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설립 및 지원에 관한 종합검토 경주지역 공청회

‘교육여건 좋으면 우수인재 모이고 인구도 늘고’

이성주 기자 / 2009년 02월 16일
공유 / URL복사
한수원 직원들은 ‘자립형 사립고’, 시민들은 ‘자사고와 특목고 반반’
“명문사립고 설립 통해 지역내 학교간 선의의 경쟁해야 발전”


박병훈 도의원
“한수원의 위상을 높이고 인구유입 등을 위해
명문사립고를 만들어 지역의 교육환경 개선을”


윤정수 협의회장
“고입선발제도의 변화없이 학교 설립하면
지역내 학교서열화를 해소할 수 없다”


한수원 본사이전에 따른 직원자녀들의 교육지원을 위해 추진 중인 학교설립을 위한 경주지역 공청회에서 한수원 직원들은 자립형 사립고를 원하는 반면, 경주시민들은 자사고와 특목고에 엇비슷한 선호도를 보였다.

한수원㈜ 주최로 지난 6일 경주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학교설립 및 지원에 관한 종합검토 공청회'에서는 양흥권 교수(대구대)의 ‘연구과정 및 교육수요조사 결과, 김도기 교수(한국교원대)의 학교 교육 및 기업교육투자 우수사례, 홍창남 교수(부산대)의 대안별 타당성 검토 및 추천안 등에 대한 발표에 이어 윤정일 현 민족사관고등학교장, 배규환 국민대 교수, 박병훈 도의원, 윤정수 경주시중·고등학교장협의회장, 신경진 참교육학부모회 경주지회 준비위원장 등이 참석해 토론을 벌렸다.

▲연구과정 및 교육수요조사 결과(양흥권 교수)=한수원 직원 7704명(응답률 59.38%)과 경주시민 1005명(응답률 92.64%)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고교 설립시 선호하는 학교유형을 묻는 질문에 직원의 경우 61.4%가 자사고 설립을 가장 희망했고 특목고가 27.4%로 나타났다. 같은 질문에 대해 경주시민의 응답은 자사고(30.5%)와 특목고(30.3%)가 엇비슷한 선호도를 보였다.

한수원 직원의 경우 교육에 대한 우려가 높았으며 경주시민과 한수원 직원들 모두 주요 교육 목표로 국제화 교육을 선호했다.
학교를 새로 설립할 경우 유형은 기숙학교 형태의 자사고를 선호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수원의 지원방식에 대한 선호도 조사에서는 한수원 직원들은 학교 설립을 가장 원하는 반면 지역 주민들은 기존 학교 지원을 희망하는 쪽의 의견이 많았다.

학교 위치는 지역 주민은 주변 환경과 학습 환경이 좋은 외곽을 가장 선호하고 있으나 한수원 직원들은 교통 등 인프라가 좋은 도심지역을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입학생 조건은 지역주민의 경우 47.9%가 제한을 두지 않기를 원했고 한수원 직원의 55.3%는 직원자녀 우선 입학 후 지역자녀 개방을 선호하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학생 구성은 지역주민들은 60(지역자녀):40(한수원 자녀) 비율을 한수원 직원들은 64(한수원 자녀):36(지역자녀) 비율로 직원자녀들을 우선 입학을 바래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우수학교 및 교육 투자우수 기업사례(김도기 교수)=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성장한 기업의 경우 해당 지역에 다양한 형태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학교설립의 형태건 교육지원의 형태건 어떤 형태로든 지역사회와 기업은 상생을 고려해야 한다. 한수원이 학교를 설립할 경우 직원 자녀 선발기준을 협의 하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 지역사회 지원의 경우 기업의 이미지 제고뿐만 아니라 직원의 안정적인 정주 환경 조성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대안의 타당성 검토 및 추천안(홍창남 교수)=직원 자녀의 다양한 요구나 유형에 관한 직원들의 의견을 고려할 때 자립형 사립고가 가장 적합한 유형이다. 차선안은 특수목적고다.
또 학교 모델로서 발전가능성과 학교 간 동반 성장 가능성, 지역의 교육적 위상과 교육인구 유입 등을 고려할 때 가장 적합한 학교 유형은 자립형 사립고다.

▶윤정일 민사고 교장=본사가 경주지역으로 이전할 경우 얼마나 많은 직원들이 함께 오느냐는 등 분석이 있어야 학교를 신설하든지 기존 학교를 지원할 것인지 결정될 것이다. 학교 신설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학교규모와 학교 재정이다.

기숙형 학교를 설립한다는 것은 학생모집을 광역단위로 하거나 전국단위로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지 주민이나 한수원 직원의 요구에 의한 것은 아닐 것이다.

