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경주지역 중·고교생이 사라진다

경주시 정주인구 증가 방안 모색[2] 학업연령 인구 감소 현황

이상욱 기자 / 2016년 0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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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월별 중학생 연령대 인구 추이
ⓒ (주)경주신문사


경주시 인구가 매년 감소하면서 지난해 11월 말 26만명 선이 붕괴됐다. 열악한 교육환경, 양질의 일자리와 의료시설 부족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구감소가 지속돼 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이번호부터 지난해 경주시의 ‘정주인구 증가를 위한 발전전략 용역’ 결과를 토대로 현 경주시 인구현황과 문제점, 향후 인구증가를 위한 방안 등에 대해 몇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2015년 한 해 경주지역 내 중·고교생 연령대 인구가 무려 1154명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교육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년 동안 경주를 떠난 전체 인구수 1870명 가운데 중·고교생 감소율이 61.7%를 차지해 지역사회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경주시 2015년 주민등록 인구 집계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중학교 1~3학년 연령대 인구가 8722명에서 12월 말엔 7933명으로 789명이 줄어들었다.

또 고등학생 수는 9846명에서 9481명으로 365명 감소하는 등 중·고교생 총 1154명이 급감해 경주시 인구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이는 지난 2014년 1월 대비 12월말 중학생 9277명에서 8786명, 고등학생 1만135명에서 9857명으로 각각 491명, 278명 감소한데 비해 더욱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경주시 전체인구는 1월 26만1643명에서 12월말 25만9773명으로 1870명 감소한 것에 대비하면 중학생은 42.2%, 고등학생 19.5% 등 총 61.7%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경주를 떠나는 인구 100명당 중학생 42.2명, 고등학생 19.5명 등 총 61.7명이 포함돼 있는 셈이다.

시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중학생 수가 고등학생보다 더 많이 감소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학년별로는 중학교 2학년 연령대 인구가 524명 감소해 가장 많았으며, 1학년은 322명 줄었다. 반면 3학년은 57명 증가했다.

고등학생은 2학년이 219명으로 가장 많이 줄었으며, 3학년 84명, 1학년 62명 순으로 감소했다.

지난 2014년에는 중학교 1학년 연령대가 516명, 3학년은 48명 감소했다. 반면 2학년은 118명이 늘어났다.

또 고등학생은 1학년이 211명 감소해 가장 많았으며 2학년 65명, 3학년은 2명이 감소하는데 그쳤다.

이처럼 지역 내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있는 데는 경주의 열악한 교육환경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중학생 연령대 인구가 전체 인구 감소 수 가운데 42.2%를 차지해 고교 비평준화 지역인 경주의 교육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

-중학생 인근 고교평준화지역으로 떠나
지난해 ‘정주인구 증가를 위한 발전전략’ 용역을 수행한 (재)한국경제기획연구원은 최종보고서에서 2005년 대비 2010년 초·중·고·대학·대학교·대학원 전체 재학생 수가 15.3% 감소했고, 2015년 재학생 수는 더욱 큰 폭으로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경주시가 분석한 2014년, 2015년 중·고교생 연령대 인구가 급감한 것과 일치한다. 용역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대비 2015년(11년간)’ 초등학교 재학생은 43.2% 감소해 가장 크게 줄었으며, 중학교 재학생 29.3%, 고교 재학생은 7.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11년 대비 2015년(5년간)’은 초등학생 13.5%, 중학생 19.1%, 고등학생 5.7% 감소해 중학생 감소폭이 가장 높게 조사됐다.

경북도내 전체 초등학생(2010년 대비 2014년)이 20% 감소한데 비해 경주지역은 13.5% 줄어 도내 평균보다 감소폭이 적었다.

고등학생 수 역시 경북도내 최근 4년간 9.6% 학생 감소에 비해 경주는 5년간 5.7% 감소해 도내 평균보다 낮았다.

