 노선을 운영하는 회사별로 무제한 프리패스권을 판매해 관광객들의 대중교통 이용료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붉은 2층버스와 함께 도심 속 도로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검은택시 ‘블랙 캡’은 단순한 택시라고 볼 수 없다. 이 검은택시를 운전하기 위해서는 면허시험(The Knowledge)를 반드시 통과해야만 한다. 5단계(1차 : 범죄기록 및 신체 건강 점검, 2차: 목적지 탐색 및 최단 경로 테스트, 3차 : 외곽지역(16개)에 대한 상세시험, 4차 : 상급 운전 실기시험, 5차 : 법규시험)로 이루어진 이 시험을 통과하는 것 자체가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블랙 캡을 운행하는 운전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친절한 택시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주목할 점은 2차 테스트인 목적지 탐색 및 최단 경로 테스트다. 이것은 런던의 시내 거리이름, 건물, 시설 위치를 외우고 최소시간에 법규를 준수해야 통과 된다. 어려운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블랙 캡을 운전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때문에 런던에는 지하철이나 택시를 이용하는 것 보다는 조금 비싸더라도 이 블랙 캡 택시를 이용한 투어를 즐기는 관광객들이 많다. 택시의 내부는 상당히 넓은 편으로 장애인들이 타고 내리기 편하게 되어있고, 아이를 유모차에 태운체로 택시를 이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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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숙박시설
영국은 다양한 숙박시설로 유명하다. 호텔, 게스트 하우스, B&B, 캠퍼스 숙박, 홈스테이 등 관광객들이 숙박에 있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다.

캠퍼스 숙박의 경우 영국의 역사적이며 유명한 대학들이 방학기간 중 기숙사를 숙소의 형태로 제공하며 영국 대학 문화를 상품화한 것으로 해외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영국은 많은 대학이 있고, 이 대학 도시들은 역사적인 건축물, 성당 등 유명 관광명소가 있어 숙소를 중심으로 관광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학생들을 위해 설계된 은행, 세탁소, 바, 라운지, TV 방 그리고 스포츠 시설을 포함하는 대부분의 대학들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또한 B&B(Bed & breakfast), 일부 식사 제공(half-board) 또는 직접 음식을 할 수 있는 숙소(self-catering)들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현지 지역을 탐구해 볼 수 있는 탁월한 숙박 컨텐츠다.

영국 런던의 경우에는 기본 서비스에 충실한데 장애인 숙박 객들을 위한 서비스가 제공된다. 비즈니스 센터, 장애인 전용 미팅 룸과 같은 전용시설, 장애인 주차장, 장애인 전용 복도, 점자, 안내견 제공, 휠체어 운영 보조자, 이동관련시설, 장애인 전용 화장실, 난청자 지원 시설, 장애인 전용 리프트, 장애인 전용 욕조 등 장애인들이 이용하는데 작은 불편함이 없도록 다양한 서비스가 지원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숙박업체가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 ‘홀리데이 케어’라는 기관을 이용하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해놨다.

홀리데이 케어(Holiday Care)는 영국의 전국 및 지역 관광청과 협력하고 있는 기관으로 장애인 출입 보장제도의 ‘모두를 위한 관광(Tourism for All)’의 기준에 따라 영국내의 숙박업소를 심사하고 있다. 특히 장애인들이 다양한 예술,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영화, 박물관, 관광명소, 극장 등 다양한 장소와 공연에 관한 정보와 예약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 모든 지도에는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한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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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am London Ambassadors(관광안내 자원봉사)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Team London Ambassadors(관광안내 자원봉사, 움직이는 관광안내소라고도 불린다)’는 런던을 찾는 사람들에게 런던에서 제공하는 모든 것을 알려주는 런던의 ‘친절한 얼굴’로 유동인구가 많은 핫스팟, 관광명소 등에서 운영이 되고 있다. 7월에 시작해 8월까지 활동하는 이 ‘Team London Ambassadors’는 1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되어 있다. 움직이는 관광안내소는 세계 각국의 언어를 구사하는 인원으로 구성되어 그 시기에 맞는 정보(위치, 전시회, 행사 등)를 여행자(내, 외국인 또는 장애인 관광객)들에게 제공한다. 이들은 자신들이 런던의 ‘얼굴’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활동하며, 여행자들이 런던에서 최고의 기억과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친절하게 도움을 준다.

