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 경쟁력을 키우자 ①조사료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기후대응 최적합 사료 작물로 부상

서기대 기자 / 2013년 06월 0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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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시농업기술센터 측은 월동 사료 작물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경우 습해에 강하고 영양학적 측면에서 다른 사료 작물에 비해 경쟁우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열린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신품종 연시회에선 지역 내 100여 축산농가가 참석해 큰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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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본과 작물 이탈리안 라이그라스(IRG)가 최근들어 축산농가 사이에서 고품질 월동 사료 작물로 주목을 받고 있다. TDN(총 가소화 영양분) 기준으로 호밀, 청보리 등 다른 사료 작물에 비해 영양가가 풍부한데다 습해에 강점을 지니면서 기후변화 대응에 효율적이란 장점이 부각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IRG 재배 면적 점차 확대 전망
경주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파종 시기는 통상적으로 9월말에서 10월 초순 사이다. 경주의 경우 일반적으로 10월 15일을 전후해 벼 수확이 이뤄지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경우 벼 베기 전 파종을 마무리짓고 있는 셈이다.

이 경우 벼가 서 있는 상태에서 씨앗을 뿌리는 이른바 입모중 파종법이 보편적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경주시농업기술센터 측은 전했다.

경주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경주의 사료 작물 재배면적은 4000ha 규모로 집계되고 있다, 작물별로는 호밀 1500ha, 청보리 1000ha, 옥수수 900ha 등의 순으로 재배면적이 많고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재배면적은 50ha에 그치고 있는 등 보급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재배면적 확대를 가로 막는 최대 장애물로는 입모중 파종법을 꺼리는 농가들이 많은 때문으로 분석하는 시각이 보편적이다. 그러나 이런 추세는 조만간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겨울철 잦은 강우에 따른 습해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데다 사료 값이 큰 폭으로 치솟으면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가 최적합 대체 사료작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양학적으로도 경쟁 우위
이탈리안 라이그라스가 최근들어 축산농가 사이에서 양질의 사료작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사료적 가치가 높다는 데 있다.

농촌진흥청이 최근 발표한 ‘주요 월동 사료작물의 사료가치 비교’ 자료에 따르면 이탈리안 라이그라스의 TDN은 61.4%로 청보리(59.5%)와 호밀(57.7%)에 비해 우수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조단백질 함유량도 11.7%을 기록해 각각 9.0%, 11.2%에 그친 청보리와 호밀보다 높게 나타났다. 영양적 측면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들어 겨울철 잦은 강우에 따른 사료 작물의 작황 부진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습해에 강점을 지닌다는 점도 인기의 비결 중 하나로 꼽힌다.

기후변화 대응 능력이 뛰어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반해 월동 사료작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청보리의 경우 습해에 약하다는 점이, 호밀의 경우 습해에는 강점을 지니지만 기호성과 품질이 떨어지는 점이 각각 단점으로 지적된다.

최근들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사료값 상승도 양질의 조사료 생산을 확대해야하는 주된 이유로 분석된다. 사료값은 배합사료 기준으로 5월말 현재 25kg 한 포당 1만1000원 선에서 형성되고 있다. 2010년 판매가격이 8250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3년새 2750원 가량 수직상승한 셈이다.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조생종이 대세
양질의 조사료용 사료 작물 보급에 힘을 모아야하는 것은 경주의 축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선결과제로도 평가받고 있다. 경주는 한·육우 사육 규모 측면에서 전국 제일의 사육지로 위상을 갖추고 있다. 통계청과 경주시농업기술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으로 경주의 한·육우 사육마릿수는 8만2000두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사육두수 기준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이다. 이에 따른 적정 수준의 조사료용 사료 작물 재배면적은 5000ha까진 끌어올려야한다는 게 경주시농업기술센터 측의 입장이다.

센터 측은 아울러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조사료 중 볏짚이 차지하는 비중만 44%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양질의 조사료 생산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야한다는 입장도 보이고 있다.

최적합 사료 작물로는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조생종을 꼽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 및 영양학적 가치뿐만 아니라 조기 수확이 가능해 이모작 재배에 유리한 장점 때문이다.

그린팜, 코그린, 코스피드, 코윈어리 등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조생종의 경우 9~10월 파종하면 이듬해 4월28일부터 늦어도 5월6일께면 수확이 가능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경주시농업기술센터 측이 지난달 14일 강동면 오금들에서 열린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신품종 설명회 및 안전 재배기술 연시회를 연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그린팜, 코윈어리, 코그린 등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조생종 3개 품종을 소개한 이날 연시회에선 지역 내 100여 축산농가가 참석해 큰 관심을 나타냈었다.

양철진 경주시농업기술센터 축산기술담당은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는 습해에 강하고 영양학적 측면에서 다른 작물에 비해 경쟁 우위에 있다”면서 “조사료용 사료 작물 재배 농가를 대상으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조생종 보급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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