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츠저우시와 자매결연 추진 적절성 여부 논란

이상욱 기자 / 2015년 07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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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가 해외도시와의 자매결연 추진에 있어 장기적인 전략과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시는 지난달 29일 열린 경주시의회 전체의원간담회에서 중국 츠저우시와의 자매결연 추진안을 보고하자 이 같은 지적이 나온 것.

시는 이날 보고에서 중국 츠저우시는 한중 우호교류의 선각자로 추앙받고 있는 신라 왕자 김교각 스님이 수도와 설교를 펼친 곳으로, 역사·문화적 인연을 감안해 자매도시 체결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 도시의 특별한 인연을 감안해 지난해 7월 우호도시 의향서를 작성하고, 지난 5월엔 자매결연에 합의했다.

시는 오는 9월 경주시 대표단이 츠저우시를 방문해 자매결연의향서에 서명하고, 내년 상반기 츠저우시장을 경주로 초청해 자매도시 체결식을 가질 계획이다. 자매결연 후 김교각 스님에 관한 학술·문화 교류, 관광객 상호방문, 청소년 상호교류, 친환경도시 테마 관련 상호협력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중동부지역 소재 안후이성의 서남쪽에 위치한 츠저우시는 면적 8272㎢로, 인구는 2013년 기준 162만명이다. 그러나 이날 간담회에서 의원들은 천년고도 경주의 위상에 걸맞게 역사와 문화, 도시 규모 등이 갖춰진 해외도시와의 자매결연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김성수 의원은 “경주시가 과거와는 달리 역사문화도시로서의 위상이 달라졌다”면서 “역사적 문화적 연관성이 많고 규모가 큰 도시와 자매도시를 체결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츠저우시의 규모가 이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그동안 시가 외국과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 가운데 교류가 활발하지 않아 결연이 폐지되는 사례가 있었다”면서 “외국도시와의 관계를 맺는데 보다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주 의원도 “관광도시 또는 체육도시 등 경주가 지향하는 방향을 먼저 선정하고 외국 도시와 교류를 추진해야 한다”면서 “일부 관계자가 아니라 모든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고, 천년고도로서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 도시와 자매결연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중국 츠저우시가 지난 2003년 11월 전남 구례군과 자매도시로 체결된 점도 문제로 떠올랐다. 구례군은 츠저우시와 자매도시로 체결한 뒤 대표단 교차방문을 비롯해 차 연수생 파견, 중학생 청소년 교류, 공무원 교환 근무 등 교류를 펼쳐왔다. 특히 지난 2009년에는 양국에 한국과 중국의 전통정자를 각각 건립하는 등 우호교류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영희, 최덕규 의원은 “이미 구례군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경주시와 자매결연을 체결하게 되면 어느 한 도시는 교류가 소홀해질 수 있다”면서 “이런 부분을 세밀하게 파악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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