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물 운영비 과다 지출 논란

예술의전당 등 86개 시설에 303억여원 지출
시 자체예산 절반 차지 향후 더 증가할 듯

이상욱 기자 / 2015년 07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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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예술의전당 등 경주시에서 건립한 시설 운영비로 지난 한 해 303억여원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돼 적지 않은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시설물에 대한 관리는 경주시 해당 부서별로 제각각 이뤄지고 있어 과다한 운영비 지출에 대한 실태 파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주시가 최근 열린 경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이동은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 총 86개 시설의 운영비로 303억7700만여원의 예산이 사용된 것.

일반적으로 1조원대에 이르는 시 전체 예산 가운데 특별회계와 경상예산, 국·도비 보조사업 등을 제외하면 자체예산은 600~700억원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경주시 자체예산의 절반가량이 운영비로 쓰인 것이다.

이에 대해 이동은 의원은 “과다한 운영비 지출로 인해 향후 시의 역동적 사업에 투자가 어려워질 뿐만아니라, 민간 차원의 창의적 사업에 대한 지원 등도 불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 시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86개 시설물의 운영비는 인건비와 건물 및 시설유지비를 비롯해 각종 임대료 등이 포함됐다.

이중 경주예술의전당이 운영비 94억9141만원(인건비, 건물 및 시설 유지비, 특수목적법인 운영비·임대료 포함)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자원회수시설이 57억6400여만원(BTO사업 대행수수료 등), 경주하늘마루 23억6000여만원 순이었다.

노인전문간호센터 18억5000여만원, 음식물자원화시설 17억48000여만원, 재활용선별시설 12억9000여만원, 국민체육센터 10억9000여만원, 장애인종합복지관 10억3000여만원, 동궁원은 10억900여만원으로 10억원대의 운영비가 지출됐다.

이외에도 관광 관련 시설물과 도서관, 보건지소 등 각종 시설물에 대한 운영비로 매년 수백에서 수억원의 운영비가 지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시설물 대부분이 국·도비 등을 지원받아 건립했지만, 운영비는 국·도비가 지원되지 않아 시 예산만으로 지출하고 있어 열악한 재정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특히 이 같은 운영비 과다 지출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 의원에 따르면 당장 올해부터 지난 3월 개관한 화백컨벤션센터의 운영비도 시 예산으로 지원해야 한다. 또 평생학습문화센터, 노인복지회관, 솔거미술관, 황룡사연구센터, 시설관리공단 등 경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시설물이 건립되면 운영비는 더욱 증가하게 된다. 이 의원은 이들 시설이 건립돼 가동되면 운영비는 150억여원이 더 들 것으로 추산했다. 결국 향후 총 450억여원의 운영비를 경주시가 매년 투입해야 한다는 것.

게다가 운영비가 들어가는 시설물에 대한 관리 또한 청소과, 복지정책과, 복지지원과, 신라문화융성과, 문화예술과 등 경주시 20여개 과가 각각 맡고 있어 통합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전체적인 운영비를 파악하기 어려워 대책마련도 전혀 없는 실정이다.

이동은 의원은 “이처럼 고정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향후 경주시의 재정이 파산될 수 있는데도 이에 대해 집행부가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 우려된다”면서 “앞으로는 시가 사업 계획 단계에서부터 운영비 마련, 수익 창출 등의 방안을 제대로 마련 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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