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경주본사 건설본부 ‘압수수색’

압수수색 파장 수사결과 촉각

강승탁 기자 / 2013년 06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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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지난 20일 한수원 경주본사 건설본부와 위조된 제어케이블을 사용한 월성원자력본부, 신월성 건설소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수사결과에 따라 지역 내 상당한 후폭풍을 몰고 올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민들은 이번 한수원 압수수색과 관련, “철저한 수사를 통해 엄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이날 검찰이 원전 부품의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혐의로 한수원 직원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지역으로까지 불똥이 튀는 것 아니냐며 당혹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미 지역 거리 등에는 원전 자체에 대한 안전성이 미흡한 상황을 지적하며 ‘월성1호기부터 당장 폐쇄하라’는 현수막이 내걸리고 있어 지역 내 뒤숭숭한 분위기를 대변하고 있다.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 수사단은 이날 오전 9시께 경주본사와 월성원전 본부 등에 각각 수사팀을 보내 오후 5시께까지 8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사무실 컴퓨터와 서류, 집기 등 20 박스 분량을 압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건설과 관련해 간단한 확인을 할 것처럼 보였지만 예상보다 압수수색 시간이 길어져 한수원과 월성 원전 관계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검찰은 이외에 고리와 신고리 원전과 서울 한수원 본사, 제어케이블 납품과 관련된 전·현직 한수원 임직원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로써 검찰의 원전비리 수사가 한수원의 조직적인 비리를 규명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주 지역 원전관련 종사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이번을 계기로 자성의 시간을 갖고 한수원이 새로 태어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내부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한수원 본사 한 관계자는 “아무리 원전이 안전하다고하더라도 이와 같은 일들이 반복되면 국민은 국민대로, 정부는 정부대로, 그리고 종사자들은 종사자들대로 힘들기만 할 뿐”이라며 “국민의 지탄을 받더라도 잘못한 것이 있다면 응당의 처분을 받고 자성과 함께 새로이, 확실히 거듭나기 위한 우리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월성원전의 다른 관계자는 “대다수 직원은 성실하게 일해 왔는데 이번 일로 비난을 받고 있어 매우 힘들고 사기가 저하돼 있다”면서 “수사가 빨리 끝나 한수원이 새로워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청구 월성원전 본부장은 이날 검찰의 압수수색과 관련해 “직원들은 동요하지 말고 맡은 바 본연의 임무에 최선을 다할 것”을 지시했지만, 이번 압수수색의 여진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하지만 어디로 불똥이 튈지 몰라 숨죽인 채 지켜볼 뿐”이라며 “한동안 이번 비리사건과 관련한 여파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한숨을 지었다.

이에 앞서 지난 17일에는 경주시의회와 반핵 관련 시민단체가 원전·방폐장 관련 간담회를 통해 안정성 확보를 위한 공동대응에 나서기로 해 원전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백태환 경주시의회 국책사업 및 원전특위위원장은 이날 “시의회와 시민단체는 향후 지속적으로 원전 및 방폐물에 대한 안전성 확보를 위해 힘을 모아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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