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철도 어떻게 할 것인가?-국내 폐철도 활용 사례1

폐철도 상업 개발 관광산업 새로운 모델 제시

이필혁 기자 / 2016년 10월 20일
공유 / URL복사
↑↑ 정선군은 레일바이크와 테마 관광열차 등을 통해 관광객을 모으고 있다.
ⓒ (주)경주신문사


경주 중심부를 관통하는 철도로 시민들은 많은 것을 감내해야만했다. 주민은 철도로 인해 생활의 단절은 물론 소음 등의 주거환경의 문제와 도로교통의 단절 등을 격고 있지만 이런 현실은 당연한 듯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 당연한 것이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2003년부터 시작된 부산과 경주, 포항 간 복선전철 사업이 오는 2018년이면 완공돼 기존 선로를 폐선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2020년 건천~현곡을 잇는 중앙선 경주구간도 폐선될 예정이다.

폐선으로 도심을 가로지르는 철도의 기능이 상실되지만 그 흔적은 고스란히 남는다. 여기에서부터 폐철도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 폐선부지의 방치나 난개발은 오히려 경주의 미래발전을 가로막게 된다. 폐철도 부지와 철도역사가 경주의 미래 발전을 견인하는 공간으로 재창출될 수 있도록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활용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폐선부지 활용은 전국적으로 두 가지 방식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폐선 부지를 활용해 시민 공원화하는 방식과 민간사업자가 참여한 상업개발 방식이다. 이번호 국내 폐철도 활용 사례에는 전국적으로 상업개발 방식을 채택해 성공을 거두고 있는 정선군과 시민참여로 성공적인 시민 공원화 사업에 성공한 광주의 사례를 중심으로 폐철도 활용 가능성을 가늠해 볼 계획이다.

↑↑ 정선군은 레일바이크와 테마 관광열차 등을 통해 관광객을 모으고 있다.
ⓒ (주)경주신문사


-정선군, 레일바이크 도입으로 관광 산업의 새로운 모델 제시, 지자체 주도해 관광객 유입 큰 성공
강원도 정선군의 아우라지역과 구절리역을 연결하는 정선선은 과거 석탄 수송을 위해 건설된 철도다. 시대가 변화면서 석탄 산업이 사양 산업으로 접어들며 자연스레 이 철도도 폐선의 길로 접어들었다. 광산 산업이 한창이던 시기에는 구절리역 인근에는 석탄 관련 산업이 번성해 많은 주민이 거주하는 마을이었다. 하지만 탄광 산업이 중지되면서 이곳 주민들이 하나둘 떠나가며 폐가와 폐철로만이 남는 마을이 되어버렸다.

정선군은 폐철로만 남아있던 이곳을 2005년 레저관광 수단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기존 철로에 레일바이크를 얻고 기타 편의시설의 건설해 관광객을 끌어 모은다는 취지였다. 정선군의 레일바이크 사업은 큰 성공을 거둔다. 2005년 8만 명에서 2013년 32만 명으로 늘었고 2013년 35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지역 대표 관광산업으로 자리했다.

↑↑ 정선군은 레일바이크와 테마 관광열차 등을 통해 관광객을 모으고 있다.
ⓒ (주)경주신문사


-레일바이크 이후 생겨난 변화
폐철도를 활용한 레일바이크가 생겨나면서 지역 경기도 함께 되살아났다. 레일바이크가 도입되기 전 지역에는 숙박업소는 전무한 상태였다. 2001년 1개였던 숙박업소가 2013년에는 99개로 늘어났다. 레일바이크는 인터넷 예매와 현장 예매로 표를 구입할 수 있다.

