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스포츠단지 조성 재추진… 논란 재현될 듯

시, 거액 들여 2020년까지 준공 계획
시의회, 재정여건 들며 반대의견 우세

이상욱 기자 / 2015년 06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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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가 지난 2012년 예산 문제 등으로 중단됐던 복합스포츠단지 조성을 재추진하고 나서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시는 1280억~1870억원대의 예산을 투입해 황성공원 내 경주시민운동장을 철거하고 제3의 부지에 복합스포츠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전국체육대회 등 각종 경기개최 기반을 조성하고 스포츠도시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현재 경주시민운동장은 육상경기시설이 국제공인 규격에 미달해 도민체육대회나 전국체육대회 등 각종 대회를 유치하지 못하고 있으며, 시설 또한 노후화 돼 새로운 시설이 필요하다는 것이 주요 이유다.

그러나 지난 2012년 예산낭비와 황성공원 환경 파괴 등의 이유로 시의회와 시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중단됐다 3년 만에 재추진하는 것으로 당시 논란이 재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주시가 이번에 추진하는 복합스포츠단지 건립 후보지는 3곳.

시는 지난달 28일 경주시의회 전체의원간담회에서 각 후보지에 대한 현황과 계획 등을 보고했다.

보고에 따르면 황성동 993번지 일원(예술의전당 북편), 현곡면 금장리 275번지(서경주역 서편), 현곡면 오류리 산22번지 일원(화랑중 북편) 등 3곳이다.

후보지마다 경주시가 추정하는 예산은 각각 1280억원, 1870억원, 1770억원이다. 복합스포츠단지가 건립되면 현재 시민운동장은 철거하고 녹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1안인 예술의전당 북쪽 후보지는 황성공원 내 사유지 매입계획으로 보상비가 절감되고, 공원과 체육시설이 가까워 접근성 및 활용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2안인 서경주역 서편은 부지매입비가 높고, 매입 필지수가 많아 보상협의 이행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3안인 화랑중 북편은 산지여서 토지보상비가 저렴하나 기반시설 및 부지조성비가 추가로 들며 진입로 설치에 상당한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했다.

부지특성에 대한 설명으로는 시는 예술의전당 북편을 선호하는 듯 보이지만 3개 후보지뿐만 아니라 시의회 등이 제시하는 제4, 5의 부지가 있다면 가능성을 두고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시는 또 이달 중 7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타당성조사 용역을 시행하고, 2017년부터 도시계획시설 결정 및 각종 인허가 협의를 거쳐 2020년까지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6월 초순경 시청 대회의실에서 도의원과 시민단체 등 관계자들을 초청해 사업개요 설명 및 의견 수렴을 가질 예정이다.

-시의회 찬반 엇갈린 가운데 반대의견 우세
이날 열린 전체의원간담회에서 시의원들 사이에서도 찬·반의견이 엇갈렸지만 반대의견이 우세했다.

장동호 의원은 “양성자가속기 사업과 농업지원 등이 부족한 상황에서 거대한 예산을 들여 추진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대의견을 피력했다.

김영희 의원과 한순희 의원은 “재정자립도가 낮은 경주시가 재정여건상 많은 예산을 들여 복합스포츠단지를 조성하는 것보다 현재 경주시민운동장을 리모델링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해 의원도 “전국체전, 도민체전 유치를 위해 추진한다지만 1년에 겨우 한 두번 활용하기 위해 2000억원 가까운 예산이 들어가는 것은 시민들이 수긍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김성수, 이철우, 윤병길 의원 등은 복합스포츠단지 조성에 다소 긍정적인 의견을 내기도 했지만 장소 문제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의견을 내비쳤다.

이처럼 시의회 내부에서도 찬반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향후 시가 준비 중인 시민 대상 설명회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시는 지난 2012년 중단됐던 복합스포츠단지를 조성을 이번에는 반드시 성사시킨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논란거리로 떠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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