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재생이란 쇠퇴한 도시의 물리적, 사회적, 경제적 환경을 포괄적으로 개선하여 다시 활력을 불어넣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오래된 도시일수록 역사적 자산과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 천년고도 경주 역시 원도심이 과거의 영광을 간직한 채 쇠퇴의 길을 걷고 있다. 경주의 원도심은 역사와 문화적 가치가 공존하는 공간이지만 개발과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활력이 떨어지고 주민들의 삶의 질이 저하되는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도심 재생의 핵심은 주민들의 참여와 지속 가능한 관리 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공간정보 기술이 필수적인 이유는 명확하다. 공간정보는 도시의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데이터를 통해 문제를 진단하며 이를 토대로 효과적인 해결책을 수립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최근 참여형 공간정보 플랫폼으로 주목받는 ‘모두의 지도’는 주민 참여형 도심 재생 사업의 핵심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로 주민들이 도시의 문제점과 개선사항을 직접 지도에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아카이빙을 통해 도시 내 문제점과 해결 과정을 기록하고 축적하면 향후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도시재생 전략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실제로 필자는 군산대 LX와 협력하여 군산 도심의 재생과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공간정보 기술과 주민참여로 성공적으로 분석한 경험이 있다. 공간정보를 통해 지역주민들의 바람을 담은 지역 특성과 문제점을 전자지도에 시각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맞춤형 정책을 수립하였다. 이는 공간정보가 도심 재생의 성공을 위한 중요한 수단임을 입증한 사례이다.
해외 사례에서도 공간정보와 커뮤니티 맵핑을 활용한 성공적인 도심 재생 사례들이 있다. 미국 뉴욕의 ‘596 Acres 프로젝트’는 시민들이 직접 도시의 빈 공간을 찾아내 지도에 기록하고 활용방안을 제안하는 주민 주도의 도심 재생 프로젝트이다. 영국 런던의 ‘런던 데이터 스토어(London Datastore)’는 시민들이 공간정보와 공공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시 문제 해결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서울시가 ‘서울형 커뮤니티 맵핑’을 통해 주민들이 직접 지역의 현안을 발굴하고 이를 도시재생 정책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부산의 해운대구에서도 주민들이 직접 지역의 현안을 발굴하고 정책을 제안하며, 지역 활성화와 공동체 형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경주시도 최근 황오동, 성동시장 일대에서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추진하며 새로운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모두의 지도’와 같은 공간정보 플랫폼을 활용하면 보다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도심 재생이 가능해질 것이다. 공간정보 기반의 정밀한 현황 분석과 계획 수립,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참여형 커뮤니티 맵핑, 스마트 인프라 구축 등은 경주 도심 재생의 핵심 전략이 될 수 있다. 또한 디지털 아카이빙은 도시재생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도시 재생의 모든 과정과 성과를 디지털로 기록하고 관리하면 향후 도시 계획 수립과 평가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디지털 아카이빙은 지역주민들의 의견과 도시 변화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
‘모두의 지도’를 기반으로 주민 워크숍과 이벤트를 개최하면 지역 내 사회적 관계망을 강화하고 주민 간 소통을 활성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이는 물리적 재생을 넘어 공동체 의식을 키우고 주민들이 도시 변화의 주체로서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도록 돕는 계기가 될 것이다.
역사문화도시 경주는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도시이다. 이러한 가능성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책을 제안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공간정보 기술과 커뮤니티 맵핑, 디지털 아카이빙이 접목된 ‘모두의 지도’ 플랫폼을 중심으로 주민 참여형 도시재생을 추진한다면 경주는 과거의 영광을 넘어 미래를 향한 지속 가능한 역사 도시로 다시 빛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