인터넷 예매는 금방 동이나 레일바이크를 이용하려는 관광객은 현장에서 표를 구매해야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했다. 현장 표 구입은 관광객이 지역에 하루 더 머물게 하는 효과를 가져와 인근 숙박업계와 식당 등의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레일바이크라는 하나의 관광산업이 지역 경제까지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 폐철도를 활용한 무분별한 레일 바이크 사업은 지자체간 경쟁과 수익성 악화를 초래한다는 지적도 있다.
ⓒ (주)경주신문사


-정선군과 코레일의 협력이 있어 가능
정선군은 만성적자에 허덕이던 정선선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다고 한다. 정선군청 문화관광과 백호민 주무관(인물사진)은 선진국의 폐철도 활용 가능성을 보고 레일바이크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선군은 2004년 독일과 스위스, 프랑스 견학을 통해 레일바이크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그곳에서 기존 철로를 그대로 활용하면서 뛰어난 자연 풍경을 관광객에게 전해주는 레일바이크가 정선군에 알맞은 사업이라 생각했죠”라고 말했다.

정선군은 한국철도공사와 코레일관광개발과 함께 레일바이크 사업을 맺고 2005년 사업을 실행한다. 코레일관광개발은 부대시설을 포함한 경영운영 전반을 담당하고, 한국철도공사는 철도부지 사용허가, 정선군은 레일바이크 교체 비용 등의 예산 지원을 통해 지자체와 공사의 협업을 이끌어냈다.

백호민 주무관은 “레일바이크 사업으로 발생한 이익금은 정선군과 코레일관광개발이 50%의 배분을 가져갑니다. 코레일관광개발과 정선군은 레일바이크 이외에도 정선아리랑 열차 같은 테마 관광열차 상품 등 다양한 사업 파트너를 유지하고 있습니다”면서 “정선레일바이크가 전국 지자체에서 벤치마킹하는 성공적 사례가 되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 폐철도를 활용한 무분별한 레일 바이크 사업은 지자체간 경쟁과 수익성 악화를 초래한다는 지적도 있다.
ⓒ (주)경주신문사


-우후죽순 늘어나는 레일바이크 사업
정선레일바이크는 아름다운 풍광과 완만한 경사 등 레일바이크의 최적지이자 최초라는 타이틀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정선레일바이크의 폐철도 활용이 성공을 거두자 전국 지자체가 레일바이크를 벤치마킹하기 시작했다. 정선레일바이크를 뒤따라 전국 지자체는 경쟁적으로 레일바이크사업을 끌어들였다. 양평레일바이크, 아산레일바이크, 대천레일바이크, 곡성레일바이크, 진주레일바이크, 문경레일바이크, 스위치백리조트레일바이크, 원주레일바이크, 강촌레일바이크까지 전국에서 레일바이크를 탈수 있게 됐다.

하지만 폐철도를 활용한 레일바이크 사업의 전국적 증가는 자연스레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정선도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는 못했다.

정선군 자료에 따르면 2010년 레일바이크 최고 매출을 기록하다 이후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 정선군은 정선레일바이크 사업에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49개 사업 총 103억 가까운 자금을 투입했다.

↑↑ 정선군청 문화관광과 백호민 주무관
ⓒ (주)경주신문사


2005년 8만명 정도였던 레일바이크 탑승객이 2006년부터 20만명 상회하더니 2010년 년간 이용객 36만명을 돌파했다. 이후 2013년까지 32만명을 유지하다 2014년에 이어 2015년에도 이용객이 27만명 선에 머물렀다. 이용객 감소는 매출 감소로 이어진다. 2010년 32억 가까운 매출을 올리던 정선레일바이크는 지난해 25억으로 감소한 것이다.

정선군은 타 지역 레일바이크 사업이 확대됨에 따라 정선레일바이크의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출발점인 구절리역과 도착점 아우라지역 인근 부지를 활용해 연계 상품과 인근 마을 교육관, 체험장 등 다양한 하드웨어 시설을 마련해 상품판매와 전시 및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백호민 주무관은 “올해만 3군데 이사의 지자체에서 레일바이크 관련 문의를 해왔다. 쉽게 시작할 사업이 아님에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모든 사업에는 자신만의 컨텐츠가 필요하다. 지금은 전국에 수를 세기 힘들 정도로 많은 레일바이크가 운영되고 있어 수익을 내기에 어려움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레일바이크는 주위 경치나 풍광 등의 제반사업에 대한 정밀한 분석 이후에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 상황에서 레일바이크 사업을 시작하려는 지자체는 많은 고민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취재하였습니다.
X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