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사택건립 분양전쟁으로 치닫나?

진현동 사택 건립 재점화 한수원, “결정된 것 없다”

이상욱 기자 / 2015년 02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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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국동 주민들이 지난 2일 동천동 한수원 경주본사를 찾아 당초 계획대로 진현동에 직원 사택 500세대를 건립할 것을 촉구했다.
ⓒ (주)경주신문사


한수원 직원 사택건립계획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난데없이 아파트 건설 시행사 간 분양전쟁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경주시 용강동 용황택지 내 1588세대 규모로 건설될 (주)협성건설의 ‘협성휴포레 용황’이 분양을 준비 중인 가운데, 당초 한수원 직원 사택부지로 거론됐던 진현동 부지를 매입한 육남위드유(주)가 이곳에 아파트를 건립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아직 정확한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 2013년 12월 한수원 사장 등 4자회담을 통해 진현동에 한수원 사택 500세대를 추진한 만큼 그 이상의 규모로 건립이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경주시분양가심의위원회는 지난달 30일 협성휴포레 용황의 분양가를 심의한 결과 시행사가 제안한 3.3㎡당 분양가 901만원에서 113만원을 깎아 788만원으로 책정, 분양할 것을 권고했다.

작년 1월 황성동에서 신규 분양한 ‘대림 이편한세상’ 아파트 분양가 850만원보다 62만원 낮게 책정된 것이다.

경주지역 아파트 가격이 꾸준히 상승세를 타다 협성휴포레의 분양가가 낮게 책정된 것에 대해 지역 최초 25층 초고층 아파트로 세대수가 많은 것이 이유로 손꼽히지만, 진현동에 아파트 건설계획이 알려지면서 이를 의식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한수원 직원 사택을 염두에 두고 2개 지역에서 대규모 아파트가 동시에 추진되고 있어 향후 이들 시행사 간 분양전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한수원은 사택과 관련해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진현동 주민 당초 계획대로 추진 촉구
당초 한수원 사택 부지로 거론됐던 진현동 부지는 복잡한 권리문제로 난항을 겪자 한수원은 ‘시내권 건립 또는 매입’으로 변경했고, 이에 따라 신규 아파트인 용황동 협성휴포레를 분양받는 쪽으로 방침을 변경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6일 대구지방법원이 우리투자증권이 제기한 일오삼에 파산신청을 받아들여 권리문제가 해결됐고, 같은 달 18일 육남위드유(주)가 부지를 매입하자 진현동 아파트 건설계획은 다시 불씨가 살아났다. 이 회사는 최근 두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아파트 건설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급변하자 불국동 주민들은 지난 2일 한수원 경주본사를 항의 방문하고 “진현동에 건립을 약속한 한수원 직원 사택 500세대를 당초 계획대로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주민들은 “한수원 사택건립에 대해 주민들이 요구한 적도 없었는데, 한수원 사장, 시장, 시의장, 국회의원이 나서 한수원 사택을 진현동에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면서 “일방적으로 결정하고는 이제 와서 시내권에 사택 추진을 검토하는 것은 주민들을 농락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또 “진현동 일오삼주차장 부지의 법적문제가 해결됐는데도 불구하고 한수원이 다른 지역에 사택을 건립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지적하고, “한수원이 진현동에 사택 500세대를 건립한다는 당초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는 “직원사택 500세대 후보지로 진현동 주차장 부지를 최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용강동에 건설되는 아파트 매입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또 “민간기업이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는 현 단계에서 공기업인 한수원이 사택용으로 매입을 하겠다고 하면 특혜시비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진현동 부지는 민간에 매각돼 잔금이 지불되지 않은 등 문제가 있지만, 이들 문제가 해결되면 적극 검토하겠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확답은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한수원 사택 추진 현황은?
한수원 직원 사택 건립계획은 지난 2013년 12월 20일 최양식 경주시장, 정수성 국회의원, 조석 한수원사장, 정석호 시의회의장이 업무협약을 통해 동천동 200세대, 용황동 300세대, 진현동 500세대를 건립 또는 매입하기로 협의했었다.

이들 4자 업무협약에서 진현동은 불국사노외 주차장 사업자인 (주)일오삼과 채권자인 우리투자증권 등의 복잡한 권리문제가 해소되지 않아 난항을 겪으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한수원은 용황동 300세대는 오는 2016년 3월 입주할 수 있도록 아파트 시행사인 이편한세상과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또 동천동 200세대는 택지개발을 통해 아파트 건립을 추진하기로 경북개발공사와 계약을 마친 상태로 향후 도의회 승인과정을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한수원 사옥이 올해 말 준공되고 내년 1월 1일 시무식을 경주에서 열 예정이지만, 그 때까지 사택 건립이 마무리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한수원 관계자는 “한수원 본사 경주이전 초기에는 신월성사택, 월성원전 사택, 기존 사택 250여 세대 등을 활용하면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며 “내년 한수원 직원들이 경주로 이전해 정상적인 업무를 추진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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