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면동 행정사무감사서 의원들 ‘선물 받아’

정현주 의원, 기자회견 열고 사실 폭로

이상욱 기자 / 2015년 07월 30일
공유 / URL복사
↑↑ 정현주 의원은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읍면동 감사 직후 의원들이 특산품을 받았다고 밝혔다.
ⓒ (주)경주신문사


경주시의회가 읍·면·동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하면서 피감기관으로부터 지역 특산물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로 인해 야당의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시의원에게 위원장직 사퇴와 공식사과를 촉구하고 나서는 등 내홍을 앓고 있다.

정현주 의원(새정치민주연합 비례대표)은 지난 23일 경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읍면동에서 자신이 속한 제2행정사무감사특별위원회의 현장 감사 직후 지역 특산물을 제공했고, 의원들은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특산물을 받아들고 고민하다 시장실에 가져다 놓았는데 이후 이 사실을 알고 손경익 특위 위원장을 포함한 일부 의원들이 불쾌감을 표시했다”면서 “의회운영위원회에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처리하고 그 전말을 확인해 향후 유사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입장규명을 요청했지만 박귀룡 위원장은 악수조차 거부하며 조롱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박귀룡 의원의 의회운영위원회 위원장직 사퇴와 손경익 의원은 공식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정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읍면동 감사에서 특산물을 받은 뒤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처음부터 단호하게 거절하지 못해 후회된다. 감사 첫날 4개 읍·면을 방문했는데 모두 받았다. 선물을 수집하러 다니는 것 아닌가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의원은 “기자회견 전 여러 의견이 있었지만 지난 1년간 겪어왔던 집단 왕따에 대해 털어놓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행정사무감사에서) 경주문화재단 감사 때 저에 대한 반감으로 시의회를 조롱하는 것을 용납하거나, 저에 대한 냉대는 인간적으로 참기 어려웠다”고 야당의원으로서 고충을 털어놓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정 의원은 끝으로 “저 역시 시의회 위상을 떨어뜨리기를 원치 않는다. 그러나 의회의 권위는 투명하고 정당한 의원들의 행동을 전제로 유지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극단적으로 향후 거취에 대해 고민하게 될 상황에서도 이번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경주시의회 읍면동감사에서 의원들이 제공받은 선물은 고사리, 계란 등 6종의 해당지역 특산물로 알려졌다.

비록 받은 선물이 지역 특산품이라도 이를 생산하는 일부 작목반 등은 경주시의 예산을 지원받고 있어 의원들의 이번 행동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정 의원이 감사 첫날 받은 선물을 시장실로 반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감사 둘째날 해당 읍면동에서는 준비했던 특산물을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X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