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종훈의 1대간 9정맥 -열걸음

정확한 마루금 찾기 위해 10초 거리를 두시간 동안 헤매고

경주신문 기자 / 2008년 03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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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재 - 수정봉 - 삼봉산 - 소사고개

8월 5일부터 7일까지 세 구간 연속산행인데다 무더위와 싸워야 함으로 되도록 코스를 짧게 잡은 후 4일 밤 20시 출발하여 광명 근처를 지나는데 영천에서 난 사고로 차가 밀리기 시작하고 모량을 지나면서 갑자기 천둥 번개와 함께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한다.

경산휴게소를 22시 25분에야 도착하니 갑자기 몰려든 차량과 사람들로 주차 공간이 없을 정도로 휴게소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대구까지는 비가 내렸는데, 빼재에 도착하니 1시 5분 하늘에는 밝은 둥근 보름달이 두둥실 떠있다.

1시 12분 수령비를 출발하니 가파른 오르막이 10여분 이어지다 평탄한 길을 완만하게 오르면 잡목이 우거진 1천50m의 수정봉이며, 잡목구간이라 밤에 내린 비로 바지와 신발은 벌써 물에 젖어 답답하고 무거울 뿐이다.

그리고 이번 연속 종주기간은 최현찬 산행부대장이 선두에 서기로 하고 된새미기재를 지나 2시 15분 호절골재에 도착한 후, 오름길을 오르다 길을 잘못 들어 금봉암쪽으로 접어든다. 용바위 용굴이 나오고 급경사길을 내려가다 대간 종주하면서 처음으로 엉덩방아를 찧는다. 2시 50분 갑자기 금봉암의 개가 짖기 시작하고 불청객이 갑자기 침입하자 보살님들이 주무시다 나오고 나중에는 스님도 나오신다.

우리는 미안함을 표시하고 되돌아오는데 갑자기 목탁소리가 들리니, 아침 예불을 볼 시간도 아닌데 곤히 잠들어 있는 산사에 무단 침입하여 여러 사람에게 폐를 끼친 것 같다.
1시간 10분간 알바를 한 후 오르막을 15분 정도 오르면 바위전망대가 나오고 바위봉을 지나 암릉으로 이루어진 1천254m의 삼봉산에는 3시 45분 도착한다.

정상에는 표지석과 삼각점 그리고 약 4m앞 바위에는 진달래라는 멋진 시를 새겨 놓았다.
직진해 바위길을 내려서면 오른쪽에 바위 봉우리로 올라가는 길이 있는 지점에 흰 밧줄이 처져 있으며, 바위를 오른쪽으로 끼고 내려서면 왼쪽으로 꺾어지면서 급경사 내리막이다. 오른쪽으로 진행하니 바위봉에서 내려오기가 힘이 들며(가장 위험한 곳임) 왼쪽으로 다시 꺾어서 급경사 내리막을 조심스럽게 내려서면 비박굴에 닿는다.

비박굴을 왼쪽에 두고 내려섰다 다시 올라서면 계속되는 오르막에 바위지대가 나타난다. 안부에 도착하니 4시 30분, 잠시 오르다 오른쪽으로 90도 꺾어 가파르게 내려선다. 여기서부터 20여분간은 상당히 급경사길이며 미끄러지지 않도록 조심을 한다.

곧이어 임도가 나오고 소나무 숲지대를 거쳐 오래된 철대문을 지나면 바로 큰 밭이 나오는데 이때 시간이 5시 10분이다.
그런데 큰 밭 입구에서 길을 찾지 못해 헤매다가 왼쪽으로 내려서니, 사태가 난 지역과 밭을 지나면 왼쪽에 시멘트 포장도로가 나오고 표지기들도 보인다.

포장도로를 따라 내려오니 마을에 도착하게 되고, 소사고개로 가는 길에 개울물이 흐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30여미터 앞에는 가게와 소사고개 표지석도 보이는데 10여초면 소사고개에 도착하지만 좀 더 정확한 마루금을 밟기 위해 되돌아가면서 마을 사람에게 물으니 정확한 길은 큰 밭에서 왼쪽 가장자리를 따라 내려가야 된다고 하며, 이때 시간이 6시 10분 때늦은 일출이 구름속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밭에는 배추를 심으면서 밭둑에 있는 나뭇가지를 잘라버려 매달아 놓은 표지기는 전부 사라지고 밤에 소나기가 심하게 내려 높은 곳의 흙이 밭 가장자리로 쓸려 내려와 길을 찾기가 힘이 든다. 그런데다 밭두렁에 들깨를 심어 놓아 초보자는 여기가 대간길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밭 왼쪽 가장자리를 따라 내려가니 밭이 끝나고 농로가 나온다. 농로를 잠시 내려가니 왼쪽에 묘가 있고 농로는 오른쪽으로 꺾인다. 왼쪽 묘로 해서 소사고개에 도착하고 보니 대간길은 삼도봉에서 내려와 직진을 하고 있어서 우리는 다시 그 길을 따라 올라가니 좀전에 내려오면서 표지기를 달았던 곳이 나오며 정확한 길을 찾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능선을 잠시 내려가면 다시 밭이 나오고, 무풍과 거창을 잇는 1089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소사고개에 닿는다. 이렇게 두번이나 오르내리면서 길을 찾다보니 벌써 시간이 두 시간이나 흘러간 7시 10분, 소사고개에 있는 가게에 도착해 가져온 김밥과 라면 두개를 끓여 달라고 해서 아침을 먹은 후 좀 전에 보았던 개울물에 가서 젖은 신발과 양말을 빨아서 다시 신고는 8시 10분 가게를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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