그러나 중학생 수는 도내 전체 중학생의 12.7%가 감소한데 비해 경주시는 19.1%감소해 감소폭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중학생 수가 감소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고교평준화가 시행 중인 인근 울산과 포항, 대구, 부산 등지로 교육이사를 떠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교육환경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지역 내 중·고교생과 학부모들의 외부 유출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교평준화 본격 논의 여론 일어
경주시 인구 중 중학생 연령대가 매년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면서 고교평준화 등 교육환경 개선 방안 마련을 위한 논의가 본격화돼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또 지난해 한수원자사고 설립이 정부의 불허로 최종 무산돼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할 고교 설립 또한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재)한국경제기획연구원은 용역 최종보고서에서 경주의 열악한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으로 고등학교 평준화를 비중 있게 다뤘다.

경주시는 고교 비평준화지역으로써 고교 입시 준비로 인한 학습부담 과중 및 입시경쟁 과열 상태라는 것.

이에 따라 교육환경은 경주시의 인구증감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로 인구증가를 위해서는 현 고등학교의 문제점 개선과 교육의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주시 교육의 문제점을 묻는 설문조사에서도 사교육비 증가, 교육정책 변화에도 주입식교육의 지속, 입시위주 교육, 학교폭력 등이 주를 이뤘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고교 평준화를 제시하기도 했다.

-특목고 설립과 함께 고교평준화 시행돼야
그러나 경주지역 고교평준화가 논의되기 시작하면 찬반논쟁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찬성측은 학부모의 경제적 능력이나 환경에 따라 교육조차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위화감과 차별을 해소하고 입시부담 완화, 고교 간 격차 해소, 지역 교육 정상화 등을 위해 고교평준화가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는 논리다.

반면 공부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이 같은 수업을 받을 경우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을 기준으로 수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유능한 인재는 발전할 기회를 잃게 돼 ‘하향평준화’가 우려된다며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재)한국경제기획연구원은 지역 내 찬반입장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상황을 의식한 듯 “고교평준화에 대한 끊임없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며 “고교평준화 문제의 해결 방법으로 특목고, 자사고, 사립학교의 자율성 부여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인근지역인 울산과 대구, 포항, 부산 등지에서 보유하고 있는 특목고, 국제고, 마이스터고 등을 예로 들며 “이들 학교로의 진학을 위해 경주를 떠나는 학생들이 상당수 있어 인구가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경주시에도 이러한 형태의 학교 설립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결국 경쟁이 아닌 협동을 강조하는 교육과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의 학생이 개인 노력으로 학업결손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측면에서 고교평준화가 필요하지만, 이에 따른 문제점이 도출되고 있어 특목고 등 형태의 학교 설립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교육부가 신규학교 및 특목고 설립에 보수적인 입장이라 하더라도 한수원 본사 이전이라는 특수상황에 따라 자녀들의 교육욕구 해소를 위해 특목고 설립에 대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현재 경북도내 고교평준화 지역은 포항시가 유일하며, 안동시는 지난 1980년 평준화를 시행하다 1990년 다시 비평준화지역으로 복귀했다.

-대학·대학원 학생 수도 감소세
경주지역 소재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거주지 이전 홍보가 적극 이뤄져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역 결과 지난 2010년 경주시 인구 가운데 대학 재학 중인 인구는 1만3741명. 그러나 경주시 소재 대학을 다니는 인구는 1만7463명으로 3722명이 타 지역에서 주소지를 이전하지 않고 재학 중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 대학생 수를 증가시키고 교원 수 증가를 억제하는 방안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2014년 경주시 통계연보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경주지역 대학교는 단과대학 9.1% 감소, 학과 수 18.8% 감소한 반면, 교원 수 49.2% 증가, 사무직원 수는 18.1%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는 경북도 전체 추세와 비교했을 때 학생 수는 줄어들고 있고 교원 및 사무직원 수는 큰 폭으로 증가한 것.

이로 인해 각 대학들이 재정비를 통해 학생유치를 증대해 인구증가에 기여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원 수는 2009년 대비 2013년 13개에서 12개로 감소했고, 석사 학과 수는 감소한 반면 박사 학과 수는 1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수는 석사과정 8.1%, 박사과정 16.6% 감소했다. 이에 따라 대학원 활성화 및 교육의 질 증대로 학생유출을 막고 타지 학생을 유치할 수 있는 교육 환경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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