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APEC KOREA 정상회의(AELM)는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진행되는 정상회의 주간(APEC Economic Leaders’ Week)에 최종고위관리회의(CSOM), 외교·통상합동각료회의(AMM)와 함께 경주에서 개최된다. 2025 APEC KOREA의 첫 공식 회의인 고위관리회의(SOM)는 2024년 12월 서울에서 열린 비공식고위관리회의(ISOM)를 시작으로, 제1차 고위관리회의(SOM1)는 경주, 제2차 고위관리회의(SOM2)는 제주특별자치도, 제3차 고위관리회의(SOM3)는 인천광역시에서 각각 진행된다. 경상북도와 경주시는 2월 24일부터 3월 9일까지 경주에서 열리는 SOM1을 지원하기 위해 1365 자원봉사포털을 통해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다. 이들은 입출국 지원, 수송, 숙소 관리, 회의장 운영, 관광 안내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지원 자격은 만 18세 이상의 내·외국인으로 APEC 회원국 및 지역 언어를 구사할 수 있어야 하며, 특히 외국어 능력이 우수한 자, 국제대회 봉사 경험자, 영어 외 APEC 회원국 및 지역 언어 구사자(선발인원의 10% 이내), 경주시민 및 지역 대학생·졸업생(선발인원의 30% 이내) 등이 우대 조건으로 제시되었다. 이번 모집에는 전국에서 972명이 지원해 높은 관심과 경쟁률을 보였다. 경상북도에 따르면 1차 서류 전형과 2차 대면 면접을 거쳐 최종 202명이 선발되었으며, 이 중 경주시민은 61명으로 전체 선발인원의 30%를 차지했다. 필자는 영어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하여 지원자들의 열정과 의지를 현장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최종 선발된 자원봉사자들은 2월 20일 글로벌 매너 및 경주 문화 이해, 양성평등 및 안전, 그리고 APEC 현장 운영 등의 교육을 받게 된다. 2025 APEC KOREA의 첫 공식행사인 SOM1은 경주가 국제행사 개최지로서의 역량을 보여줄 중요한 기회이며, APEC 회의가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경주시와 대한민국, 나아가 국제사회에 긍정적인 유산(legacy)을 남길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자원봉사단의 구성 및 운영 방식은 단기 행사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자원봉사자들의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할 장기적 구조가 부족한 실정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지속 가능한 자원봉사단 구축이다. 전국에서 모집된 봉사자들을 국제행사 및 대규모 프로젝트에 특화된 ‘K(대한민국)-국가봉사단’으로 조직하여 2025 APEC KOREA뿐만 아니라 향후 국제행사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전략적 운영이 필요하다. 또한, 경주시는 별도의 ‘경주시민봉사단’을 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지역 매체, SNS, 오프라인 홍보를 결합한 통합 캠페인을 전개하고, 지역 대학, 기업, 시민단체와 협력하여 참여를 독려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더 나아가 다양한 연령층(청년봉사단, 시니어봉사단), 다양한 전문성을 갖춘 단체(의사, 약사, 예술인 등), 외국인 및 외국어 능력을 보유한 글로벌 봉사단, 지역사회단체 등 다양한 봉사단을 조직하여 보다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자원봉사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둘째, 자원봉사자의 공헌 인정 및 보상 체계 개선이다. 현재 국내 자원봉사자는 기본적으로 무보수 봉사를 원칙으로 하며, 일반적으로 교통비와 식비를 포함해 하루 최대 3만원을 지원받는다. 이번 APEC 자원봉사자들에게는 실비 지원(교통비 및 식비 포함 4만원), 유니폼, 상해보험, 봉사시간 인증서 및 외교부 인증서가 제공된다. 이는 기존 자원봉사 기준보다 향상된 수준으로, APEC 행사 위상에 부합하는 적절한 지원이라 평가된다. 그러나 국제행사 운영요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한 점이 있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국제행사 운영요원은 식비 별도 지급과 함께 시간당 최저임금을 보장받는다. 이에 비해 APEC 자원봉사자에 대한 금전적 보상은 상대적으로 낮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2025 APEC KOREA에서 활동한 자원봉사자의 공헌을 인정하고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보상 체계 구축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자원봉사 완료 후 기념품 및 지역 행사 무료 관람권 제공, 감사패 수여 등의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자원봉사 활동을 공식 경력으로 인정하는 제도 마련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2025 APEC KOREA는 국제적인 의미를 갖는 대규모 행사로 경주시와 대한민국이 글로벌 협력과 교류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기회이다. 이를 위해 정부와 경주시는 이번 APEC 자원봉사단 운영을 계기로 자원봉사 참여를 더욱 활성화하고 국제행사에 대한 관심과 기여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특히, 경주시는 경주시민봉사단이 단순한 단기 지원 조직이 아닌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 공헌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운영에 주목해야 한다. 이를 통해 APEC의 유산(legacy)으로 자리 잡아 향후 경주에서 개최되는 국제행사와 지역사회 발전에도 기여하는 지속 가능한 자원봉사 모델로 정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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