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은 지역사회의 힘’-[4]현곡면 상구1리

현곡 하구리~충효동 도로확장사업 답보상태 주민들 큰 불편

경주신문 기자 / 2015년 07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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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년에 몇 번이라도 건강프로그램을 접하고 싶다는 상구1리 어르신들, 이날 이원조 소장의 건강체조와 웃음건강법을 유익하게 즐겼다.
ⓒ (주)경주신문사


#벼농사를 주업으로 하고 있는 상구리
현곡면 상구리는 구미산(龜尾山해발 594m) 자락 동쪽에 자리 잡아 아늑한 벼농사 중심의 농촌마을이다. 구미산은 거북이 모양을 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전한다. 상구리는 구무들 위가 되므로 웃구무, 웃구미라 하고 혹은 구미산 위가 되므로 상구미, 상굼이라 불렀다.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의하면 구평리와 가막골을 병합해 상구리로 불렀다. 그 후 상구리를 상구1리, 구평리를 상구2리, 가막골을 상구3리로 했다.

상구 3리인 가막골(마을)은 마을이 산으로 둘러싸여 목초가 무성하게 자라고, 또 신라시대에는 이곳에서 궁성(宮城)의 말을 사육하고 훈련시키던 곳이라 하여 ‘가막골’ ‘가목(佳牧) ’가목골‘이라하였다고 한다. 지금도 말을 사육하고 승마를 체험하는 곳이 있다.

달리 이 마을이 산으로 둘러싸여 마치 감옥안처럼 되어 있어 ‘가목(감옥)골’이라고도 전해지고 있다.

구평(龜坪)은 김해김씨 성을 가진 이가 마을을 개척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들판의 모양이 마치 거북이 형상이라 해 ‘구평’ ‘구미들’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상구’는 신라시대 경주김씨가 정착해 이룬 마을로 지금도 주민들 중 절반이 넘는 경주김씨들이 사는 집성촌이다. 상구3리 가막골(마을) 앞산 기슭에는 갑(甲)바우가 있는데 전해오는 말에 따르면 고려 중엽 어느 날 폭풍우가 일고 천둥이 쳐 바위가 갈라지며 바위 속에서 장군의 갑옷이 나왔다고 한다.

그 후로부터 갑바우라 부르게 되었다고 하며, 지금도 갈라진 두 바위가 마주 보고 서 있다. 상구리에는 정석(鄭惜)묘비가 있는데 정석은 고려 의종 때 한림학사와 추밀원 주지사를 역임한 오천정씨 중시조인 습명(襲明)의 21세손이며 대군(大君)의 사부였던 극후(克後)의 현손으로 조선 영조 때 사람이다. 향리인 소현리에 살면서 후학의 교육과 적선을 많이 했다고 한다.

상구리 가막골에서 충효동으로 넘어가는 고개가 있는데 양쪽의 산이 마치 대문처럼 솟아 있다고 해서 대문(大門)재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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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곡면 하구리~충효동 잇는 도로 위험천만
↑↑ 정동술 노인회장(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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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곡면 상구1리(노인회장 정동술<인물사진>. 이장 이찬호)는 70여 호의 농가 대부분이 벼농사를 짓고 있으며 몇몇 축산농가도 눈에 띄었다.

지난 23일 방문한 상구1리경로당에는 때마침 배진석 도의원과 이동은 시의원이 방문했고, 현곡농협 이종권 조합장과 농협직원들이 중복을 맞아 어르신들에게 안부를 묻고 준비한 수박과 보리떡을 대접하고 있었다. 어르신들의 쉼터인 상구1리 경로당은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시설은 잘 관리를 해서인지 깨끗했다. 상구1리는 현곡면 하구리에서 충효동으로 넘어가는 도로 우측에 형성된 마을로 어르신들의 바람은 한결같이 계획만 새워놓고 진행되지 않고 있는 현곡면 하구리~충효동 간 도로확장을 서둘러 주길 바랐다.

현재 이 도로로 노선버스가 다니고 차량통행이 잦지만 마주 오는 차들이 교차할 수 없는 형편이다. 군도 겸 도시계획도로인 이 구간은 편도 1차선으로 차량교차가 가능하도록 사업이 계획돼 있다. 총 구간은 3.8km이며 현재 현곡면 하구리 쪽과 충효동에서 넘어오는 1.5km구간은 공사를 했지만 나머지 2.3km(소요예산 23억원)는 예산부족으로 마무리 하지 못했다.

경주시 도로과는 이 구간의 사업을 완료하기 위해 도비와 시비 확보에 최선을 다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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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찬호 이장(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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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호(61·인물사진) 이장은 “어르신들은 농사철 경운기 등 농기계가 많이 다니고 차량통행이 많지만 차들이 피할 수 있는 공간도 없다”면서 “무엇보다 마을 어르신들의 안전을 위해 도로 확장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 이장은 또 “마을에는 여성 어르신들이 많고 이분들이 농사를 지으러 보행기에 농기구나 비료를 싣고 논밭으로 나가시는 경우가 많은데 마을입구부터 들어오는 포장된 길이 오래되다 보니 길이 울퉁불퉁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면서 “어르신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포장을 다시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함께 자리한 이동은 시의원은 “현곡~충효간 도로 확장 공사는 예산이 많이 들기 때문에 시에서 마무리를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노선을 따라 우선 마을 입구나 주요 장소에 차들이 교차할 수 있도록 부지를 확보해 추진하는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경로당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내시는 어르신들의 바람은 경주시나 기관에서 건강프로그램을 자주 해주길 바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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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은 “지금 이 나이에 건강하게 사는 것이 제일이 아니겠느냐. 경주시 보건소나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진행하는 건강강의나 건강체조 등의 혜택을 받고 싶어도 마을이 작고 주민들 수도 많지 않아 제외되는 것 같다”면서 “요즈음은 자원봉사자나 사회복지사들도 많은 데 1년에 몇 차례라도 와서 건강프로그램을 진행해 주면 좋겠다”고 했다.

구미산을 뒤에 두고 있어 야생동물들의 피해도 있었다. 한 어르신은 “마을 위쪽에 밭농사를 짓고 있는데 멧돼지, 노루, 고라니, 너구리 등이 많아 늘 피해를 보고 있다. 시에서 대책을 마련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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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성주 편집국장·사진=이재욱 기자
진행=이성주 편집국장, 이만재 북부지사장, 엄태권 대리, 이원조 전문강사/자료참조=경주풍물지리지(김기문 편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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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금으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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