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체감경기가 살아난다.

BSI 비율 16개월이후 최고… KDI “3분기 1%대 성장” 가능성

김경효 기자 / 2009년 08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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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호전을 알리는 신호가 기업 현장에서 속속 나오고 있다.
제조업 체감경기는 16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보이며 지난해 9월 리먼 브러더스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기업체들의 경기실사지수(BSI)도 일제히 올랐다. 이에 따라 3·4분기(7~9월) 성장률이 전기(前期) 대비 1%를 넘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27일 내놓은 ‘8월 기업경기조사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의 업황 BSI는 86으로 7월에 비해 5포인트 올라갔다. 지난해 4월(87)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9월 업황전망 BSI도 93으로 8월(80)보다 13포인트 뛰었다. 이 수치가 기준치 100을 밑돌면 경기를 나쁘게 보는 기업이 좋게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2382개 업체를 조사했다.

●제조업 체감경기 86P

대한상공회의소가 156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4·4분기(10~12월) 경기전망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BSI 전망치는 112로 올라갔다. 3분기 전망치는 110이었다.

대기업들의 경기 전망은 더 밝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600대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월 BSI는 117.0을 기록했다. 2006년 3월(118.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8월에 비해 17.2포인트나 올라 1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BSI 전망치가 110을 넘어선 것은 주가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던 2007년 11월 이후 1년10개월 만이다. 경영실적 호전과 불확실성 감소, 소비심리 회복 기대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산물로 보인다. 청와대와 정부가 “(금리 인상 등의) 출구전략은 시기상조”라고 잇달아 밝힌 것도 기업심리 호전에 한몫 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한국제품 구매를 늘리겠다는 해외 바이어들도 크게 늘었다.

●“경기 예상보다 빨리 호전”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경기가 예상보다 빨리 좋아지고 있어 3분기 성장률이 1%를 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이 당초 내다본 3분기 성장률은 0.2%다. 우리나라의 전기 대비 성장률은 올 1분기(1~3월) 0.1%에서 2분기(4~6월) 2.3%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2분기 성장률이 높았던 데 따른 기저 효과로 인해 3분기 성장률을 마이너스로 점치기도 했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3분기 마이너스 성장 우려는 사라진 것 같다.”면서 “플러스 성장이 확실시되며 1%대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은 3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0.5%에서 최근 1%대로 상향 조정했다.

●일각선 V자 회복에 회의적

한은도 3분기 성장률이 당초 예상치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우 조사국장은 “한 달 전에 비해 글로벌 경제 상황이 좋아졌다.”면서 “정부의 재정지출 효과가 줄어든 공백을 호전되는 글로벌경제가 메워 성장률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국내 경제가 바닥을 치고 올라가고 있는 데는 동의하지만 V자 회복 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이라면서 “3분기 성장률은 0~0.5%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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