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라벌대학 전 총장 입시비리 구속

학생 718명 부정 합격, 등록금 수입 93억

권민수 기자 / 2009년 10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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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신문


대구지방검찰청은 경주지청은 지난 1일 서라벌대학의 2006학년도부터 2008학년도까지의 입시비리 사건을 수사한 결과 부정입학시킨 사실이 들어나 전 학장을 포함해 교직원 2명을 구속기소하고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4월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서라벌대학 입시 관련 비리가 있다는 내용의 고발장이 접수돼 수사에 착수, 2006년도부터 3년에 걸쳐 입학지원서를 분석한 결과 문서 위․변조 혐의를 포착하고 본격적인 수사를 벌인 결과 지원학과를 임의로 조작해 부정입학시킨 사실이 들어났다.

▶범행동기와 방법은=최근 지방대학 지원자의 감소 추세로 일부 지방 사립대학에서는 정원 미달 사태가 발생하게 되었고 전적으로 학생들의 납입금에 의존하는 대학 재정 수입이 대폭 감소함에 따라 서라벌대학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학교법인 원석학원 산하 K대 입학처장으로 근무하면서 신입생 유치능력을 인정받은 정 모씨를 학장으로 영입했다.
전 정모 학장과 입학관리팀장 김 모씨, 입시처장 정 모씨는 2005년 7월경에 학교에서 임의로 배정한 학과를 지원자의 지원학과로 변경시키기 위해 공모했다. 또 이들은 권한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자의 입학지원서 양식에 지원학과 란의 지원과를 임의로 변경 기재하는 방법으로 새로운 입학지원자 명의의 입학지원서 500여매를 위․변조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는 정원이 초과된 학과의 지원자 중 불합격 대상자를 미달학과에 합격시킨 다음 이들을 단계적으로 지원학과에 전과시키는 방법으로 위․변조된 지원서를 이용해 대상자들이 처음부터 미달학과에 지원해 합격한 것처럼 위장하고 대상자들에게는 자신이 지원한 학과에 합격한 것으로 통지한 다음 이들을 단계적으로 원래 지원학과로 전과 조치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 재정적자가 부른 조직적인 범행=검찰 조사결과 서라벌대학은 일부 학과의 경우에 정원미달로 신입생이 충원되지 않아 재정적자가 예상되자 정원을 초과한 소위 인기 학과에 지원했으나 불합격 될 처지에 있는 지원자들의 입학지원서를 조작해 718명을 부정입학시키고 이를 위해 학장과 입학담당직원이 사전에 공모해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같은 방법을 사용한 것은 대학의 입학정원은 고등교육법에 의한 대학설립. 운영규정에 따른 교사, 교지, 교원 및 수익용 기본재산에 따라 엄격히 재한 되고 있어 정원 제한 규정을 회피하기 위해 입학지원서를 조작한 후 추후 원래 지원했던 학과로 전과를 시키는 방법으로 부정입학을 자행했다. 이러한 사실이 밝혀지자 교육인적자원부는 입학정원을 407명 감축하는 행정처분을 했다.

▶부정 입학생의 미래는=이번 검찰 조사결과 부정 합격시킨 학생수가 718명에 달하고 이로 인한 입학금 및 등록금 수입이 약93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해당 부정 입학생들에게는 별다른 불이익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대학 측에서 학생들이 알지 못하는 가운데 범행이 저질러졌음으로 학생들과는 무관하기 때문에 처벌이 없다”고 말했다.

▶서라벌대학의 입장=대학 측은 이번 사건은 2005년도에 발생한 사건으로 관련된 3인은 이미 책임을 지고 학교에서 물러난 상태며 현재로선 원칙에 입각한 정도경영을 실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학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원칙에 입각한 정도 경영 실현’을 위해 학교 차원에서의 감사 과정에서 과거 4년 전의 사건이 불거져 나온 것으로 이들을 작년과 올해에 걸쳐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등의 문책을 통해 학교에서 퇴출시켰다는 것.
관계자는 또 “관련자들의 과욕으로 불거진 이번 일로 지역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점 깊게 사과드린다”며 “최근 1년간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며 대대적으로 단행한 대학 개혁으로 인해 현재 서라벌대학은 여타 어느 대학보다도 원칙에 입각한 정도 경영으로 타 대학의 모범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4년 전의 사건으로 말미암아 현재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을까 걱정스럽다”라고 말했다.

▶ 동일재단 모 대학 입학비리 의혹=서라벌대학 전 정모학장은 같은 재단의 모 대학 입학처장으로 근무하다 신입생 유치 능력을 인정받아 학장으로 취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들어나 현재 입학처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모 대학의 입학행정에도 유사한 비리가 있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대학 교수협의회 관계자는 “비리의 성향은 다르지만 전국적으로 대학교의 입시비리 문제는 오늘 내일의 문제가 아니다. 모 대학도 입학 장려금 형태로 고교 교사들에게 지급되고 있는 금액이 수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같은 재단의 서라벌대의 입시 비리도 책임을 지고 구속된 전 학장과 직원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본다. 재단의 지시와 묵인 없이 학장이 그와 같은 일을 저지를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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