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굴 중인 금관총 관광자원화해야”

경주시의회, 문화재청에 건의서 제출-고분 명칭 변경 요구 목소리도 높아

이상욱 기자 / 2015년 06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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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굴이 진행 중인 노동·노서고분군 내 ‘금관총’을 천마총과 같이 복원 또는 재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에 의해 허술하게 발굴됐던 금관총은 95년 만에 우리 손으로 재발굴 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경주박물관은 지난 3월 2일 개토식을 시작으로 6월 말까지 내부 발굴을 진행한 뒤 복토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발굴이 끝나고 흙을 덮게 되면 관광자원화를 위한 기회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김성수 경주시의회 의원은 지난달 28일 개최된 전체의원간담회에서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신속한 협의를 통해 금관총을 천마총과 같이 복원 또는 재현을 위한 사업을 즉시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금관총 발굴을 위해 개토한 현장을 덮지 말고 관광자원화 계획이 수립돼 실행될 때까지 현장 보존 △내년 발굴 예정인 서봉총 등 고분에 대한 발굴 및 활용방안에 대한 계획마련에 착수하고 시민에 공개할 것 등을 요구했다. 특히 금관총을 비롯한 고분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전시 보관할 전시관 건립에 즉시 착수하고, 자연사 박물관처럼 오픈식 전시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의 제안 설명에 따라 경주시의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의서를 작성해 문화재청에 전달하기로 했다. 이번 건의서에는 김 의원을 포함해 총 20명의 의원이 서명했다.

김 의원은 이날 제안 설명에서 “앞으로 계획된 서봉총 등의 재발굴로 이 일대는 고고학 전공 학자와 학생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 각광받는 역사유적 관광지로 발돋움할 것은 자명하다”며 “문화재청은 정수성 의원과 ‘시민 중심이 문화재 정책 시행’을 약속했고, 금관총 등 향후 발굴하는 고분에 대한 관광자원화를 후속조치로 시행한다고 약속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는 경주시가 계획 중인 노동·노서고분군 공원조성계획과도 부합하는 것”이라며 “금관총 발굴 후 복토하면 향후 관광자원화에 어려움이 따르는 만큼 현장을 보존하고, 복원 또는 재현 사업에 즉시 착수하는 동시에 향후 발굴 예정인 서봉총 등과도 연계하는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금관총 등의 관광자원화 요구와 함께 고분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확산되고 있다. <본지 1181호 1면 참조>

금관총 재발굴을 계기로 금령총, 식리총, 서봉총, 데이비드총 등 일제강점기 발굴돼 명명된 무덤 명칭에 문제가 있다는 것.

일제강점기부터 누구의 능인지 알 수 없을 경우 대부분 출토된 유물의 이름이나 특징에 따라 ‘00총’이라고 명명했는데, 그 중 상당수가 잘못됐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일제가 발굴비용이 없어 미뤄오던 것을 영국인 퍼시벌 데이비드가 비용을 제공했다고 해서 명명된 ‘데이비드총’, 고분 위에 옥포집이라는 식당이 있었다는 이유로 붙여진 ‘옥포총’ 등이다.

또 금방울이 나와 ‘금령총’, 신발이 출토돼 ‘식리총’, 스웨덴의 왕자가 발굴에 참여하고 봉황이 새겨진 금관이 나왔다고 해서 ‘서봉총’ 등은 무덤의 주인공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년전부터 신라문화동인회 등 지역 문화단체들이 고분 명칭에 대한 변경을 주장하며 관계당국에 건의했지만 번번이 무산됐었다. 그러나 올해 금관총과 내년 서봉총 재발굴 등을 통해 신라고분이 재조명되고 있는 만큼 고분 명칭 변경도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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