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관광활성화 정책 마련 서둘러야

번창하는 보문관광단지에 반해 시내권 침체 심각
도심 랜드마크 건립 등 균형발전방안 마련 시급

이상욱 기자 / 2015년 05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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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지역 내 관광 균형발전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날로 성장하고 있는 보문관광단지와 답보상태에 놓여있는 시내권이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주시와 경북관광공사에 따르면 경주를 찾는 관광객이 연간 1000만명을 넘어선지 오래다. 이 중 보문관광단지 방문객은 지난해 850여만명으로 경주지역 관광객의 8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관광객이 늘면서 보문관광단지 내에는 커피 프랜차이즈, 액세서리 판매점 등 그동안 없던 업종도 생겨나 성업을 이루고 있다. 반면 시내권은 문화재에 의존한 관광정책으로 인해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는 것. 관광객들을 유입시킬 수 있는 콘텐츠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국내 대표적인 휴양지로 손꼽히는 보문관광단지. 1979년 문을 연 보문관광단지는 체험시설이 낡고 부족해 한때 불황을 겪기도 했지만 최근 새로운 명소가 생겨나면서 방문객이 부쩍 늘고 있다. 식물원과 버드파크, 농업체험시설을 갖춘 경주동궁원과 국제회의시설인 화백컨벤션센터 개관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지난 4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는 ‘2015년도 관광특구활성화 공모사업’에 보문관광단지가 최종 선정돼 7억원의 국·도비를 확보, 기반시설의 재정비도 가능하게 됐다.

이뿐만 아니다. 내년 초까지 관광·휴양·연수시설도 새롭게 들어설 예정이다. 먼저 CGV 영화관과 의료시설 등을 갖춘 복합문화시설이 올 연말 완공예정이다. 또 내년 4월 농협중앙회 ‘상호금융연수원’이 연면적 2만9000여㎡에 지하 1층 지상 8층 규모로 건립된다.

중도 연수원도 1만4907㎡의 부지에 황룡사 9층탑을 본뜬 10층의 탑동과 4층의 연수동 등을 갖춰 연말까지 건립 예정이다. 이외에도 근현대 유물을 총망라한 손재림 박물관도 경북관광공사 옆 라선재 자리에 올 연말까지 들어설 예정이다.

이처럼 보문관광단지 내 새로운 휴양·문화시설 등이 내년 초까지 모두 건립돼 새로운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할 예정이어서 방문객 수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하지만 동부사적지 등 시내권 관광지를 찾는 대다수 관광객들은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보고, 즐길게 없다”는 게 이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이 때문에 서둘러 시내관광을 마치고 보문관광단지로 발걸음을 옮겨가는 것이 하나의 관광코스화 돼버렸다는 것.

경주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내권에서는 첨성대, 안압지 등에서 관광을 마치고 나면 마땅히 체험할 것이 없어 불국사 또는 보문관광단지 등으로 가게 된다”며 “정작 관광객들이 식사 또는 즐기기 위해 지갑을 여는 곳은 따로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발굴이 진행 중인 월성과 쪽샘 등에 대한 관광자원화 역시 말뿐이다”면서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 만한 모습도 아니고, 발굴 유적에 대한 안내판 하나 제대로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화재청과 경주시가 26억원을 들여 지난해 3월 26일 개관한 쪽샘지구 유적발굴관은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관광객 유입 정책사업의 대표적 실패사례로 꼽히고 있다. 또 방폐장유치지역지원사업으로 도심 내 건립할 계획인 경주역사도시문화관은 현재까지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경주 도심지역에 역사문화관광도시와 걸맞는 랜드마크를 건립해 관광객을 유입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여론이 크게 일고 있는 것.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도심 일원에 신라대종테마파크 건립, 구 중앙교회 부지에 주차장 조성 등 관광객들이 찾을 수 있는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면서 “발굴현장 정비와 안내판 설치 등도 빠른 시일 내 완료해 방문객들의 흥미를 높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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