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은 지역사회의 힘’-[3]안강읍 사방리

취락지구 지정 15년 지났지만 감감무소식… 노후 경로당 해결 시급

경주신문 기자 / 2015년 07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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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책·시책사업으로 인해 발생된 피해만 원상복구 해주기를 바란다는 사방리 어르신들.
ⓒ (주)경주신문사


#안강읍 사방리는?
안강읍 사방리는 한때 마을 서쪽에 있는 검단리 검단약수터와 마을의 관문에 사방역이 있어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이었다. 검단약수터는 시대가 변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 진지 오래됐다. 사방역은 간이역 기능을 하다가 지금은 기차가 서지 않는 폐역이 되었으며 2018년 동해남부선 이설 계획에 따라 철로와 역사는 철거될 것으로 보인다.

안강읍 사방리(士方里)는 본래 경주군 강서면의 지역으로 사방이라 하였는데,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의해 강동면 모서리 일부를 병합해 사방리로 하였다. 사방(士方)은 약 300년 전 최명필이라는 이가 선비들이 사는 마을이라는 뜻에서 유교를 일컫는 사수(泗水)의 사(泗)를 따서 ‘사방(泗方)’이라고 하였다.

혹은 형산강의 홍수 범람을 막는다는 뜻에서 ‘사방(泗防)’이라고 하였는데 그 뒤 변하여 지금은 ‘사방(士方)’이라고 부르고 있다. 형산강을 끼고 있어 예로부터 기름진 땅과 농사짓는 물이 풍부해 살기 좋은 마을이었다고 한다. 사방리는 북쪽은 갑산리, 서쪽은 검단리, 남쪽은 청령리, 동쪽은 형산강을 경계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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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리는 검단리에서 사방을 거쳐 형산강으로 흐르는 사방거랑(사방천, 사방내라고도 부름)과 사방역이 중심이다. 마을은 가지골(사방의 동북쪽에 있으며 칠보산 아래에 있다), 밭마을(밭을 일구어 개척한 마을, 혹은 사방의 바깥이 된다고 하여 밖마을이라고도 하며 곤제산의 밑쪽), 신기동(검단리와 붙어 있는 새터 아래쪽 마을로 광복 후 정부 보조를 받아 조성된 마을), 양지마을(밭마을 안쪽에 있으며 마을이 양지바른 곳이라고 함) 등이 있다.

사방리 옥골은 골짜기에 옥(玉)이 많이 났다 하여 ‘옥곡(玉谷)’이라 불렀다 하며, 신라시대에는 이곳에 감옥이 있었다 하여 ‘옥동(獄洞)’이라 부르기도 했다. 사방리에는 수령 300년 된 땅버들 3그루가 당목으로 되어 있으나 동제는 오래 전부터 지내지 않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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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시책사업으로 주민들의 피해 커
안강읍 사방리(이장 김성헌)는 250여 호가 사는 큰 마을이다. 최근에는 귀농가구만 50여호에 달할 정도로 마을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곳이다.

토마토나 멜론 등 농특작물을 많이 재배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과수와 축산, 밭농사, 벼농사 등 다양한 농업활동이 공존하고 있다.

하지만 사방리 주민들은 지금 정부와 경주시에 섭섭한 것이 많았다. 마을 곳곳에 안강읍 검단리의 검단산업단지 조성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달아 놓았을 정도다.

민원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것은 검단산업단지 내 산업폐기물처리장을 당초 계획보다 넓은 면적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부터다.

또 마을과 인접한 북서쪽으로 KTX 포항구간이 지나가면서 주거 환경이 급격히 나빠진 것도 민원의 원인이 되고 있었다.

터널공사 과정에서 인접해 있는 주택이나 담에 금이 가고 심지어 오래된 토담은 거의 무너져 있었지만 보수를 하지 못하고 있다.

한 주민은 “KTX 터널을 공사하면서 진동과 소음 때문에 담이 무너졌다. 기차가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잠도 잘 자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공사업체에서 처음에는 피해를 입은 곳을 해결해 준다고 해놓고 공사가 끝나자 마자 그냥 가버렸다. 피해를 조사한다고 몇 번 나왔지만 지금까지 깜깜 무소식이다”고 하소연 했다.
국책 및 시책사업을 시행하면서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사방리 주민들의 마음을 열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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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취락지구 지정 후 15년 동안 관심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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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지역에 비해 사방리 이장은 50대 초반으로 젊다. 사방리에서 나고 자란 김성헌(53·인물사진·이장)은 경주시 한농연 회장까지 지낸 농촌을 대변해 온 사람이다. 젊고 마을 사정을 잘 알고 부지런하다보니 연로하신 어르신들이 편해 보였다. 김성헌 이장은 사방리 주민들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 두 가지를 꼽았다.

김 이장은 “경주시가 15년 전인 2000년에 사방리 일대를 취락지구로 지정해 놓고 전혀 손을 쓰지 않고 있다”면서 “주민들을 위해 취락지구 내 중앙도로라도 개설하는 사업을 조속히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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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이장은 “현재 사방경로당은 부지가 일제강점기 창시개명을 한 사람의 소유로 되어 있는데 추적이 쉽지 않다. 부지 문제를 풀기 위해 수소문 끝에 대구까지 찾아 갔지만 찾을 수 없었다”면서 “경로당을 이용하시는 어르신들이 80여명이나 되는데 무허가 건물이다 보니 어르신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정부나 시에서 부지를 매입하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는데 이 또한 어려운 것 같아 답답하다”고 했다. 김 이장은 또 “땅 주인이 없어 경로당 시설이 좁고 노후해도 손을 쓸 수가 없는 상황이다. 현재 경로당 뒤편에 적합한 부지가 있는데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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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복프로그램은 이원조 소장(경주 원조행복웃음치료연구소·인물사진)이 맡았다. 이원조 소장은 어르신을 대상으로 건강 체조와 스트레스 풀기, 웃음건강법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해 어르신들에게 잠시마나 즐거운 시간을 선사했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안사모(안강을 사랑하는 모임) 서성순 회장이 어르신들이 사용할 수 있는 보행기 2대를 기증했으며, 안강 미루병원에서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건강검진 봉사에 나서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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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성주 편집국장·사진=이재욱 기자 / 진행=이성주 편집국장, 이만재 북부지사장, 엄태권 대리, 이원조 전문강사 / 자료참조=경주풍물지리지(김기문 편저) / 이 사업(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기금으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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