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의정 성적 저조

조례제정·시정질문‘나 몰라라’

강승탁 기자 / 2013년 07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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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의원 의정활동 성적표가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시의원 상당수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권에만 혈안이 돼 있었을 뿐 정작 의정활동에는 소홀해 ‘무늬만 의원’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 2010년 출범한 6대 시의회는 임기 3년동안 총 20명(지난 2월 1명 의원사퇴) 의원 중 의원 스스로 발의한 입법 조례안이 총 5건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의원 스스로 발의한 조례안을 살펴보면 윤병길 의원과 김성규 의원이 각각 2건, 박헌오 의원 1건 등으로 3명 의원만이 단독으로 조례안을 발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외에 나머지 의원은 단 한건의 조례안도 발의하지 않아 90% 가까운 의원이 3년 동안 1건의 조례안도 발의하지 않았다.

조례안 가운데 의원 스스로 발의한 조례안을 제외하고 기존 조례안에 자구수정 등을 통해 만들어지는 ‘일부 개정 조례안’ 개정도 9건에 불과, 전체적으로 의정활동이 미흡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기간 인근 포항시의회는 총 32명 의원이 총 34건의 조례안을 발의했고, 구미시의회도 23명 의원이 26건 조례안을 발의했다. 이들 의회 또한 조례안 제·개정 건수가 의원 평균 1건 정도로 미약한 수준이지만 경주시의회와 비교해서는 높은 수치이다.

이와 관련, 한 경주시의원은 “의원의 조례안 발의 부족현상은 경주시민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이 첫 번째 원인”이라면서 “이제 의회도 스스로 공부하고 정책개발을 하는 의회상 정립이 절실한 때”라고 지적했다.

또 ‘의정활동의 꽃’이라고 불리는 시정질문 또한 3년 동안 34명 의원이 60건에 달하는 질문에 그쳐 조례 제·개정뿐만 아니라 집행부 견제수단인 시정질문에도 소홀한 의정활동 흔적이 그대로 이어졌다.

이에 반해 포항시의회는 67명 의원이 같은 기간 동안 276건의 시정 질문을 펼쳐 경주시의회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영천시의회 또한 12명 의원이 51건의 시정 질문을 펼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경주시의회는 3년 동안 의원 1인당 1억 원이 넘는 의정비는 꼬박꼬박 챙겨갔다. 이를 두고 지역 내에서는 시의원 자질론이 대두되고 있으며 이를 해소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특히 이를 계기로 현재 여야 정당이 논의 중인 기초의원 ‘무공천제’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무공천제 도입이 공천권에만 목매여 정작 지역주민을 위한 입법 활동은 등한시할 수밖에 없는 정치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는 방안이라는 것.

정진철 경주경실련 집행위원장은 “현 6대 의회는 역대 의회와 비교해 자질이 떨어진다는 비난을 듣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의회가 이런 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공천제 도입을 통해 의원이 스스로 경쟁하는 구조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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