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은 지역사회의 힘'-[17]황오동 선덕경로당

시내권 있으면서도 교통 불편한 선덕경로당
시설 좁고 불편한 점 많지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쉼터

경주신문 기자 / 2015년 10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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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보이지도 않고 시설도 낙후해 불편한 점이 많은 선덕 경로당, 하지만 할머니들에겐 그 무엇보다 소중한 공간이다.
ⓒ (주)경주신문사


#좁고 불편하지만 없어서는 안 될 쉼터
13평 남짓한 좁은 곳. 경로당을 찾는 데에도 한참을 돌아다녀야할 만큼 외진 장소. 경로당마다 흔히 볼 수 있는 마당도, 운동기구도 하나 없고, 좁은 주방에 불편한 화장실. 하지만 이러한 불편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어르신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쉼터 황오동 선덕경로당.

경주고등학교 서편 한옥주택가 한 구석에 있는 선덕경로당은 원래 텃밭이 있었던 자리였다고 한다. 경로당이 생기기 전에는 일반 가정에 방 한 칸을 마련해 동네어르신들이 쉬곤 했다고 한다.

지금의 선덕경로당이 생기게 된 것은 이종락 할머니(전 회장)의 열정 때문이라고 했다. 이 할머니는 동네 할머니들의 쉼터를 마련하기 위해 발품을 팔아 이웃과 뜻있는 후원자 등으로부터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지금의 선덕경로당을 마련했다.

비록 좁은 공간이지만 할머니들에겐 ‘선덕여왕’의 이름을 딴 ‘선덕’이라는 이름을 붙인 선덕경로당이 자랑스럽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40여명의 할머니들의 쉼터인 선덕경로당은 4년여 전에 경주시에 등록했다. 할머니들이 경로당운영비를 부담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덕경로당은 ‘건강경로당’이라고 불러도 좋을 듯 했다. 100세를 바라보는 아흔일곱의 황두리 할머니를 비롯해 아흔을 넘기신 할머니들이 정정하게 활동하고 계셨다. 할머니들은 황 할머니께서 아직 병원에도 잘 가시지 않으실 정도로 정정하시다고 입을 모았다. 선덕경로당은 비록 규모는 작지만 회원들이 서로 위하고 단합도 잘해서 경주시보건소를 비롯한 기관에서 실시하고 있는 각종 건강프로그램을 자주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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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권에 있지만 오지나 다름없는 선덕경로당
선덕경로당(황오동 양정로 84번길 2-1)은 경주 도심과 인접해 있으면서도 오지나 다름없는 곳이었다. 선덕경로당 인근에는 시내버스조차 다니지 않는다.

경주시는 당초 경주고등학교 사거리에서 북천강변도로까지 도로 개설이 계획되어 있었으나 인근에 사적지(성동동 전랑지)가 있어, 왕복 4차선 도로를 개설하다가 중단해 주민들이 오랫동안 불편을 겪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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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경로당 인근에 있는 성동동 전랑지는 1937년 북천 제방공사를 하다가 2000여 평에 달하는 넓은 부지에 건물터와 복도터널 등이 발견되었는데 1993년 경주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발굴 조사 후 현재 8000여 평을 사적지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으며 아직 전체에 대한 발굴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할머니들은 “시내버스를 타려면 선덕여고 앞까지 가야하는데 거리가 너무 멀어 택시를 타거나 누가 차를 태워주지 않으면 외출도 쉽지 않은 형편”이라며 “여기가 말이 시내지 오지나 다름없는 곳”이라고 했다. 선덕경로당에서 시내버스를 타려면 할머니들이 불편한 몸으로 족히 300m는 걸어가야만 했다.

또 “경로당이 작고 눈에 띄지도 않아 손님들이 우리 경로당을 오려면 한참을 헤매야 할 정도”라며 “경주시에서 골목입구에 조그마한 팻말이라도 하나 세워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덕경로당 할머니들의 가장 큰 애로도 다른 경로당과 마찬가지로 청소를 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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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득조(78·인물사진) 부회장은 “경로당에 나오시는 할머니들 대부분 나이가 많고 몸도 불편한 분들이다.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라도 경로당에 와서 청소를 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더 많은 할머니들이 모일 수 있고 분위기도 좋아 질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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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성주 편집국장 / 사진=이필혁 기자
진행=이성주 편집국장 / 이필혁 기자
이원조 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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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금으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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