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문인들 전국에서 반짝반짝

문인들의 반가운 당선소식이 이어졌다.

박현주 기자 / 2008년 0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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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다. 눈은 내리고 자판을 두드리는 손가락은 시려도 2008년 문단에는 새봄이 왔다.
각 신문사들이 2008년 신춘문예 당선작을 발표한 가운데 각 부문에서 지역출신, 지역에서 공부한 문인들의 반가운 당선소식이 이어졌다.

▶매일신문 신춘문예 수필부문 당선자 정서윤

↑↑ 정서윤
ⓒ 경주신문
우리 가락의 본 모습을 지키고 맥을 이으려는 어느 우직한 소리꾼을 찾아가는 내용의 ‘소리막골’로 수필부문에 당선된 정서윤씨는 1956년 포항 출생으로 경주대 사회교육원 문예창작반과 경주문예대학을 수료했다.
심사를 맡은 수필가 구활, 남영숙 씨는 심사평을 통해 정씨의 문학적 탄탄함을 칭찬하며 “좋은 글은 세상을 읽고 받아들이는 감수성의 양에 비례한다. 읽은 후 선자(選者)의 가슴에도 찐득거리며 달라붙는 무엇이 오래도록 남는다”고 평했다.
또 “445편의 응모작 중 ‘멱둥구미’(박모니카)가 마지막까지 ‘소리막골’과 자웅을 겨루며 논의와 고심을 거듭하게 했다”고 말했다. 박모니카씨 또한 경주문예대 출신으로 지역 출신이 1, 2위를 차지한 격.
정 당선자는 “문학이란 멀고도 힘든 길에 새로운 출발신호를 밝혀 주셨으니 열심히 정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자 김일호

↑↑ 김일호
ⓒ 경주신문
‘대추나무’라는 작품으로 시부문에 당선된 김일호씨는 1953년 경주 출생으로 한국방송통신대학교를 졸업했으며 2006년 근로자 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경주대 사회교육원 문예창작반에 재학 중이다.
심사를 맡은 이광석 시인 ·박태일 시인(경남대 교수)·송희복 평론가(진주교대 교수)는 심사평에서 “대추를 편종으로 은유한 것은 작위적인 것의 소산인 동시에, 사물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제시한 청각적인 은유의 가능성”이라며 “가능성이 점쳐지는 작품이 당선 되는 것은 극히 자연스런 귀결”이라고 평했다.
김 당선자는 “새들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바람이 감나무 잎에 무엇을 쓰고 가는지 누군가 가르쳐 주었고 서투르게 받아 적기 시작했다”며 “함께 공부하고 있는 아내 김광희 시인과 당선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조부문 당선자 이서원

↑↑ 이서원
ⓒ 경주신문
‘눈길을 걷다’라는 작품으로 시조부문에 당선된 이서원씨는 1969년 안강 출생으로 문화고, 계명문화대를 졸업했으며 제7회 대구시조 전국공모전 장원, 울산 산업문화축제 공모 최우수상, 제27회 전국근로자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공단문학회, 초록숲 동인으로 활동 중이며 울산 현대자동차(주)에 근무하고 있다.
심사를 맡은 이우걸씨는 “시조라는 형식에 갖혀있지 않아 신선하다”며 “시각장애인의 독서과정을 아름다운 이미지로 환치해 작자의 깨달음이라는 심적 변화에까지 닿아 있어 주저없이 선정했다”고 평했다.
이 당선자는 “고교 시절의 은사인 조동화, 박숙희 선생님과 형산문학회 친구들, 동인들, 가족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며 “새길을 향해 끝까지 힘차게 달려가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전북중앙신문 신춘문예 수필부문 당선자 공월천

↑↑ 공월천
ⓒ 경주신문
같은 모양을 가지고 있으나 다른 뜻을 가진 ‘소멸’이라는 두 단어를 통해 과거와의 건강한 화해를 시도한다는 내용의 ‘소멸을 꿈꾸며’라는 작품으로 수필부문에 당선된 공월천씨는 1953년 포항 출생으로 현재 경주수필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심사를 맡은 김영자 강사(전주대)는 “주제를 형상화하기 위해 제제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솜씨가 뛰어나다”며 "작가의 깊은 사색과 진정성의 힘을 가늠케 하는 작품으로 깊이와 무게, 가독성 또한 우수한 작품”이라고 평했다.
공 당선자는 “‘어무이 나 상 먹었어요’, ‘오이야, 그래 그래 우리 딸’…딸의 이름도, 사랑했던 기억조차 잊고 ‘아주매는 누군교’라는 어머니지만, 세상에 단 한사람 어머니에게 하고 싶고 듣고 싶은 말”이라며 “너무 늦게 시작한 글쓰기여서 오늘같은 날이 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못했다. 세상 모두가 다 고맙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남도민일보 무진주 신춘문예 수필부문 당선자 정영화

↑↑ 정영화
ⓒ 경주신문
감포의 특산물인 참전복을 보며 참기름에 전복을 찍어 입어 넣어주시던 지난 시절 어머니를 그린다는 내용의 ‘그리운 참전복’라는 작품으로 수필부문에 당선된 정영화씨는 대구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경주문예대학을 수료했다. 현재 감포읍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심사를 맡은 이전안 한국복지문학인협회 이사장은 “어머님을 그리는 마음이 감동적인 작품으로 효에 대한 작가의 생각들이 그리움으로 잘 묘사됐다”며 “앞으로의 작품활동이 기대된다"고 평했다.
정 당선자는 “요며칠 떨며 지냈다. 허명이나 허욕을 바라지나 않았는지 다시 한번 돌아 보았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해 봐도 부끄럽다는 생각이 가슴 가득 메운다”며 “이 부끄러움을 바탕으로 더욱 매진해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글쟁이가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밖에 당선되지 못했으나 최종심사에 오른 작품들도 있어 내년에는 더 큰 수확을 기대해 봐도 될 듯하다. 2008년을 좋은 소식으로 시작하는 경주의 문학. 겨울위로 솟아올라 눈부신 새봄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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