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평생 가르치는 일을 해도

해마다 이날만은 부끄러워…”

황재임 기자 / 2008년 0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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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문예대 동창회에서 준비한 꽃다발과 선물을 선생님들께 전달하고 있다.
경주문예대학 스승의 날

경주문예대학은 스승의 날을 맞아 지난 16일 황오동 명원뷔페에서 뜻깊은 감사의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행사는 한순희 사무국장이 사회를 맡아 이근식, 정민호, 박종해, 김선학, 김종섭 선생님을 소개하고 회원 모두가 일어나 큰절하는 마음으로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변상달 총동회장은 “15년의 세월을 지나온 우리 문예대학이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훌륭하게 성장해 온 것이 선후배들의 아끼는 마음들이 많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선생님들의 사랑에 감사드리고 이 후에도 끊임없는 발전과 문예대를 위해 힘써줄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스승의 얼굴에 환한 웃음이 가득해진 것이 비단 제자들이 준비한 꽃다발과 선물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갈수록 의미를 잃어 가는 스승의 날에 받은 특별한 제자들의 마음 때문이 아닐까?

이근식 선생님은 “한평생을 가르치는 자리에 있지만 해마다 이날이 되면 부끄러운 게 솔직한 마음이다. 진실하고 침된 사랑을 가르쳤는지 돌아보게 된다. 자기 위치에서 성실하고 열심히 노력해 모두가 훌륭한 자리에 오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민호 선생님은 “김소월 시대와 정민호 시대의 서정시는 다르며 또한 여러분이 써야 하는 시는 더욱 더 다르다. 새로운 글을 써야 한다. 부디 좋은 글을 써라”, 박종해 선생님은 “형식적인 행사가 아닌 여러분의 진심이 눈물겹도록 아름답다. 스승을 뛰어넘어라”고 말했다.

또 김선학 선생님은 인사에 앞서 세계의 작고한 문인들을 위해 묵념을 가진 후 “문예대학생들은 스승의 스승”이라며 짧고 강하게 말했다.

끝으로 김종섭 선생님은 문예대를 만들고 이끌어 온 선생님들께 감사를 전하며 “그동안 설 자리가 아닌것 같아 스승의 날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고 이불을 뒤짚어 쓰고 앓기만 했다. 하지만 이제는 이 자리에 서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구림 선생님의 문학 정신을 이어 훌륭한 은행나무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축가와 시낭송이 있었고 스승과 제자들의 어울림은 노래와 춤으로 이어져 늦은 시간까지 계속됐다.

황재임·박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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