#유료입장 관광명소 관광패스(London Pass)
박물관, 갤러리 등과 같은 곳은 대부분 무료입장이 가능하지만 유료로 입장해야 하는 곳도 많은 영국에서 유료입장 명소를 다니려면 그 비용이 만만찮다. 그래서 런던은 대표적인 유료 관광명소를 입장할 수 있는 ‘London Pass’를 상품화 했다. 이 단한장의 패스로 런던 시내 50여 개 관광지를 자유롭게 입장할 수 있다.

장애인 관광객 같은 경우 한사람의 장애인에게 기본적으로 1-2명 동반자가 함께 다니는 것을 고려할 때 관광명소를 입장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여행자들의 특성과 지출되는 기회비용을 절약시키고,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도록 여행용 카드 기능 추가, 또한 음식점 할인도 가능하다. ‘London Pass’는 1일권, 2일권, 3일권, 6일권으로 구분되어 있고 3일권을 기준으로 106파운드 이상 입장료를 절약할 수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관광명소를 입장할 수 있다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관광객 유입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 모든 지도에는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한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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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 대한 영국 시민들의 시민의식 ‘요구하기 이전에 모든 것을 갖춰라’
영국의 시민들은 장애인들에 대해서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는가. 다음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과 지하철, 박물관의 직원 및 시민에게 ‘장애인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는지?’에 대한 인터뷰를 한 내용이다.

조엘(시민) : 당신(기자)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겠다. 이곳은 영국이다. 그중에서도 런던이다. 이곳은 장애인들이 무언가가 필요해서 요구하기 전 이미 그들이 비장애인들에게 열등감을 가지지 않게 모든 것이 갖추어져있는 곳이다. 나뿐만아니라 이곳에서 지내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그들은 약자가 아니다. 우리와 같은 사람이다. 이곳의 모든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앤(간호사) : 간호사일을 하고 있어 평소에도 장애인들에 관심이 많다. 이곳 영국은 그들을 위한 제도가 잘되어 있다. 한가지 자랑을 하자면, 이곳에서는 장애인들이 운전하는 차량이나, 이동수단(전동휠체어, 휠체어 등)에 대한 배려가 많다. 특히 차량을 이용하는 장애인들에게는 어느 곳이든 무료로 주차가 가능하고, 정차도 가능하다. 이곳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선이 존재하지 않는다. 당신들의 나라에도 평등한 날이 오길 바란다.

샘(지하철 직원) : 런던올림픽 당시에 많은 장애인들이 영국을 찾았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많다. 이곳에서 거주하는 장애인들은 대중교통(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다른 곳에서 온 장애인들은 무료로 탈 것을 이용하지는 못하지만, 직원의 도움이나 그들의 이동수단에 대해서는 내, 외국인 상관없이 평등하게 이용이 가능하다.

쟈스민(내셔넬 갤러리 직원) : 박물관이나 미술 갤러리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할 것 없이 무료로 관람이 가능한 곳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건물들은 오래되었기 때문에 건물의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을 추가로 설치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 편의시설을 추가로 설치된 곳은 흔치않다. 그래서 휠체어를 항시 준비해두어 대여를 하고 있다.

별관처럼 새롭게 지어지는 건물에는 모두 장애인을 위한 기본 편의시설이 설계되어서 건물이 지어진다. 그들 역시도 문화를 즐기고 싶어하는 마음은 모두 똑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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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은 통역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취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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