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론적인 영농기술의 개선 시급, 합리적인 방법 모색해야

농가탐방③ 건천읍 송선2리 양송이 버섯농가

선애경 기자 / 2012년 12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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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건천읍 양송이버섯계의 베테랑 농부 최병천씨.
아래)갓의 색이 희고 단단한 최상품 양송이가 자라고 있다.
ⓒ (주)경주신문사

“작업을 하면서 버섯을 잘 따먹어요”
건천읍 송선2리 양송이 재배농가를 찾은 날은 추위가 맹위를 떨친 날이었다. 최병천(57)씨는 대기업에 근무하다가 15년전 귀농해 양송이 재배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건천읍 양송이 생산농가중에서 10%를 차지할만큼 양송이계의 베테랑 농부다. 날 것으로 먹어 보라는 최씨의 권유로 잘생긴 양송이의 맛을 보니 그 향과 맛이 신선하기 이를데 없다.

양송이 버섯의 경우 건천읍의 조전리, 방내리, 모량리, 금척리 등지에서 재배하고 있으며 송선2리 양송이 재배농가는 예전 7~8농가에서 현재 세 농가로 줄었다.

양송이 재배는 힘든 노동력을 요구한다. 팀웍이 이뤄지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힘든 노동력이 요구되어 협업의 형태를 띄므로 재배단지가 형성 될 수 밖에 없다. 건천이 양송이 집산지가 된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한다.

-첫 수확을 하기까지
양송이버섯의 성패를 좌우하는 퇴비의 주성분은 짚과 계분이다. 60평 정도 규모의 균상면적을 기준으로 계분이 3톤 정도 들어간다고 한다. 퇴비(거름)를 바로 넣는 것을 ‘입상’이라 하는데 입상된 하우스 동에서는 요소, 질소비료가 섞여 코를 찌르는 암모니아가스로 인해 뿌연 가스가 육안으로 확연히 보일 정도였다.

이 동은 야외발효를 거친 다음과정으로 후발효 과정에 있는 동이다. 후발효는 온도를 60℃로 올려 대 여섯 시간동안 소독 과정을 거친다.

이 소독으로 해로운 잡균들이 90%이상 없어진다. 이후 55~58℃로 약 3일 동안 유지하고 다시 온도를 내려서 52~55℃정도 3일간 온도를 맞추는 과정을 거친다. 이로써 버섯에 필요한 양분을 배양하는 것이다. 이후 암모니아 체크기로 체크했을때 0으로 된 상태에서 ‘종균접종’에 들어간다.

종균접종후 보름쯤 되면 하얗게 종균이 퍼져 번식하고 이 상태에서 4~5㎝ 정도 흙으로 ‘복토’하는 과정을 거친다. 양송이는 흙을 얹지 않으면 버섯이 안 생긴다. 흙속에서 일주일 정도 있으면 종균이 자라 올라오며 버섯이 7~80% 보일때 ‘발이유도’에 들어간다.

최 씨는 “발이유도 과정은 온도를 내리면서 이산화탄소율도 내리고 산소 공급을 많이 해준다. 종균은 28℃정도의 고온과 이산화탄소도 1만ppm 이상, 습도 95%이상을 좋아하는데 이를 15℃정도, 이산화탄소1500ppm정도, 습도 80%정도로 맞추면 버섯이 발생한다.

이는 종균이 발아하는데 매우 좋지 않은 상태로서 균사의 조건을 악화시키면 종족의 번식을 위해 버섯이 발생하는 것을 유도할 수 있다”며 포자와 여러 수천개의 균사가 모여 버섯이 생기는 원리를 설명했다.

입상·접종 및 배양 단계·복토 및 배양 과정·발이유도과정을 거쳐 보름 정도면 첫 수확을 하게 된다. 종균접종에서 수확까지 총 45일 정도 걸린다. 첫수확 이후 45일정도 계속해서 버섯을 따 낼수 있으며 3개월(총 90여일) 순환이 끝나면 다시 새로운 과정을 시작한다. 연중 이러한 순환이 4회인 셈이다.

-최상품 양송이, 색은 희고 단단해야
최상품의 기준은 단단하면서 갓은 500원 동전보다 약간 더 크고 갓의 색은 흴수록 좋다. 갓 아래가 피지 않아야 한다. 갓의 아래가 벌어져 포자가 보이면 안 좋다. 갓이 피었다거나 갓의 색이 검다거나 모양이 찌그러 진 것 등을 파지라고 한다.

양송이의 장점이자 단점은 다른 버섯에 비해 상품의 보존기간이 2~3일 정도로 매우 짧다는 것이다.

냉장을 해도 색이 바뀌고 상품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는 반면, 이로인해 한국의 양송이 소비성향으로 비추어 중국산을 수입할래야 할 수 없다는 점은 장점으로 꼽힌다. 우리나라는 조리 하는 것보다는 주로 생버섯의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습도는 물을 주는 것으로 습도를 조절한다. 온도와 환기는 기계자동화가 되어있어 계절과는 상관없이 사계절내내 양송이 재배장 안의 기후조건은 일정하다.

판로는 공판장으로 100% 출하되며 최근 몇 년간은 시세가 괜찮은 편이라고 한다. 대체로 수요는 안정적이며 일정한 편이다. 시세는 연중 방학때는 학교 급식이 없어져서 다소 가격이 좋지 않고 크리스마스 시즌이나 어린이날은 피자에 들어가는 양송이의 양이 많아 시세가 좋다.

-선진국의 양송이재배지 농가견학에 대한 선지원 절실
“올 여름부터 퇴비의 문제로 가장 힘든다. 건천은 퇴비공장이 없어 퇴비를 충남 부여에서 만들어 오고 있다. 거름의 질이 현저하게 저하됐다. 그 원인은 거름의 질을 높이면 고비용이 들어가므로 그들도 어쩔 수 없이 거름의 질을 떨어트릴 수 밖에 없다”며 퇴비의 질의 하락은 바로 수확량의 감소로 이어져 양질의 퇴비확보가 시급하다고 했다.

최 씨는 또 “재배영농가의 수준이 미흡해 똑같은 종균, 같은 조건, 흙을 가지고도 수확을 전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가장 시급하고 아쉬운 것은 다른 여타의 지원보다는 선진국의 양송이재배지 농가견학에 대한 선지원이 필요하다. 확실하게 영농기술을 배우고 와서 퇴비공장을 만들든 다른 시설투자를 하든 후지원을 하자는 것이다.

시설이나 기기는 돈만 있으면 가능하다. 그러나 원론적인 영농기술의 개선없이는 아무리 지원해봐야 재배 농가율이 하락하는 것은 막을 수 없다. 힘든만큼 돈이되면 할텐데 그렇지 못하다”고 하며 양송이 산업을 어떻게 다시 살려가야 할 것인지 합리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일꾼들을 구하기 힘들어 일손 부족이 심각하다는 점과 여느 농삿일처럼 최근 힘든 노동력을 요구하는 양송이업을 3D업종으로 인식해 신규 진출자가 없어 재배 초기 당시보다 재배농가가 3분의 1로 줄었다고 걱정스레 전한다.

“15년간 계속 수확량이 저하되는 것은 양송이 뿐”이라고 하는 최 씨의 걱정을 훌훌 털수 있는 새해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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