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회 행정사무조사 시작 전 ‘삐걱’

당초 확정된 조사범위 축소 등 논란 지속

이상욱 기자 / 2015년 05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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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의회가 의회 출범 후 최초로 실시하기로 한 재난안전대책 등 행정사무조사가 시작도 전에 삐걱대는 모양새다. 지난 4일 폐회한 제203회 경주시의회 임시회에서 확정한 행정사무조사 ‘조사 범위’가 집행부 등의 반발로 축소되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경주시의회는 제203회 임시회에서 경주시 재난안전대책 등에 대한 행정사무조사 발의의 건과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오는 18일부터 29일까지 12일간 집행부를 대상으로 요구한 자료 등을 토대로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그러나 조사범위에 대해 집행부에 대한 이중 삼중 견제 논란이 일자 당초 확정한 범위를 축소 수정한 것.

특별위원회가 당초 확정해 집행부에 요구한 서류 제출 목록은 △음주운전 등의 이유로 징계 받은 직원들에 대한 조치결과 △안전관리계획 수립 및 소방안전계획서에 의한 훈련현황 등 △체육청소년과 등 5개 부서에 대해 사유지 매입 및 시유지 매각 현황 △21개 본청 부서와 전체 읍·면·동에 대한 물품구매 및 공사계약 현황 등 △주요 관변단체 운영현황 등 5개 사항이었다.

그러나 지난 8일 경주시공무원노조가 행정사무감사와 중복되고 직원들의 업무 가중 등을 이유로 반발하자 물품구매 및 용역계약 현황 자료제출 항목에서 읍·면·동은 제외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난 12일 열린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에서는 다시 공사계약 현황과 주요 관변단체 운영 현황 등 2개 항목을 제외시켰다.

오는 7월 열리는 행정사무감사에서 다시 감사를 벌인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특별위원회가 행정사무조사에 대한 집행부의 반발 등을 의식해 조사 범위를 축소하는데 의견을 모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행정사무조사 실시 두고 ‘설왕설래’
경주시의회가 행정사무조사를 벌이기로 한 이유는 대표 발의한 이동은 의원의 제안 설명을 통해 알 수 있다.

이 의원은 “경주시의회서 매년 시행하는 행정사무감사가 단순하게 1년에 한번 집행기관의 업무추진에 대해 점검하는 형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민의의 대변자로서 막중한 책임의식과 사명감을 가지고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집행기관에서 추진하는 업무전반에 대해 잘잘못을 정확히 지적해나가야 서로의 발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매년 시행하는 행정사무감사 지적 등의 사항에 대한 집행부의 조치가 미흡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시정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바로잡아가겠다는 취지라는 것이다.

반면 7월 9일부터 실시하는 행정사무감사를 2개월여 앞두고 행정사무조사를 실시하는데 대해 비판 여론이 적지 않다.

특히 특별한 사안 없이 행정사무감사에서 다루는 같은 내용의 자료를 요구해 조사를 벌이기로 해 집행부에 대한 과도한 견제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경주의 한 시민단체 간부는 “행정사무조사는 일반적으로 특별한 사안이 있을 때 실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행정사무감사와 같은 내용으로 특위를 구성해 조사를 한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행정사무감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을 인정하는 셈이 된다”고 주장했다.

-타 지방의회의 경우는?
전국 지방의회 중 최근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한 곳은 7곳으로 파악되고 있다. 2013년 포항시의회는 드라마 ‘강철왕’ 제작 예산지원 관련 행정사무조사를 결의해 운영한 바 있다. 또 2014년에는 서울특별시의회가 싱크홀 발생과 관련해 특위를 구성했다.

2015년에는 고창군의회가 한빛원전, 의정부시의회는 의정부 3동 화재, 안산시의회는 세월호 참사 피해, 고양시의회는 고양문화재단, 부산시의회는 공기업 조사와 관련해 각각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들 지방의회는 모두 특별한 사안에 대해 특위를 구성해 조사를 벌인 것으로 확인돼 경주시의회와는 대조를 보이고 있다.

-최종 확정된 조사 범위는?
우여곡절 끝에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는 지난 12일 간담회를 통해 조사범위를 최종 확정했다.

최종 확정된 행정사무조사 서류제출 목록은 다음과 같다. △음주운전 등의 이유로 징계 받은 직원들에 대한 조치결과(해당부서: 감사담당관, 시정새마을과) △안전관리계획 수립 및 소방안전계획서에 의한 훈련현황, 특정관리대상 시설에 대한 현장 확인 △사유지 매입 및 시유지 매각 현황(체육청소년과, 창조경제고, 복지지원과, 회계과, 평생학습문화센터)

△주요부서 물품구매 및 공사계약 현황 중 공사 용역을 제외한 각종 계약현황(공보담당관, 미래사업추진단, 창조경제과, 기업지원과, 농정과, 해양수산과, 시정새마을과, 복지지원과, 보건소, 읍·면·동), 용역계약 현황(공보담당관, 기획예산담당관, 미래사업추진단, 문화예술과, 신라문화융성과, 관광컨벤션과, 해양수산과, 시정새마을과, 복지지원과, 회계과, 정보통신과, 동궁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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