▶배규한 교수=자립형 사립고의 모집은 광역단위여야하고 선발은 직원자녀와 주민자녀 비율을 일정범위 내에서 유연하게 양쪽모두 30%이상으로 하되 50%를 넘지 않아야 한다. 비율고정보다 우수한 학생선발, 경쟁력 강화가 더 중요하다. 전형방법은 특별전형 40%, 일반전형 60%, 관내 중3 학력경시대회를 개최해 입상자에서 입학자격을 부여하고 운영 형태는 경주에서 20~25km 정도 외곽의 기숙형 학교이어야 한다.

▶윤정수 협의회장=현재 고입선발 제도의 변화 없이 학교를 설립하면 지역 내 서열화를 절대 해소할 수 없다. 학교 수만 늘어날 뿐이다.

전기 선발을 통한 명문고를 육성하고 한수원 직원의 요구 충족(직원 자녀 일정비율 선발), 기존 학교의 학급 수 및 학생 수 감소에 따른 문제 해결, 기존학교 지원 사업 병행 등 다양한 측면에서 효과를 창출해 낼 수 있는 방안으로 기존학교와 협력학교 운영+기존학교 지원이 바람직하다.

▶박병훈 도의원=한수원 본사 경주이전이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고 경주를 살고 싶은 도시로 변모시키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교육환경 개선이다. 경주에도 한수원이 포항제철고와 같은 명문사립고를 설립한다면 교육환경 개선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우수한 지역인재 양성은 물론 인재의 역외유출을 막는 동시에 한수원 본사가 지역의 세계적인 기업으로 빠른 시간내에 정착화 하여 지역경쟁력 강화에 직결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자립형사립고의 신설이 경주의 가장 희망적인 대안이다. 한수원이 이전되면 직원과 가족 모두 이사를 와야 하는데 자립형사립고와 같은 유인책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포항의 예를 볼 수 있듯이 경주도 자사고 형태의 명문사립고 설립을 통해 지역내 학교간 선의의 경쟁을 불러 일으켜 경주의 교육환경과 수준을 얼마든지 동반상승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앞으로 명문고를 만들기 위해서는 한수원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원, 경주시민들간에 공감대형성, 지역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 우수한 교사의 의지 등이 결합된다면 경주의 발전은 머지않을 것이다.

▶신경진 준비위원장=경주에 뿌리 내리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귀족-영재학교가 되어서는 안된다. 지역 내 모델학교로서 기능을 할 수 있어야 하며 학교의 설립기획과 운영이 민주적이어야 한다.

【일반 참석자 의견】

▶김용범=현재 거주하고 있는 시민들 의견보다 이사 올 사람들의 의견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도시의 발전을 위해 시민들 모두 더 많은 인구유입을 원하고 있고, 한수원 본사의 이전으로 인구유입 효과는 있는데 교육여건이 좋지 않아 유입효과가 반감되고, 이주를 원하는 직원들이 학교 설립을 원하고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자립형 사립고가 맞다.

본사 이전으로 인구유입 효과는 물론 유출 하는 것도 많이 막을 수 있기 때문에 기존학교 지원을 원하는 사람들이 걱정하는 기존 학교의 신입생 모집 등과 충돌한다는 의견은 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기존 학교의 지원방안은 반대한다.

기존학교에 지원하는 방안으로 한다면 대부분의 학교에서 지원을 원할 것이고, 각 학교 출신의 동문들 간에 서로 자기 출신학교를 지원해야 한다고 유치전을 벌인다면 또다시 민민간의 갈등이 심화될 것이다.

☞자립형사립고

=정부 지원금이 없이 독립된 재정과 독립된 교과과정으로 운영되는 학교이다. 이는 고등학교 평준화 이후 발생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되었으며, 학교 재정은 대부분 학생 등록금에 의지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영향을 받지 않는 교육이 가능하지만,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학생의 부담이 큰 편이기 때문에 귀족 학교로 비판받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등록금에 비해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기 때문에, 적절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6개의 자립형 사립고등학교가 있는데, 그 학교로는 민족사관고등학교, 상산고등학교, 해운대고등학교, 현대청운고등학교, 광양제철고등학교, 포항제철고등학교이다. 최근 자립형 사립고로 지정된 하나고등학교는 서울시 은평구에서 2010년 개교할 예정이다.

☞특목고

='특수 분야의 전문적인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고등학교'로 정의한다.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와는 특목고에서는 과학, 외국어, 농업, 해양, 예술, 체육 등 각 특수하고 전문적인 분야를 미리 학생들에게 습득시켜 그 분야의 전문가를 조기 양성을 하는 목표로 설립되었다. 과학고등학교, 외국어고등학교, 예술고등학교, 체육고등학교, 국제고등학교 등의 특목고가 있다. 규정상 한국과학영재학교는 특목고가 아니나, 입시목적의 분류편의상 특목고로 간주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최근에는 특목고를 일반적으로 과학계열인 과학고등학교와 외국어계열인 외국어고등학교를 지칭할 때 주로 쓰인다. 이 학교들은 최근 들어 입시 위주의 기관으로 변질되는 경향을 보여, 많은 사람들이 특목고를 명문 입시 고등학교로 보는 경우가 많다.
X
URL을 길게 누르면 복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