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은 지역사회의 힘'-[19]성건본동경로당

혼잡한 도심 속 쉼터, 어르신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놀이터

경주신문 기자 / 2015년 1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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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20여 명의 할머니들이 경로당에 나오면서 점차 활기를 띠기 시작했고 지난해는 모범경로당으로 지정됐다는 성건본동경로당.
ⓒ (주)경주신문사


#급변한 성건동, 그리고 성건본동경로당
성건동 중앙시장 맞은편 골목 안쪽에 위치한 성건본동경로당(회장 윤수문)은 2층으로 도심에 있는 경로당으로서는 규모가 꽤 큰 편이다. 과거 성건동사무소로 사용하던 건물이었지만 동국대네거리방면 금성로와 북문로가 연결되는 네거리 인근에 동사무소를 이전하면서 주위의 어르신들의 요청으로 현재 경로당으로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성건본동경로당 바로 옆에는 안심사가 있으며 동리생가와 삼랑사터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삼랑사터 일대를 영말(북성건 서남쪽에 있는 마을로 경주부의 진영이 있었다고 함)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삼랑사는 신라 진평왕 19년(1597)에 창건된 절인데 폐사되고 보물 제127호로 지정된 당간지주만 남아있다. 거북받침돌의 비가 있었다고 하나 그 후 비는 없어지고 1919년까지 귀부만 남아 있다가 모두 없어져 버렸다. 비의 글은 박거물(朴居勿)이 짓고 글씨는 요극일(姚克一)이 썼다고 전해진다.<경주풍물지리지>

2층 건물인 성건본동경로당은 1층은 어르신들의 쉼터로, 마을회의 장소로 사용하고 있으며, 2층은 모 단체에서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경로당에는 연초 총회를 할 때는 90여 명의 어르신들이 모이지만 여느 경로당과 마찬가지로 할아버지들보다 할머니들이 주로 쉬시는 쉼터로 운영되고 있었다.

성건본동경로당 전체를 이끄는 분이 윤수문 회장이라면 이 일대 할머니들을 규합하고 경로당을 잘 꾸려가고 있는 분은 박석순(91) 할머니다. 아흔이 넘은 박 할머니는 건강해 보이신다는 표현보다는 정정하시다는 말이 더 어울렸다. 할머니들은 “우리들을 이끌고 경로당의 모든 것을 챙겨온 분이 박석순 할머니다. 우리 동네의 산증인이자 든든한 후원자”라고 입을 모았다.

↑↑ 이용하시는 어르신들이 줄어들고 있는 다른 경로당과는 달리 어르신들이 하나 둘 모이면서 새로운 쉼터로 자리 잡고 있는 성건본동경로당은 어르신들의 편안한 쉼터로서는 더 없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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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길이 필요한 쉼터
처음부터 성건본동경로당을 이용하신 할머니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20여 명의 할머니들이 경로당에 나오시면서 점차 경로당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고....

지난달 30일 오후 경로당을 방문했을 때 할머니들은 TV리모컨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고, 가스작동기가 타이머를 설치해 오래 쓰지 못하고 있다는 등의 불편을 토로했다. 사소하지만 관심 있는 손길이 아쉬워 보였다. 또 넓은 경로당에 연로하신 할머니들만 계시다보니 청소 또한 큰 문제였다.

올해 성건본동경로당 할머니들은 기관에서 실시하고 있는 ‘백세청춘사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하지만 할머니들은 자주는 아니더라도 일정하게 지속적으로 진행되는 건강프로그램을 희망했다. 작년에 성건본동경로당은 경주시로부터 모범경로당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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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순 할머니는 “우리들끼리 서로 사이도 좋고 경로당 운영도 잘되고 있어 경주시에서 작년에 모범경로당으로 지정해 주었다. 상금도 받았고.....”라며 자랑했다.

성건본동경로당은 점점 이용하시는 어르신들이 줄어들고 있는 다른 경로당과는 달리 어르신들이 하나 둘 모이면서 새로운 쉼터로 자리 잡고 있다. 지척에 볼거리 많은 중앙시장이 있고 시끌벅적한 시내권과 맞닿아 있지만 성건본동경로당은 어르신들의 편안한 쉼터로서는 더 없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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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성주 편집국장 / 사진=이필혁 기자
진행=이성주 편집국장
이원조 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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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금으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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