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철도 어떻게 할 것인가?-지역 폐철도 현황과 과제

폐선될 동해남부선과 중앙선 총70km 전국에서 가장 길어
폐선 및 역사 활용 난제 예산 문제도 큰 걸림돌

이필혁 기자 / 2016년 10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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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중심부를 관통하는 동해남부선과 중앙선이 철거되면 폐철로와 역사는 경주발전의 중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 (주)경주신문사


경주 중심부를 관통하는 철도로 시민들은 많은 것을 감내해야만했다. 주민은 철도로 인해 생활의 단절은 물론 소음 등의 주거환경의 문제와 도로교통의 단절 등을 격고 있지만 이런 현실은 당연한 듯 받아들였다.

하지만 이 당연한 것이 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2003년부터 시작된 부산과 경주, 포항 간 복선전철 사업이 오는 2018년이면 완공돼 기존 선로를 폐선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2020년 건천~현곡을 잇는 중앙선 경주구간도 폐선될 예정이다. 폐선은 도심을 가로지르는 철도의 기능이 상실되지만 그 흔적은 고스란히 남는다.

여기에서부터 폐철도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 폐선부지의 방치나 난개발은 오히려 경주의 미래발전을 가로막게 된다. 폐철도 부지와 철도역사가 경주의 미래 발전을 견인하는 공간으로 재창출될 수 있도록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활용 방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 까슬까슬 녹슨 손잡이, 승객의 체취를 미련하게 기다리는 사방역의 간이의자는 아직도 짝사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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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철도 현황
지역에 폐선이 예정된 곳은 모화역과 부조역을 잇는 동해남부선(총 50km)과 경주역과 아화역을 잇는 중앙선(총 33km 중 20km)이다. 두 철로는 길이만 70km에 달하는 거리로 전국에서 가장 긴 폐선이다.

↑↑ 좁은 농로를 길게 따라 가다보면 멀리 보이는 모량역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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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남부선
동해남부선은 부산과 포항을 잇는 철도선으로 총 147km에 달하는 거리다. 이중 경주를 통과하는 구간은 모화역을 시작으로 부조역까지 12개 역에 총 연장 50km에 이른다. 동해남부선 12개역 가운데 역사의 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안강역과 경주역, 불국사역, 나원역 등 4개곳 뿐이며 그마저 나원역은 화물선만 운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4곳을 제외한 양자동역, 사방역, 청령역, 동방역, 죽동역, 입실역은 폐역 됐으며 부조역(임대)과 모화역(임대)은 폐역돼 임대된 상태다.

부조역은 현재 폐역 후 임대된 상태다. 철구 구간 대부분이 농경지이며 양동마을과 가까운 거리에 있다. 양자동역은 벤치만 남아 있는 곳이지만 주변 경관이 뛰어난 역이다. 부조역과 함께 양동마을과 가까워 이를 연계한 역과 철로 활용이 가능한 곳이다. 안강역은 현재 운행 중인 역사로 부지가 넓고 지역주민이 생활공간과 밀접해 주민편의 시설로 활용하다.

경주역은 향후 경주 발전의 핵심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주 중심에 위치한 곳으로 인근에 관광지와 상가가 밀집한 지역이다. 넓은 공간과 지리적 위치가 뛰어나 시에서는 폐역사 부지를 활용 복합행정타운을 조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

불국사역은 철도문화재 지정된 역으로 원형을 보전해야만 한다. 입실역 주변 철로에는 외동지역 산업단지로 교통량이 많다. 폐철로가 철거되면 교통문제 해결에 도움을 것으로 예상된다.

↑↑ 역구내에 있던 나무벤치에서 발견된 2개조로 교대근무하던 열차운영원들의 근무명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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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
중앙선은 청량리와 경주역을 잇는 철도선으로 총길이 386.6km의 철로이다. 이중 경주에는 경주역에서 아화역까지 거리 총 33km 중 20km 구간이 폐선 된다. 현재 경주역을 제외한 서경주역, 율동역, 모량역, 건천역, 아화역 등 5개 역중 서경주역만이 운행 중이며 나머지는 여객취급이 중단된 상태에 있다.

서경주역은 역사의 규모도 크고 도심 내 위치해 접근성이 우수하다. 또한 인근에 아파트 등이 밀집해 역사 활용성과 폐선활용도가 높은 곳으로 꼽힌다.

율동역은 인근이 대부분 농경지로 접근성이 떨어진다. 또한 인근이 경부고속도로가 있어 소음에도 취약해 역사 활용성과 폐선활용이 낮은 곳이다.

모량역은 주변이 대부분 농경지로 접근성이 떨어지나 인근에 금척리 고분군이 있어 고분공원 조성 등에 활용이 가능한 곳으로 평가되고 있다.

건천역은 중앙선 폐선 라인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이지만 주변이 농경지와 녹지가 분포돼 역사 활용성은 높지 않은 곳이다. 아화역은 1917년 지역에서 최초로 설립된 역으로 주변 주민 이동이 많다.

↑↑ 동해남부선에 있는 동방역. 불국사역과 경주역 사이에 있는 역으로 현재는 신호장으로서 정차하는 여객 열차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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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철로 과제는?
폐선 될 동해남부선과 중앙선의 총 길이는 70km로 전국에서 가장 큰 폐철로가 경주에 생기는 셈이다. 폐선부지가 너무 길어 활용에 집중화가 어렵다. 동해남부선이 폐선 되는 인근 지자체는 짧은 구간을 활용 폐선부지 집중 개발에 나서고 있다.

부산시는 총 길이 9.8km로 그린레일웨이 조성사업을 진행 중이며, 울산시는 14km에 이르는 구간을 옹기마을 일대 옹기공원과 옹기저장소 등 관광자원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포항시는 효자에서 구포항역까지 4km에 대해 도심 시민휴식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미 10억원의 예산이 반영돼 사업을 진행하는 등 구체적인 활용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반면 경주는 긴 폐선구간으로 활용방안 구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주시 미래사업팀 관계자는 “구간이 너무 길어 활용방안을 전부다 그려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면서 “하지만 동해남부선과 중앙선이 폐선 된 후 폐선활용에 대한 밑그림은 있어야 한다. 폐철도 활용방안을 미리 마련하기 위해 전문가 시민의 의견을 모아 폐선 활용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장 폐철로 구간과 함께 폐철로 개발에 걸림돌이 있다. 바로 예산. 폐선으로 역사 활용가치가 높은 곳은 경주역과 서경주역이다. 경주역에 행정복합타운과 복합문화 상업시설을 설치하는데 부지 매입에만 1000억 가량이 필요하다. 서경주역은 도로 개설과 부지 매입비 등 200억 가까운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시 관계자는 “경주역, 황성동, 동천동 구간, 서경주역 등 개발에 비용과 활용방안 등의 의견차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폐선활용이 경주발전에 핵심이 되도록 활용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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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취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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